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막내' 이승렬·김보경, 월드컵 간다

스물한 살 동갑내기들이 결국 일을 냈다. 대표팀 막내 이승렬(서울)과 김보경(오이타)이 '허정무호'의 23명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허정무 감독은 1일(한국시간)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나갈 23명 최종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승렬과 김보경을 포함시켰다. 이승렬과 김보경 모두 지난해 20세 이하(U-20) 청소년월드컵 8강 신화의 주역.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해 1월 남아공 전지훈련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다. 어린 나이지만 활약은 형들 못지않았다. 이승렬은 8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다. 2월 동아시아대회 홍콩전에서 A매치 3경기 만에 데뷔골을 뽑아냈고 16일 에콰도르전에서는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최근 상승세가 최종명단 발탁의 배경이었다. 허 감독은 "이승렬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에 대한 비교를 많이 했다"면서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 누군가, 현재 경기력이 누가 좋은가를 판단했다"며 이승렬 발탁한 이유를 밝혔다. 김보경 역시 1월 남아공 전지훈련부터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치며 허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A매치 출전은 고작 6경기 뿐 이지만 좌우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다는 점도 허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허 감독은 "솔직히 김보경의 발탁을 의외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보면 나이를 떠나 경기에서 큰 역할을 해준 선수"라면서 이번 한일전도 그렇고,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 한일전 때도 마찬가지로 경기에 나가면 결정을 지어줬다"고 말했다.

'엇갈린 운명' 동국· 근호…허심의 이유있는 변심

'엇갈린 운명'이다. 이동국(31 전북)과 이근호(25 이와타) 얘기다. 1일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두 선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허정무호에 합류한 10개월 동안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이동국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남아공행 티켓을 잡았고,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불려온 이근호는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허심((許心)'의 변심은 언제부터 였을까. # 2009년 8월12일 파라과이 평가전 이동국이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첫 호출을 받은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2007 아시안컵 음주 파문으로 1년간 대표선수 자격정지를 받았던 이동국은 징계가 풀린 이후에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미들즈브러에서의 적응 실패와 K-리그 유턴 후 부진 등으로 대표팀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2009시즌 전북에서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고, 득점 선두를 달리던 이동국에게 마침내 콜이 왔다. 2년만의 대표팀 복귀였다. 복귀전 파트너는 바로 대표팀 주전 공격수인 박주영의 '붙박이' 투톱 파트너였던 이근호였다. 이동국은 이날 이근호와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고 전반 45분을 뛰었다. 그러나 전북에서 원톱으로 뛰었던 이동국은 투톱 공격수로서 제대로된 활약을 보여주는데 실패,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던 '파트너' 이근호와 비교만 됐다. 허정무 감독은 "플레이 내용은 잘했다고 볼 수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2010년 3월3일 코트디부아르 평가전 반전을 예고한 것은 코트디부아르 평가전이었다. 해외파가 총출동한 코트디부아르 평가전에서 이동국과 이근호는 나란히 선발 공격수로 나서 45분씩을 소화했다. 대표팀 복귀 이래 '임팩트'가 없었던 이동국은 이날 전반 4분만에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떠나려던 허심을 잡아냈다. 반면 이근호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만 3골을 몰아치며 펄펄 날아왔던 이근호의 골침묵이 1년을 넘기고 있었다. 이근호는 2009년3월 이라크 친선전 이후 골이 없었다. 물론 소속팀에서도 좀처럼 골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박주영의 파트너로 이근호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2010년 5월16일 에콰도르 평가전 또 한번의 반전이 예고됐다. 에콰도르 평가전에 선발 출장했던 이동국이 허벅지 통증을 호소, 후반 21분 이승렬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난 것. 정밀검사 결과는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 파열. 3주간의 재활을 요하는 가볍지 않은 부상이었다. 허 감독이 필요로하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남아공행 티켓을 손에 쥐는 듯 했던 이동국에게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근호는 소속팀 일정으로 17일에야 합류하면서 이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이근호의 부재로 기회를 잡은 것은 U-20 청소년대표팀 출신의 젊은피 이승렬이었다. 이승렬은 그라운드에 나서기 무섭게 좌우 전방을 가리지 않는 기민한 움직임으로 허 감독의 시선을 붙들었고 경기 투입 7분만에 선제결승골까지 꽂아냈다. 이근호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순간이었다. #2010년 5월30일 벨로루시 평가전 부상중인 이동국이 벤치를 지킨 가운데 지난 24일 일본전에 이어 이번에도 이근호는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보여준 게 없었다. 박주영과 7개월만에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으나 박주영의 감각적인 움직임과 비교만 됐다. 골침묵도 계속됐고, 패스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박주영과의 호흡도 월드컵 최종예선 때와는 달리 매끄럽지 못해 낙제점을 받았다. 반면 후반 31분 박지성을 대신해 들어온 이승렬은 14분이라는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패스를 보여주는 등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결국 허정무 감독은 '1주일 후부터 팀훈련 합류가 가능하다'는 확진을 받은 이동국과 주어진 기회를 완벽하게 잡아낸 이승렬에게만 남아공행 티켓을 발급했고, 이근호에게는 귀국행 비행기표를 전했다.

