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의정부경전철 운행이 열차 고장으로 약 30분간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8분께 어룡역에서 곤제역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상선(발곡행 선로)에서 인버터(동력 변환 장치) 고장으로 열차가 멈췄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열차 안에 갇힌 채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으며, 고장 난 열차를 다른 열차가 끌고 오는 구원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의정부경전철은 30여분 뒤인 오전 8시27분께 운행을 재개했으나, 5분 뒤인 오전 8시32분께 다시 중단됐다. 이후 오전 9시10분께 정상 가동돼 현재는 정상 운행 중이다. 무인 운행되는 순환 노선인 의정부경전철은 후진이 불가능해 열차 한 대가 멈추면 모든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구조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복구작업을 신속히 진행해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며 "이날 사고는 인버터 고장으로 발생했으며, 이후 열차의 경보장치가 작동하면서 잠시 멈춰 섰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전에는 폭설로 의정부경전철이 오전 5시 5분부터 2시간 10분 동안 운행을 중단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지난 2월 소비자상담 중 전년 동월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품목은 ‘신용카드’였다. 19일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상담을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활용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상담 증가율은 ‘신용카드’ ‘결혼준비대행서비스’ 여성용내의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2024년 2월 대비 509건(233.5%)이 증가한 ‘신용카드’는 ‘카드발급을 요청한 적 없는 소비자들이 카드발급 및 배송 중이라는 안내를 받았다’는 스미싱 피해 관련 상담이 주를 이뤘다. 뒤이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결혼준비대행서비스’는 ‘웨딩박람회에서 계약 후 취소를 요청했으나 사업자가 거부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한다’는 내용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8.1%(130건)의 증가율을 보였다. 2월 소비자상담 다발 품목은 5만573건 중 ‘헬스장’이 1천23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항공여객운송서비스’(1천211건), ‘국외여행’(1천78건), 의류·섬유(960건), 이동전화서비스(829건) 순이었다. ‘헬스장’ 관련 소비자상담은 대부분 중도 해지 및 취소 시 사업자가 환급을 거부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한다는 내용이었다. ‘항공여객운송서비스’는 항공기 결항·지연 관련 피해보상 문의가 많았다. 또한 ‘국외여행’은 티메프 집단분쟁조정이 일부 성립됨에 따라 이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의 추가 상담 문의가 많았다. 2025년 1월 대비 소비자상담 증가율은 ‘포장이사운송서비스’ 65.8%(146건), ‘보석·귀금속’ 64.8%(53건) 등의 순이었다. ‘포장이사운송서비스’는 이사 후 이사물품이 파손·분실됐다는 소비자상담이 많았으며 ‘보석·귀금속’은 결제 당시 금시세가 아닌 수령일 기준 시세로 추가금을 요구하거나 금값 인상을 이유로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했다는 소비자상담이 많았다.
‘장미 대선’ 여부를 가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경기도내 시·군들이 예정된 ‘4~5월 행사’ 취소 등 계획 수정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선거법이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대선’과 ‘선거 60일 전부터 지자체장의 행사 개최 및 후원 금지’를 모두 규정, 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면 조기 대선 기간 중 선거법 위배 가능성이 있는 모든 행사를 취소·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 성남, 용인 등 일선 시·군들은 4~5월 행사 내지 사업을 취합, 선거관리위원회에 조기대선 기간 중 시행 시 선거법 저촉 여부를 문의하고 있다. 수원시는 오는 5월 시 재정을 투입해 전통시장, 소상공인 점포 할인 행사를 지원하는 ‘새빛세일페스타’를 예정했지만 조기대선이 열리면 이를 6월께로 연기할 예정이다. 선관위가 최근 시에 ‘대선이 열리면 행사 개최가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선거 기간 행사를 개최할 경우 단체장 소속 정당 후보에 우호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취지다. 시 관계자는 “5월 예정된 행사는 시가 재정을 투입해 상가 할인을 보조하는 구조로, 사실상 선거기간 내내 개최가 제한되는 셈”이라며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자, 향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만약을 위한 대안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다음 달 보조금 지급 방식으로 문화예술인 창작 공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조기 대선이 시행되면 같은 이유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는 공연장 대관 문제도 얽혀 있는 상황이다. 