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잉글랜드에 자책골 2골 헌납 1-2 패배

기쁨은 잠시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축구대표팀이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뽑고도 자책골 2골을 헌납하며 1-2로 패했다.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이끄는 일본축구대표팀이 30일 밤(한국시간) 오스트리아 UPC 아레나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어처구니없는 패배를 당했다. 이날 나온 골은 모두 3골. 그것도 모두 일본대표팀이 넣은 것이었다. 하지만 1골은 상대 골대에, 2골을 자국의 골대에 넣음으로써 자멸했다. 이날 경기 패배로 일본은 최근 진행된 세르비아, 한국, 잉글랜드와의 세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패하는 부진을 보여 '4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운 오카다 감독의 얼굴을 더욱 그늘지게 했다. 처음 기선을 잡은 것은 의외로 일본이었다. 전반 7분 엔도 야스히토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수비수 툴리오가 잉글랜드의 골대를 가른 것. 일본에게 일격을 당한 잉글랜드대표팀은 루니를 앞세워 일본의 골문을 연신 두들겼지만 골키퍼 가와시마의 선방이 이어지며 전반은 1-0 일본의 리드로 끝났다. 전반을 좋은 흐름으로 끝낸 일본은 후반에는 울어야 했다. 후반 8분 페널티킥 위기에서 램파드의 슈팅을 가와시마의 선방으로 막아낸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후반 27분, 선제골의 주인공 툴리오가 첫번째 자책골을, 후반 38분에는 나카자와 유지가 또 한번의 자책골을 기록했다. 중앙 수비수 두명의 연이은 실책이다. 경기 후 툴리오는 "(득점, 실점) 양면에서 눈에 띄게 되어 죄송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이정도 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무릎 때문에…' 에시엔, 남아공행 좌절

가나의 간판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엔(28 첼시)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가나축구협회는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릎 부상으로 재활중인 에시엔의 회복이 늦어짐에 따라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가나축구협회는 "에시엔의 소속팀 첼시와 가나축구협회로 구성된 전문 의료팀은 에시엔이 7월 말까지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에시엔이 가나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될 것임을 밝혔다. 지난 1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무릎을 다쳤던 에시엔은 이후 월드컵 출전을 위해 재활에 매달려왔으며 월드컵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첼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는 재활에만 집중하고 있다. 의료진의 도움으로 몇 주 전보다 훨씬 몸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의료진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남아공으로 갈 것"이라며 월드컵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밀로반 라예바치 가나대표팀 감독 역시 "가나와 세계가 에시엔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면서 에시엔을 월드컵 예비 엔트리 30명에 올리고 에시엔의 합류를 간절히 바래왔다. 가나 대표팀의 핵심 플레이어로 A매치 51경기에 출전해 9골을 기록한 에시엔은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가나의 16강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낸 바 있다. 그러나 에시엔 자신과 가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2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가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 세르비아, 호주와 함께 D조로 편성, 다음달 13일 세르비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운재 "기회가 온다면 부끄럽지 않은 경기할 것"

이운재(수원)의 표정은 담담했다. 최근 K-리그에서의 부진 속에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오히려 경쟁이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준다면서 경쟁 자체를 즐기는 눈치였다. 이운재는 2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훈련을 마친 뒤 시간이 아깝지 않게 열심히 훈련하겠다. 경쟁이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준다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허정무 감독은 16일 에콰도르전과 24일 일본전에서 정성룡에게 골문을 맡겼다. K-리그에서 부진했던 이운재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허 감독은 정성룡은 2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이 쌓였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대비라면서 이운재도 밖에서 보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운재도 모든 선수들이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성룡이가 2경기를 훌륭하게 치렀다. 하지만 아직 집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줬다고 맏형답게 팀을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양보는 없었다. 30일 열리는 벨로루시전에서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잡겠다는 각오였다. 이운재는 벨로루시전에 기회가 온다면 선택에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 그것이 프로라고 말했다. `