‘행운아 강민수’ 태극호 재승선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중앙 수비수 강민수(24)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표팀에 재승선하는 행운을 잡았다.수원은 31일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진 곽태휘(29교토 퍼플상가)를 대신해 강민수를 대표팀에 합류시켰다고 밝혔다.이로써 당초 30명의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가 유럽 전지훈련 및 본선 출전 후보명단(26명)에서 탈락했던 강민수는 왼쪽 무릎 내측인대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은 곽태휘를 대신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또한 강민수는 허정무 감독의 포지션별 두 명의 선수를 선발한다는 구상에 따라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김형일(포항)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23인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강민수는 이날 대표 재발탁 소식을 접한 뒤 팀이 중요한 시기에 있는 만큼 내가 스스로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라며 열심히 뛰어서 팀 분위기에 빨리 녹아들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올 시즌 제주에서 수원으로 팀을 옮긴 강민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를 거쳐 2007년 6월2일 네덜란드와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뒤 A매치 31경기(26경기 풀타임 출전)를 뛰었다.허정무 감독이 부임한 2007년 말 이후 출전한 A매치는 23경기로 이 가운데 18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강민수는 빠르면 1일 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안영국기자 ang@ekgib.com

나이지리아, 콜롬비아와 또 무승부…그래도 흐뭇

허정무호의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 나이지리아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 26일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0-0)에 이은 두 번째 무승부다. 그러나 스웨덴 출신의 나이지리아 사령탑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은 만족감을 표하고 나섰다. 나이지리아는 31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밀턴 케인즈에서 치러진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12분 카를로스 발데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4분 루크만 아루나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주전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이 결장한 가운데 4-4-2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베스트 멤버들을 출장시킨 나이지리아는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가 거둬낸 볼이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발데스의 발리슛으로 연결되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치자 라예르베크 감독은 박주영과 AS모나코에서 함께 뛰고 있는 아루나와 오바페미 마틴스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결국 후반 25분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교체 투입된 아루나가 아크 정면에서 마틴스가 내준 헤딩 패스를 중거리슛으로 연결해낸 것. 결국 1-1로 승부를 마무리한 라예르베크 감독은 실망스러움을 표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평가전과는 달리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후 "팀이 단계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밝힌 라예르베크 감독은 "나이지리아 감독을 맡고서 일곱 차례 훈련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면서 "선수들이 전술에 적응을 잘했다. 상황에 따라 수비에 집중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비긴 것에 만족한다"는 총평을 내놨다. 지난 2월 경질된 샤이두 아모두 감독을 대신해 나이지리아 지휘봉을 잡았던 라예르베크 감독은 선수들을 직접 훈련시켜보지도 못한채 30명의 예비 엔트리를 추려야 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통해 처음으로 공수 전술과 선수 조합을 테스트한 바 있다. 한편 1일 전훈지였던 런던을 떠나 결전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입성하는 나이지리아는 남아공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6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북한을 상대로 한국전 모의고사를 치른다.

곽태휘 대체 선수…강민수냐, 황재원이냐

예상치 못한 곽태휘(교토상가)의 부상으로 강민수(수원)와 황재원(포항)에게 월드컵 출전 기회가 다시금 돌아왔다. 곽태휘는 30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로루시와 평가전에서 상대 공격수와 충돌,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부분 파열되면서 4주 진단을 받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진단 결과를 받아든 허정무 감독은 수비수 보강을 위해 30명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중앙 수비수 강민수와 황재원 중 한 명을 호출하기로 결정했다. 곽태휘의 부상으로 중앙 수비수가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김형일(포항) 밖에 안 남았기 때문이다. ▲강민수, 대표팀 경험이 장점 일단 유리한 쪽은 강민수다. 강민수는 허 감독이 부임한 이후 23경기에 나섰다. 허 감독은 26명의 전지훈련 명단을 결정하면서 강민수는 최근 컨디션 저하가 눈에 보였다고 탈락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강민수의 장점은 바로 대표팀 적응력이다. 대표팀에서 계속해서 활약해왔기에 갑자기 합류하더라도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 또 조용형, 이정수 등과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본 경험도 있다. ▲황재원, 체격조건은 내가 위 황재원은 K-리그에서 보여준 경쟁력과 탄탄한 체격이 무기다. 대표팀에선 이상 하리 만큼 실수가 잦았지만 K-리그에서만은 정상급 수비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허 감독도 황재원은 이상하게 대표팀에서 큰 실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경력은 4경기 출전으로 초라하다. 자책골도 있었고 16일 에콰도르전에서는 어이없는 실수도 범했다. 하지만 몸싸움과 공중볼 다툼은 황재원이 분명히 강민수보다 우위에 있다. 또 강민수가 최근 K-리그에서 주춤한 반면 황재원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허정무호' 아쉬움 남긴 고지대 적응

