文 대통령 “두 지도자 담대한 결단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두 지도자(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두 정상의 세기적인 만남만 남겨두고 있다. 전쟁에서 평화로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두 지도자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보여온 점과 김정은 위원장이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등 과감한 선제적 조치로 회담 성공을 위한 성의와 비핵화를 보여준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적대관계 청산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큰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문제가 정상 간의 회담 한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며 “그 과정이 완결될 때까지 남북미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문제와 적대관계 청산을 북미 간의 대화에만 기댈 수는 없다”며 “남북대화도 함께 성공적으로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북미관계가 함께 좋아지고, 북미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선순환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남북 군사회담, 적십자회담, 체육회담 등의 남북대화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끝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5시10분까지 40분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침내 내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과 강력한 지도력 덕분”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우리 한미는 마음을 다해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남북교역 재개 되나… 도내 수출기업 기대감 고조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따라 남북교역 재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도내 수출기업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11일 무역 업계에 따르면 도내 수출기업들은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될 시 지난 2016년 중단됐던 남북교역이 재개되면서 북한 진출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내 수출기업들은 남북교역에 대해 신중을 기하면서도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 현지 생산과 수출이 새로운 판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문제로 시름을 앓던 도내 기업들에 북한이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통한 임금 절감은 물론 북한과 인접한 중국에서 직접 수출 시 물류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유태승 경기도수출기업협회장은 “과거 북한에서 교류를 갑작스럽게 중단한 사례가 있어 도내 수출기업들이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교류가 확보되면 북한을 새로운 판로로 기대하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개성공단에 진출한 초기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봤고, 개성뿐만 아니라 향후 신의주 등 다른 지역을 수출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무역협회는 남북교역업무를 담당하는 ‘남북교역지원센터’를 북미정상회담 개최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협회는 이번 주나 다음 주 안으로 해당 부서의 구성원을 갖추고, 오는 18일 개최하는 ‘신남북경협정책과 무역업계 대응 포럼’ 이후 조직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 포럼을 통해 남북경협에서 무역 업계가 대응해야 할 방향을 논의, 남북교역지원센터에 전달할 방침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 대한 여러 제재가 진행 중인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향후 북미관계에 따라 교역문제도 달라질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가 영구적정상무역관계(PNTR)나 적어도 정상무역관계(NTR)만 되도 관세가 낮아져 한국 기업들이 북한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988년 시작된 남북교역은 1년 뒤인 1989년(반출 6만 9천 달러, 반입 1천865만 5천 달러) 첫 교역이 이뤄지고 나서 2015년(반출 12억 5천901만 1천 달러, 반입 14억 5천229만 2천 달러)까지 매년 이뤄졌다. 하지만, 2016년 4월 교역이 중단되면서 최근까지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최현호기자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을 앞둔 11일 정상회담 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 정상은 공식일정을 최소화하면서 회담의제를 미리 점검하는 한편 협상전략을 짜는 등 사전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정상 모두 ‘승부사’로 통할 정도로 협상에 능하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담판의 무대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치밀하고 빈틈없는 사전 준비가 긴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2시간가량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하는 것 외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리 총리와의 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아시아는 물론 세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번 회담을 제3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기대하는지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리 총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아시아 안보에 치명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리 총리로부터 역사적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분위기와 태도 등도 전해 듣는 등 ‘정보 탐색’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셴퉁 총리와 오찬 회담에서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내일 아주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 아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장소 등을 제공해 준 싱가포르 정부에 대해서도 “여러분이 보여준 환대와 전문성, 우정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 이외의 외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하루 일정을 모두 비우고 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4천700㎞를 날아와 트럼프 대통령과 불과 570m 떨어진 곳에서 첫날밤을 보낸 김 위원장 측은 이번 싱가포르 방문길에 동행한 북한 대외부문의 정예멤버들과 차분하게 회담 전략과 실행 계획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첫 북미정상회담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대외부문의 정예멤버들은 물론 김 위원장의 국정 전반을 보좌하는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이 총출동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CVID의 명문화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확실한 체제 안전보장 조치를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데 고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서는 즉흥적이고 변칙적 협상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리 파격적 제안을 하며 ‘선수’를 치는 전략을 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해인기자