용인시도 5월 시가 주최하는 종교 행사가 예정, 조기 대선 시 선거법 저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법 위반 시 단체장이 처벌받게 되는 만큼, 조기 대선이 시작되면 지역별 행사 개최가 큰 폭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소순창 건국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선거법 위배 여부에 대한 해석이 포괄적인 탓에 선관위는 지자체 문의에 보수적으로 답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선관위가 답하는 방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 10명 중 6명이 공공의 복지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를 책임진 어린 돌봄자들이 여가 시간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잠자기’, ‘친구와 놀기’일 정도로, 가정 내 상처가 안팎으로 곪고 있다. ■ 道 최초 실태조사…‘없는’ 지원책, ‘몰라서’ 못 받아 1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는 가족돌봄과 관련해 ‘경기형 가족돌봄수당’ 사업과 ‘아이돌봄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영유아 및 아동을 돌보는 가정이나 양육 공백이 발생한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가족돌봄 청소년을 직접적으로 겨냥한다고는 볼 수 없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도와 경기복지재단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한국갤럽과 도내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만 13~34세) 1천213명을 대상으로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도 차원에서 가족돌봄 청소년 관련 조사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5.8%는 “한 번도 공공 복지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48.6%는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한 경험이 없다”고도 응답했다. 공공 복지지원을 이용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몰라서’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과 서비스가 있는지 몰라서’(43.5%), ‘지원 대상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서’(23.9%), ‘지원 및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정보 접근이 어려워서’(20.7%) 등의 답변이 나왔다. 특히 이러한 정보의 접근 비율이 낮게 나타난 연령층은 ‘13~19세’로 조사됐다. 가족돌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방식의 해결책이 시급한 이유다. 도는 이를 토대로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만 24세 이하 청소년과 25세 이상 청년으로 구분해 지원 정책 강구 ▲기존에 운영되던 청소년 및 청년 관련 사업에 가족돌봄 청(소)년을 우선 대상으로 포함하는 연계 방안 모색 ▲공공사업의 부족과 유형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을 보완해 민간기관 사업 확대를 통한 참여 유도 등을 제언했다. ■ 끝나지 않는 굴레…나이 들수록 돌봄기간도 ↑ 민간 차원에서도 별도의 대안 마련을 고민했다. 지난해 12월 월드비전이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와 함께 실시한 ‘돌봄 청소년 맞춤형 지원 체계 수립을 위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월드비전은 저출생·고령화로 돌봄 대상이 증가하고 돌봄 제공자가 줄어드는 와중, 앞으로 돌봄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월드비전 가족돌봄 청소년 통합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1천117명을 대상으로 해당 연구를 시행했다. 이 연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5%(653명)가 가족돌봄 관련 지원 및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유는 ‘어떠한 서비스가 있는지 몰라서’(54.1%), ‘어떻게 신청해야 할지 몰라서’(24.7%)로, 경기도 실태조사 결과와 유사했다. 또한 가족돌봄 청소년들은 통상 52개월간 돌봄이 필요한 가구원을 살펴온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평균돌봄기간은 ‘만 6~13세’는 37.1개월, ‘만 14~19세’는 45.81개월, ‘만 20~24세’는 53.25개월, ‘만 25세 이상’은 70.77개월 순이다. 연령이 늘수록 평균돌봄기간이 길어진다는 건 어릴 때부터 이어진 가족돌봄의 굴레가 중간에 끝나지 않고 계속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원치 않은 가족돌봄 행태는 청소년들의 ‘학업’ 문제와도 연결된다. 가족돌봄을 이유로 학교나 직장에 조퇴 혹은 결석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5%로 집계됐다. 월 1회 이상 조퇴·결석하는 비율은 28%였고, 주 1회 이상 조퇴·결석하는 비율도 17%에 달했다. 이에 응답자 절반 이상은 공공기관(32%)과 민간기관(26%)의 도움을 원했지만, 반대로 그 누구의 도움을 원하지 않는 이들(8%)도 있었다. 이유 상당수는 ‘창피해서’, ‘민폐 같아서’, ‘미안해서’,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아서’ 등 사회적 낙인을 꺼려서다. 현재 가족돌봄 청소년들에게 ‘희망하는 만큼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하고 싶은 일’을 묻자 24.4%는 ‘잠자기·휴식하기’, 24.3%는 ‘친구와 놀기·시간 보내기’라고 말했다. 돌봄 부담으로 기본적인 사회생활과 충분한 휴식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의 현실을 반영한다. ■ “더 아프고 덜 행복해”…가족돌봄 청(소)년 우울감 7.2배 ↑ 가족돌봄 청(소)년이 느끼는 공통된 어려움은 ‘시간적 빈곤’, ‘경제적 빈곤’, ‘정서적 빈곤’으로 추려진다. 