'조심 또 조심' 이동국, 비공개 특별훈련

오스트리아에서의 이틀째 훈련이 열린 28일(한국시간). 허벅지 부상 중인 이동국(전북)은 훈련 시간 1시간10분 전 노이슈티프트 캄플 구장에 도착해 재활에 전념했다. 16일 에콰도르전에서 허벅지 부상이 도져 3주 진단을 받은 탓이었다. 최주영 의무팀장을 비롯해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 마이클 쿠이퍼스 재활 트레이너, 김세윤 비디오 분석관 등 9명의 스태프가 동원돼 이동국의 훈련을 도왔다. 또 부상 후 처음으로 무선 경기력 측정 시스템을 통해 컨디션을 체크했다. 또 베르하이옌 트레이너의 요청에 의해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허정무 감독의 요청으로 인터뷰도 삼갔다. 비록 부상 중이지만 그만큼 이동국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였다. 이동국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가벼운 러닝으로 시작한 재활훈련은 쿠이퍼스와 패싱 훈련, 40m 간격에서 볼을 주고받은 뒤 러닝까지 1시간 정도 진행됐다. 특히 처음으로 슈팅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부상 선수이기에 재활훈련을 했을 뿐 큰 의미는 없다면서 근육 상태는 훈련 중에는 못 느끼지만 경기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스고 스피드를 변화하면 이상이 올 수도 있기에 조심하고 있다고 특별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빠른 회복세에 있지만 여전히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한 상태다. 일단 재활은 시작했지만 6월1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23명 명단을 제출해야 하기에 회복이 더딜 경우 12년을 기다려온 월드컵을 또 다시 지켜만 봐야할 처지다. 허 감독도 계속 지켜보고 있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면서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 못 뛰는데 미련을 둘 수는 없다. 안 되면 다른 곳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당한 막내' 이승렬 "최종명단 승선, 자신있다"