[북미회담 D-1] 북미, 비핵화·평화구축 여정 돌입…한반도냉전 허물까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냉전 구조 해체로 가는 '위대한 청사진'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본격적인 담판에 들어간다. 우선 반목과 대립의 70년 역사를 가진 양국의 최고지도자가 마주 앉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의 갈등구조를 허무는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 모두 '훌륭한 성과'와 '베리 굿(very good)'이라며 성공을 외치고 있지만, 회담을 목전에 두고서도 이해관계를 앞세우며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북한 매체들은 11일 북미정상회담 참석차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 의제를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와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 등이라고 처음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조선반도 비핵화'에 앞세운 사실이다.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세스를 비핵화 프로세스와 맞추겠다면서도 자신들의 우선 관심사가 북미관계 개선과 체제보장에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수용하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안전보장'(CVIG) 조치를 내놓으라는 북한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다. 북미 수교를 포함한 항구적인 평화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CVID를 위해 내놓아야 할 초기 비핵화 조치 등에 상응해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CVIG 조치는 종전선언 또는 불가침선언, 경제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성 김 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수차례의 판문점 실무회담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협의를 지속하는 것도 이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CVID를 위해서라면 북한이 원하는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에 대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전적으로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함으로써 사실상 종전선언, 나아가 불가침 약속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또 두 정상이 차후 상호 방문과 북미수교 등과 관련된 문구를 공동성명 또는 공동선언에 담음으로써 체제안전 보장의 시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해,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결단'을 다시 한 번 우회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결국, 모든 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담판에서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결단하는데 달린 셈이다. 오직 두 정상만이 할 수 있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와 동시에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세스의 출발을 약속한다면 한반도 냉전 구조 해체의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심지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의 상황을 봐가면서 군축까지 실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편입되고 남북 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완화를 낮추는 작업이 병행해 진행되면 한반도에는 긴장 대신 화해와 공존, 평화의 길이 보일 수 있다. 세계 유일의 '냉전의 섬'인 한반도에도 진정한 해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합뉴스

성김-최선희, 정상회담 하루 남긴 최종 협상…CVID 논의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정상회담 전날인 11일 합의문 초안의 최종조율을 위한 실무 회담을 진행했다. 성 김 대사와 최 부상은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보장 등 정상회담 합의문의 핵심을 이룰 의제 논의를 위해 이날 오전 9시 50분께(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 대좌했다. 오후에 다시 만나 추가협의를 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둘은 핵심 의제를 놓고 최후의 '밀고 당기기'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합의문에 담을지에 대해 마지막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 북한 체제안전보장책의 유효성을 미국 정권교체 등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안전보장) 관련 문구에 대해서도 최종조율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핵탄두,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 핵무력의 핵심을 조기에 해외 반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사와 최 부상은 마지막 의견 절충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김 대사와 최 부상의 회담은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개시(12일 오전 9시)를 약 23시간 앞두고 열렸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은 이미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양국 정상과 핵심 보좌진의 견해를 거의 실시간 반영해가며 밀도 있는 협의를 벌인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오전 협의를 위해 호텔을 오가면서 협의 상황과 관련한 취재진의 쇄도하는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오전 11시 52분 최선희 부상 등 북측 대표단이, 그로부터 약 15분 후 성 김 대사 등 미측 대표단이 각각 차량편으로 호텔을 떠날 때 수십명의 취재진이 이들을 둘러싸면서 협의 결과, 오후 추가 협의 여부 등을 물었지만 양측 대표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한 듯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전 9시 30∼40분께 호텔로 잇달아 들어올때도 양측 대표단은 발언을 일절 하지 않았다. 이날 협의에는 미측에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북측에서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 대행,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이 각각 배석했다. 이번 협의는 앞서 판문점에서 이뤄진 양측간의 협의 때와 달리 미국 측이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장소와 시간을 사전에 공지했다. 김 대사와 최 부상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판문점에서 총 6차례 만나 의제 조율을 벌인 바 있다. 연합뉴스