실제 이들은 일반 청(소)년보다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7.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중‧고생 및 만 13~34세 청(소)년 4만3천832명 중 가족돌봄 청(소)년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족돌봄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가족돌봄 청(소)년의 우울감 유병률은 61.5%로 집계됐다. 8.5% 수준인 일반 청(소)년의 7배 이상이다. 특히 가족 부양을 도맡는 ‘주돌봄자’ 청(소)년의 경우 우울감 유병률이 70.9%에 달해 더 큰 격차를 보였다. 또 ‘자신의 삶에 불만족한다’고 답한 일반 청(소)년은 10.3%인 반면, 가족돌봄 청(소)년은 22.2%를 기록했다. 주돌봄자는 32.9%까지 3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아이들이 우울감 및 불만족을 호소하는 가장 큰 요인은 ‘돈’이었다. 심지어 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부모가 사망하면 부채가 가족돌봄 청소년에게 떠넘겨지기도 해 대안이 요구된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채무위기아동을 발굴했는데, 지난해에만 이러한 법률지원 대상자들이 4명(4건)으로 집계됐다. 이 외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2건(17명) ▲2022년 36건(52명) ▲2023년 10건(14명) 등이다. 지난 2022년 12월 민법이 개정되면서 ‘빚의 연좌제’를 막는 방안이 마련되긴 했다. 개정안은 빚 상속 위기를 알게 된 후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어린 청소년들에겐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가족돌봄 청소년과 같은 아이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다 부모님이 채무를 남겨놓고 돌아가셔서 자녀인 아이들이 빚을 떠안게 되는 경우다. 빚은 부모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힘으로는 예방할 수도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단은 지자체 및 아동권리보장원 등과 협력해 사망신고부터 아동·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상속 관련 제도를 안내하고 한정승인, 후견인 선임 등 상속 관련 무료 법률구조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관심 바란다”고 덧붙였다.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 관련기사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다섯 글자, “도와주세요” [그림자 가장이 산다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8580234 지역·기관마다 정의 제각각…여전히 그늘 속 [그림자 가장이 산다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6580114 생계 책임진 아이, 엄마·아빠 보고 싶어 할 겨를이 없다 [그림자 가장이 산다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6580089
가족돌봄 청소년이 짊어진 가장의 무게는 어른이 된다고 가벼워지지 않는다. 이른 나이부터 학업·진로·사회생활을 포기하고 ‘남’을 위해 살아왔기 때문에 청년이 돼도 ‘나’의 미래에 대해선 회의적이고 익숙지 않다. 특히 사회적 시선이나 또래와의 관계 등을 우려해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어려운 아이들을 사회가 먼저 발굴해주는 체계가 요구된다. 가족돌봄 청소년으로 살아온 대학생 김수연씨(24·가명)는 부모가 이혼한 만 13세부터 지금까지 청각장애를 가진 할머니(66), 시각·지적장애를 가진 고모(37), 동생(22)과 의왕에서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들었던 말은 “엄마, 아빠가 없으면 네가 엄마야”였다. 가족에 대한 책임이 강박으로 다가와 중학생 시절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당연히 우리 가족은 내가 챙겨야 된다’고 생각하는 가족돌봄 청년으로 자랐다. “아버지는 따로 가정이 있으시고 어머니는 혼자 사시는데 저는 두 분 모두와 교류가 거의 없어요. 생계는 저랑 동생이 책임지는 편이에요. 학교 다니면서 국가근로장학생으로 일하거나 주말 아르바이트 4개씩 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평일엔 학교, 주말엔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며 개인 시간이 없지만 김씨는 그런 자신의 삶을 감추진 않는다. 사정을 아는 주변인들이 적극적으로 ‘이런 지원이 있다던데 알아보면 어때?’ 하고 권하기도 한다. 그 일환으로 월드비전과 연이 닿아 지원을 받기도 했다. “어릴 때는 도움을 청하거나 제 얘기를 하는 게 부끄럽고 싫었는데 막상 도움의 손길이 오니 ‘진작 할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그냥 제 삶을 받아들여요. 졸업을 앞두고 현실적 여건이나, 평소 관심사를 고민하며 장애인 복지나 사회 복지 분야로 진로를 정하겠다는 다짐도 하고 있고요.” 그는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는 해법이 ‘취업’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빨리 취업하려고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근데 취업하면 수급자 지원이 끊겨서 가족에게 더 큰 피해가 될까봐 고민도 들어요. 솔직히 전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그 꿈은 잠시 접어뒀어요.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는 가능하겠죠?” 가족돌봄 청소년에서 가족돌봄 청년으로 성장한 김씨의 소원은 소박하다. 그는 “옛날부터 ‘배낭여행을 가보고 싶다’, ‘드럼을 꼭 배우고 싶다’는 로망이 있어요. 