스물한 살 이승렬(서울)은 대표팀 막내다. 룸메이트는 열 살 차이의 베테랑 이동국(전북). 같은 공격수인데다 박주영(AS모나코)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안정환(다롄 스더)의 발탁은 유력해 사실상 둘 중 하나는 23명 최종명단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승렬은 자신감에 가득했다. 이승렬은 28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캄플 구장에서의 두 번째 훈련을 마친 뒤 일본전과 전지훈련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없으면 23명 최종명단에 들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면서 자신감도 있고 의욕도 넘친다고 말했다. 지난해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홍명보호의 8강 신화를 이끌어낸 이승렬은 대표팀에 전격 승선한 뒤에도 꾸준히 활약했다. A매치 7경기에서 3골. 특히 16일 에콰도르전에서는 팽팽하던 승부를 가른 선제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컨디션도 절정이다. 또 경기에 계속해서 나가면서 허정무 감독의 신임도 조금씩, 조금씩 얻고 있다. 이승렬은 몸에도 이상이 없고 컨디션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이동국은 에콰도르전에서 허벅지를 다쳐 3주 진단을 받은 상황. 이후 재활에 매진해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최종명단 합류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도 피지컬 트레이너 등과 함께 홀로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룸메이트이자 대선배의 부상에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이승렬은 당당했다. 오히려 이동국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승렬은 운동 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눈다. 딱히 조언을 해주지는 않지만 경기 전에는 많은 얘기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6월1일이면 23명의 최종명단이 결정된다. 그전에 30일 열리는 벨로루시전이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 기회다. 이승렬은 동국이형이 힘들어하는 점도 있지만 23명에 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같이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 "현 대표팀, 히딩크호 넘어서는 강점 많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41)의 첫 경험은 20년전인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 21살의 나이로 이탈리아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섰던 홍 감독은 당시의 첫 경험에 대해 "월드컵 대표팀에서 훈련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기만 했다"고 회상한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던 홍 감독은 27일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번의 값진 경험 가운데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 월드컵으로 생애 첫 월드컵을 꼽았다. 홍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면서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부담을 느낀 것은 조금씩 나이가 먹어가면서 팀의 주축선수가 되었을 때부터 였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이처럼 자신의 첫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시 자신과 같은 나이의 영맨들이 남아공월드컵 출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6명의 대표팀 선수 가운데 만 21세인 선수는 이승렬(서울) 기성용(셀틱) 김보경(오이타) 구자철(제주)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기성용만이 23명 최종 엔트리 합류가 확실시되는 상황. 이승렬, 김보경, 구자철은 각각 자신의 포지션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승렬, 김보경, 구자철은 지난해 10월 이집트에서 열린 U-20(20세 이하) FIFA(국제축구연맹) 청소년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로 당시 사령탑이 바로 홍명보 감독이었다. 그 누구보다 이들 3인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홍 감독은 "어리기 때문에 월드컵에 대한 부담감이 더할 거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내 경우에는 오히려 그 반대였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굳이 조언하지 않아도 이 선수들 스스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이어 남아공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표팀 후배들에게 힘이 되는 얘기도 전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호의 캡틴으로 한국의 4강 신화를 주도했던 홍 감독은 당시의 대표팀과 비교해 현 대표팀이 갖고 있는 강점들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지금 대표팀은 2002년 대표팀에 비해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고참 선수들은 몇 차례의 월드컵 경험을 갖고 있고 어린 선수들 역시 국제 축구 경험이 많다는 것은 현 대표팀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 현 대표팀은 2년전부터 같이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인데다 선수들 간의 관계가 좋다"면서 "결과적으로 실력이 좋은 팀"이라며 허정무호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월드컵에 나선다는 것은 축구 선수로서 큰 영광이지만 선수들은 큰 압박을 느끼게 된다"면서 "큰 부담감이 있겠지만 마음에 여유를 갖는다면 이번에야 말로 좋은 모습 한번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북한축구팀, 어떤 유니폼 입고 뛸까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40여년만에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진출하는 북한 축구대표팀은 어떤 유니폼을 입고 뛸 것인가.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구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전체주의 정권'인 북한 대표팀의 월드컵 유니폼 제작과 확보를 둘러싼 분주한 움직임들을 보도했다. 다음달 15일 브라질과 첫 경기를 치르는 북한 선수들은 이탈리아 스포츠용품사가 제작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막이 약 이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측의 까다로운 요구로 유니폼 생산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로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대표팀 유니폼을 도맡아 제작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에는 작은 회사들이 제작을 맡는다. 북한 선수들은 최근까지 중국의 스포츠용품사인 '차이나 홍싱 스포츠'가 제작한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번 월드컵에는 홍싱 측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지난 3월 멕시코전 당시 짐을 분실한 북한 대표팀을 위해 옷을 만든 멕시코의 스포츠 제조업체인 피르마가 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북한이 저가만을 고집하는 탓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피르마 측은 밝혔다. 신문이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제작한다고 전한 업체는 이탈리아의 스포츠용품 제조회사인 레게아 SRL. 레게아는 지난 2월 초 이탈리아 폼페이에서 북한과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사 로고를 노출하는 대신 생산 비용를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탈로그에 없는 천에다 개인별로 디자인을 따로 만들고, 상의에 넣을 북한 인공기 크기까지 명시한 북한의 까다로운 요구 때문에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레게아는 설명했다. 북한 대표팀 유니폼 확보에 눈독을 들이는 영국 의류 판매회사인 서브사이드 스포츠는 수개월간 멕시코에서 중국까지 훑고 다닌 끝에야 겨우 레게아의 계약 사실을 입수했다. 서브사이드의 스미스 상무는 수집가들을 겨냥해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1천벌 구매할 계획을 밝히면서 "수집가들은 아무도 갖지 못한 유니폼 셔츠를 원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