[북미회담 D-1] 文대통령, 핵담판 앞두고 北美에 메시지 예고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는다. 5·26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8일 수석·보좌관 회의 이후 남북 및 북미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삼갔던 문 대통령이 꼭 2주 만에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대형 이벤트를 목전에 두고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는 셈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의미와 거기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늘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 준비상황과 대응방안에 대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보고가 있다"며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회의에서는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 추진과 판문점선언 이행 등 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에 착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나오면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이 나오면 직접 메시지를 낼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 메시지는 북미정상회담 직후 남관표 안보실 2차장이 발표할 우리 정부 입장과는 별개"라며 "회담 결과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고, 대변인을 통하거나 서면 브리핑 형식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북미회담 결과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응책에 대한 질문에 "두 정상의 담판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미국 및 북한과 향후 정치 일정과 내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27일 정전협정일이나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리는 방안이 논의되느냐'는 질문에는 "논의되지 않았고 오늘도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남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 그는 "이 회담은 애초 북미 간 회담이었고, 실무진 협상에서 3자가 할 수도 있다는 경우에 대비해 우리가 마음의 준비를 했던 정도였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게 가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한미 정상이 최근 워싱턴 회담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교환 이후 진척 상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북미회담에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 결실을 보는데 논의가 집중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이 오늘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회담은 실무진에서 모두 세팅한 뒤 정상이 의례적으로 마지막 도장을 찍는 회담이라기보다 두 지도자가 얼굴을 맞대고 진솔한 얘기를 하면서 최종담판을 짓는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미 간 사전 접촉에 대해 충분히 공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충분히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북미와의 소통과 언론 대응을 위해 남 차장, 권희석 안보전략비서관, 최우규 홍보기획비서관,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을 싱가포르에 파견했다. 김 대변인은 "남 차장의 경우 언론 브리핑 외에도 현지에서 북미 간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상황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남북 또는 한미 간 원활한 정보공유와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만 남 차장 등이 현장에 감으로써 소통의 긴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남 차장은 12일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공식 발표되면 현지 코리아 프레스센터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에서 같은 내용의 브리핑을 한다. 연합뉴스

[북미회담 D-1] ‘승부사 vs 승부사’…내일 누가 웃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입국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회담장에서 어느 쪽이 웃고 나올지에 이목이 쏠린다. 양국 정상은 그동안 "꼬마 로켓맨"(김정은), "늙다리 미치광이"(트럼프) 등 막말을 주고받으며 '말의 전쟁'을 벌이긴 했지만 파격적 승부수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는 과감한 승부사 기질이라는 공통점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두 정상의 이런 기질적 공통분모가 이번 회담에서 의외의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지도자 모두 이번 회담에 걸린 게 많다는 점도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11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늙다리, 꼬마 로켓맨을 만나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많은 공통점 가진 적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에게서 국제사회의 기존 질서를 불신하고 역사에 획을 긋는 데 목마른 이단아이면서 때로는 두려움의 대상인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두 정상에게 이번 정상회담은 각자 국내에서 지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WP에 김 위원장은 "지속해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느끼며 그런 측면에서 미국 대통령과의 대면이라는 북한 전임 지도자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또 "북한과의 핵협상은 개인외교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법을 통해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외교정책 비전의 궁극적인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 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협상에 대해 "자신감을 느낀다"며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익명의 관계자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 원하는 것을 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방법을 찾아낼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북미정상회담)은 그에게 또 다른 협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상회담도 '비즈니스 협상'의 하나로 인식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칫 나이를 뛰어넘는 노련함과 철저한 준비성을 자랑하는 김 위원장의 수에 말려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두 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똑똑한 사람"이라며 "복잡한 논의에도 매우 능하고 논의에서 다소 벗어난 내용에 대해 질의해도 바로 답변했다. 