저와 비슷한 분들도 저 같은 바람이 있을 거에요. 작은 게 모여 큰 걸 만드는 것처럼 이런 이야기들이 전해져 사회적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매일 찾아보는 복지 지원 사이트에서 내일은 조금 더 신청할 수 있는 게 많아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안양에서 만난 박희진씨(21·가명)의 삶도 다르지 않다. 그의 ‘희생’은 여덟 살 때 시작됐다. 어머니가 간성혼수(간성뇌증)를 앓으면서부터다. “세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랑 단둘이 살았는데 갑자기 병이 생기면서 일상이 달라졌어요. 제 하루는 엄마 건강 상태에 맞춰 움직였죠. 학교가 유일한 도피처였는데 엄마가 위급하면 조퇴해 언제든 집으로 돌아와야 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24시간 대기하는 기분이었다고 해야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 건강은 악화했다. 유일무이한 해결책은 ‘간 이식’이었다. 수술을 받고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도통 순서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열여섯 살이 된 박씨는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로 결심했다. “간 이식을 하면 마침내 돌봄 고통이 끝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너무 오랜 시간 끝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엄마도, 주변 사람들도 계속 ‘네가 해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하셨고, 저도 ‘어차피 내가 해드려야 할 일’이라 생각했어요.” 애석하게도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간 이식 후에도 어머니는 병원을 오가며 치료받아야 했고, 박씨의 돌봄은 계속됐다. “저는 엄마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얽매여 있었어요. 동시에 ‘앞으로 뭘 하며 살아야 되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돌봄 제공자가 저밖에 없는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나만의 삶을 살아볼 기회를 갖고 싶다는 생각, 그 자체가 저한테는 죄책감처럼 다가왔어요. 도움을 얻을 곳도 없었고, 용기도 없었고.” 최근에야 ‘가족돌봄 청소년’이라는 개념을 알게 된 박씨는 본인이 가족돌봄 청소년이었음을, 지금도 가족돌봄 청년임을 인지하게 됐다. 그리고 지역 사회복지관의 도움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과 연결돼 모금을 받기도 했다. 그때 그는 비로소 ‘나 같은 사람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결심했다. “자조모임에서 돌봄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절망하는 감정을 많이들 공유했어요. 가족에게 느끼는 억울함, 친구에게 받는 상처, 아무도 몰라주거나 당연하게만 여기는 데서 오는 화. 그런 부분을 담아 가족돌봄 청소년과 관련된 에세이를 쓰며 아픔을 나눴어요. 저희 같은 사람들도 평범히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박씨는 언젠가 ‘음악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해외 유학을 희망한다. “엄마랑 떨어져야 한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죠. 넉넉한 형편에서도 쉽지 않은데 이런 형편에 음악 유학이라니 너무 이기적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돌봄을 져버리도 괜찮은지, 도전을 해보는 게 맞는지, 저 같은 고민에 갇힌 돌봄 청년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길이 생기겠죠?”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관련기사 : 지원사업 몰라서…'10명 중 6명' 도움 못 받았다 [그림자 가장이 산다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8580237 지역·기관마다 정의 제각각…여전히 그늘 속 [그림자 가장이 산다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6580114 생계 책임진 아이, 엄마·아빠 보고 싶어 할 겨를이 없다 [그림자 가장이 산다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6580089
배우 김수현 씨 측이 故 김새론 씨와의 과거 관계 및 음주운전 사고 당시 소속사의 대응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수현 씨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18일 공식 입장을 통해 "김새론 씨와의 과거 연인 관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김새론 측이 주장한 '미성년자 시절 교제'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김새론 측은 김 씨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김수현 씨와 교제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영상 등 추가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양측이 과거 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새론 측은 2022년 발생한 김 씨의 음주운전 사고 당시 소속사였던 골드메달리스트의 대처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유족 측은 당시 소속사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골드메달리스트는 "당시 김새론 씨에게 채무 변제 일정 협의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을 뿐,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유튜버 이진호 씨와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매니저는 당사 직원이 아닌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유튜버 김세의 씨는 자신의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커뮤니티를 통해 故 김새론 씨와 김수현 씨가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 캡처본을 공개하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켰다.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의 불꽃을 되살리는 곳이 있다. 권역외상센터다. 언제, 어떤 사고를 환자가 발생할지 모르니 24시간 비상 대기. 매일 낮과 밤을 나눠 당직근무를 하면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힘겨운 일상이지만 의료진은 한 명의 중증 외상 환자를 더 빨리 이송하고 조금 더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 경기지역에도 이러한 권역외상센터가 있다. 아주대병원의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경기남부지역과 경기도는 물론이고 국내 최고의 권역외상센터로 꼽히고 있다. 의료 최전선을 찾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들여다봤다. ■ ‘중증 외상 환자가 있는 곳엔 어디든’... 신속한 이송부터 체계적인 치료까지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소생 및 처치, 응급수술이 가능한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치료센터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설치 지원 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 2016년 국내 최초로 민관이 협력해 완공됐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권역외상센터 전용 장비 1천154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병상은 중환자실 40개, 일반병실 60개 등 총 100개의 병상에 달한다. 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정형외과 등 각 과 전담전문의 27명과 외상소생실, 외상집중치료실, 외상수술실 등 279명의 간호사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역외상센터에서 의료진은 쉴 틈이 없다. 재빠른 환자 이송부터 치료, 관리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증 외상 환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는 순간부터 의료진들은 각자의 자리에 대기하고 있다. 닥터헬기 탑승 및 출동, 외상소생실 대기, 문 앞에서 환자 이송을 대기하는 게이트키퍼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에게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중증 외상 환자를 빠르게 이송하는 데에는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의 역할도 크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019년 9월 닥터헬기 운항을 개시했으며 2021년 12월 권역외상센터 6층에 닥터헬기 운항통제실을 조성했다. 이후 2022년 1월 닥터헬기 운영체계를 개편해 효율적인 환자 이송을 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내 헬기를 주기시켜 중증 외상 환자가 발생할 경우 10분 내로 출동하며 30분 내 외상센터로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환자 이송 및 처치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응급 의료 체계를 구축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중증 외상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외상체계를 통해 현 상황을 공유하고 구급대와 의료진을 빠르게 배치하고 있다. ■ ‘차상위 등급·1% 치료 성적’...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 외상센터 이같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환자 생명을 우선시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임을 다시금 입증하고 있다. 닥터헬기 체계를 전면 개편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닥터헬기 출동 1천회를 돌파했으며 경기도소방 헬기 369회, 기타 헬기 5회 출동 등 총 1천383명의 환자를 이송하면서 중증 외상 환자 구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전국 8개 닥터헬기 운영 기관 중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낸 성과다. 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해 12월 기준 10년 연속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았으며 2020년부터는 4년간 미국외과학회 외상질관리프로그램에서 상위 1%의 치료 성적을 거두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척도인 ‘중증도 보정 사망률(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의 비)’를 보면 평균 수준의 미국 외상센터와 비교해 중증 외상 환자를 약 2배 더 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증 외상 환자를 진료하면서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5% 미만(선진국 평균 10% 내외)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뷰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道·도민 이해 속 권역외상센터 