메모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호평한 바 있다. CNN 방송도 김 위원장이 "어떤 중요한 양보를 하지 않고도 2명의 전임 지도자가 이뤄내지 못했던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라는 궁극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해외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그러한 목표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연구에 매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WP에 "북한 협상팀은 '거래의 기술'(트럼프의 저서)뿐 아니라 각종 언론 보도에서부터 '화염과 분노'(마이클 울프 著)에 이르기까지 대중에 공개된 모든 기록을 세세하게 분석해왔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철저한 대비로 임하는 김 위원장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업가적 협상력만 믿고 나갔다가는 북한 비핵화라는 실질적 성과는 얻지 못한 채 북한이 원하는 것들만 쥐여주고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빅터 차 석좌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은 세워주면서 자신들을 완전한 비핵화에 얽매이지 않게 하는 논의들만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이른바 스위트 스폿(sweet spot·최적 지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만약 (대북) 협상의 역사와 그들의 속임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두 눈을 번쩍 뜨고도 거기로 걸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북미회담 D-1] '세기의 담판' 초읽기…트럼프·김정은, '빅딜전략' 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을 하루 앞둔 11일 정상회담 준비에 막판 '올인'하고 있다. 전날 나란히 싱가포르에 입성한 두 정상은 최소한의 공식일정을 소화하는 것 외에는 회담의제를 미리 점검하고 협상전략을 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 정상 모두 '승부사'로 통할 정도로 협상에 능하지만, 전세계가 주목하는 담판의 무대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치밀하고 빈틈없는 사전 준비가 긴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밤늦게 싱가포르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2시간 가량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하는 것 외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자 없이 리 총리와 일대일 면담을 갖는데 이어 측근들을 대동해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을 할 예정이다. 리 총리와의 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아시아는 물론 세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번 회담을 제삼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기대하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아시아 외교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대북 봉쇄 전략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해온 국가 가운데 하나다. 리 총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아시아 안보에 치명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대북) 압력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화가 그렇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먼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리 총리로부터 역사적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분위기와 태도 등도 전해 듣는 등 '정보 탐색'도 할 수 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 이외의 외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하루 일정을 모두 비우고 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4천700㎞를 날아와 트럼프 대통령과 불과 570m 떨어진 곳에서 첫날밤을 보낸 김 위원장 측은 이번 싱가포르 방문길에 동행한 북한 대외부문의 정예멤버들과 차분하게 회담 전략과 실행 계획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첫 북미정상회담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대외부문의 정예멤버들은 물론 김 위원장의 국정 전반을 보좌하는 여동생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이 총출동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명문화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확실한 체제 안전보장 조치를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는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서는 즉흥적이고 변칙적 협상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리 파격적 제안을 하며 '선수'를 치는 전략을 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입성…'세기의 북미회담' 카운트다운

'세기의 회담'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회담이 열릴 싱가포르에 입성했다. 두 정상이 입국하면서 싱가포르에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36분(한국시간 3시 36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래 판문점과 중국을 제외한 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 위원장은 사실상 서방외교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그는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 여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로 향해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 하고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수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약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8시22분(한국시간 오후 9시22분)께 전용기 에어포스원 편으로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안착했다. 에어포스원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동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발라크리쉬난 장관 등과 간단히 환담했으며, 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매우 좋다(very good)"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대기 중이던 리무진에 올라탄 뒤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로 향했으며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에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11일 각자의 일정을 소화하며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한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체제보장 문제를 놓고 '빅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G7 정상회의 기자회견을 하고 "수백만 명의 마음을 담아, 평화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는 비핵화를 하고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담한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한편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회담 직전인 1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실무회담을 이어가면서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보장 등 핵심 의제에 대해 막바지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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