커간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권역외상센터가 잘 운영되기 위해선 지역사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인 경기도와 환자 구조 구급의 최우선인 경기도소방, 중증 외상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의료진이 합을 맞춰야만 권역외상센터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센터장은 “의료진은 항시 24시간 환자를 위해 비상대기하고 있다”며 “지방정부인 경기도와 경기도소방,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간 협력과 소통을 통해 외상 체계 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취임 후 병상을 늘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현재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병상은 중환자실 40개, 외상병동 60개 등 총 100개다. 국내 권역외상센터 중 가장 많은 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밀려 드는 환자에 병상이 부족해 아주대병원 본관의 병상까지 빌려야 할 정도다. 이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병상을 늘릴 계획을 세웠고 2023년 6월 권역외상센터 증설 계획을 승인받았다. 기존 중환자실 40개의 병상에서 60개로, 외상병동 60개 병상에서 240개로 총 300개의 병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국내 권역외상센터 중 가장 많은 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기 남부지역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밀려들어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아주대병원 자체적으로 병상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별도의 건물에 의대 증원에 대비한 교육 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계속해서 이어지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의대 증원이 불투명해졌고 계획 자체가 보류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 센터장은 지역사회의 힘과 이해관계가 절실하다고 했다. 경기도와 경기도민들의 이해 속에서 권역외상센터가 더 잘 운영될 수 있다는 것.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앞으로도 중증 외상 환자를 위해 더욱 힘쓸 예정이다. 정 센터장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는 환자들을 치료할 장비와 의료진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경기도가 매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이마저 겨우 외상센터를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일괄적인 의료 정책과 경기도민들의 지지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송재익 축구 캐스터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18일 유족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암 투병을 해온 송 캐스터가 이날 오전 5시께 숨을 거뒀다. 1942년 서울 출생인 고인은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했다. 고인의 이름을 알린 것은 축구 중계를 하면서다. 그는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2006 독일월드컵까지 총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중계를 맡았다. 특히, 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신문선 당시 해설위원과의 호흡으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또한, 고인은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당시 이민성 선수가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외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멘트는 현재까지 어록으로 자리하고 있다. 해당 경기는 축구 팬들에게 ‘도쿄 대첩’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1999년 MBC에서 명예퇴직을 했고, 2000년 SBS 스포츠 채널로 옮겨 신문선 위원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 중계를 맡았다. 고인은 2019년까지 현장에서 축구 중계를 이어왔으며, ‘현역 최고령(78세) 스포츠 캐스터’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고인의 빈소는 이대서울병원에 마련됐다.발인은 21일이다.
경기 지역 경전철들이 폭설마다 운행 중단을 반복, 실효성 있는 예방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인열차 대비 현장 대응이 미숙할 수밖에 없는 무인열차 특성, 지자체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경전철 위탁 운영 구조가 맞물린 탓인데, 전문가들은 소관 지자체가 선로 제설, 안전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경전철 노선은 ‘김포골드라인’, ‘용인에버라인’, ‘의정부경전철’ 3개로 모두 무인 전철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해 기준 노선별 경기 권역 승·하차 인원은 ▲김포골드라인 3천433만9천516명 ▲용인에버라인 2천601만848명 ▲의정부경전철 3천89만6천63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수요를 안고 있음에도 경전철들은 폭설마다 운행 중단, 지연을 반복하며 각종 불편과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전날 밤 내린 폭설 탓에 이날 오전 5시15분께부터 전 구간 운행이 중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전동차를 이용하지 못했다. 이날 사고로 2012년 개통 이후 폭설에 따른 운행 중단 횟수는 5회가 됐다. 용인에버라인에서는 그보다 앞선 지난 1월28일 내린 눈이 삼가역~초당역 구간 통신선로 합선을 유발, 2시간30분간 운행 중단이 일기도 했다. 특히 ‘역대 최대 11월 폭설’이 내린 지난해 11월28일에는 일부 구간에서 전동차 미끄러짐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된 사례도 발생했다. 김포골드라인에서도 2022년 12월 폭설로 일부 열차 출발이 지연, 앞서 출발한 열차에 승객이 몰리면서 20대 여성이 인파 탓에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무인경전철이 폭설에 취약한 이유로 무인 열차라는 특성과 위탁 업체가 운영하는 구조를 꼽는다. 기관사보다 낮은 변수 대처 능력 탓에 운행이 가능한 상황에도 중단을 택하고, 위탁 업체는 지자체 요청에 따라 수동적인 관리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경전철 운영사 관계자는 “경전철 운행 중단 사례 중에는 쌓인 눈을 사람, 또는 낙하물로 인지하고 멈춘 경우도 더러 있다”며 “폭설에 대한 세부 대책은 지자체 요청이 있을 때 마련, 논의하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사실상 위탁 업체에 ‘폭설 열차 운행 중단’ 책임을 떠넘기다시피 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기상 악재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무인열차와 유인열차 모두 관제 시스템을 통해 작동하지만, 무인열차는 선로 내 적설 등 현장에서의 변수에 대처가 미흡하다는 게 차이점”이라며 “지자체가 적극적인 선로 관리, 열차 운행 대안을 내놓고 위탁 업체 간 협의를 거쳐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관계자는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보완 사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병주 MBK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불출석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이 미국 국적을 보유한 '외국인'이라는 점이 다시 부각되면서, 그의 경영 행태와 함께 역외탈세 의혹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열린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 국회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홍콩과 상하이 등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검은머리 외국인 김병주 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국회 출석을 완전히 무시하고 증인 출석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탈법행위가 김 회장의 특기이자 관행이 아닌가"라며 "국회에 출석할 때까지 계속 청문회를 개최하고, 부족하면 국정조사까지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이에 앞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투자가 완료된 회사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해외 출장을 떠난 시점이 국회 출석 요구와 맞물리면서 의도적인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국내법 적용을 피하고 해외 자본을 등에 업어 국내 기업을 인수한 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이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이 과거 역외탈세로 수백억 원을 추징당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조사가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국세청은 소득세 탈루 혐의로 김 회장 또는 MBK 측에 약 400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MBK가 ING생명과 코웨이 등을 매각하며 거둔 1조원 규모의 양도차익 중 1천억원가량을 성과급으로 받았지만, MBK는 그가 미국 국적자이며 한국 법인 소속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소득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MBK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조 원 규모의 차익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탈루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이번 조사에 투입되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사4국은 4년에 한 번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특정 문제를 포착해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부서로,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업 저승사자'로 불린다. 정치권에서도 김 회장의 역외탈세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8.7%가 홈플러스의 채권 사기 발행, 배임, 탈세 의혹에 대해 MBK까지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병주 회장은 사재 출연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 70% 가까이는 이를 신뢰하지 않으며, 사재 출연 범위조차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며 "배임 및 탈세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