고지대 적응은 예상외로 힘들었다. 연습 때만 해도 고지대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았지만 막상 경기를 치르니 힘에 부쳤다. 벨로루시전이 끝난 뒤 선수들은 하나 같이 고지대라서 그런지 힘들었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 벨로루시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경기내용은 말할 것도 없이 선수들의 몸이 생각보다 무거웠다. 쿠프슈타인 아레나의 긴 잔디와 억수같이 쏟아진 비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고지대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고지대 때문인지, 잔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고 말했고 조용형(제주)도 잔디와 비 때문에 힘들었다. 고지대라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염기훈(수원)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첫 경기였는데 고지대 적응이 힘들었다. 다른 선수들 역시 국내에서 뛰는 것보다 힘들어했다고 설명했고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고지대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대표팀은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부터 고지대 적응 훈련을 해왔다. 선수단 숙소에 저산소방을 설치해 적응 훈련에 들어갔고 산소마스크를 공수해 오스트리아까지 가져왔다. 물론 아르헨티나와 2차전만 고지대(해발 1,700m)에서 열리는 만큼 고지대에만 초점을 맞출 수는 없다. 허정무 감독도 그동안 요하네스버그에서는 한 경기만 한다. 꼭 고지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전지훈련지로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해발 1,100m)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고지대 적응이었고 남아공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 역시 해발 1,233m의 고지대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패배다.

허정무호, 벨로루시전에서 남긴 두 가지 숙제

만족할 만한 것이 없는 경기라는 허정무 감독의 말대로 무기력한 경기였다. 예상치 못한 선수 교체 제한, 긴 잔디와 비 등 최적의 경기를 치르기엔 좋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 벨로루시에게 당한 완벽한 패배였다. 하지만 당초부터 승패여부보다 그리스전 해법 찾기에 중점을 뒀던 만큼 풀어야 할 숙제는 찾아냈다. ▲의사소통의 부재 허정무 감독은 10일 처음으로 선수들을 소집한 뒤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의 의사소통과 함께 경기 내에서의 의사소통까지 포함한 의미였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에도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벨로루시전에선 그동안 강조했던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자 상대에게 공간을 쉽게 허용했다. 후반 7분 내준 결승골도 수비수들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지 못한 탓이다. 허정무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 내에서 의사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수비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고 염기훈(수원)도 함께 움직이는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압박의 실종 파주NFC에서부터 오스트리아 전지훈련까지. 대표팀의 훈련 키워드는 바로 압박이었다. 강한 압박이 없으면 상대의 패스 한 방에 손쉽게 공간을 내주기 때문이다. 특히 포백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 압박을 집중 훈련했다. 허 감독도 그동안 미드필더나 공격수들이 상대를 자유롭게 두면 2대1 패스나 스루패스에 속절없이 무너진다면서 상대가 잡았을 때 공격에서부터 어떻게 막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긴 잔디와 비, 고지대 적응 실패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던 탓도 있지만 벨로루시전에서 이러한 압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도중 코칭스태프가 포백라인과 미드필더들은 상대에게 미리 붙어라고 지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허 감독도 경기 후 미드필더에서 상대를 자유롭게 뒀다. 앞에서 끊어주는 것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고 수비수 조용형(제주)은 앞에서부터의 협력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압박이 부족했음을 설명했다.

벨로루시전 찾은 '특급 용병' 라데 "한국 응원한다"

한국과 벨로루시의 평가전이 열린 30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 부상으로 벤치에 앉지 못한 이동국(전북)이 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누구인지 다가가 봤더니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바로 K-리그 최고 용병 중 하나였던 라데 보그다노비치였다. 라데는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면서 44골, 35도움(147경기)을 기록한 그야말로 특급 용병이었다. K-리그를 떠난 라데는 일본과 스페인, 독일 등을 거치는 등 2004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했고 현재는 세르비아에 머물고 있다. 라데가 오스트리아까지 먼 발걸음을 한 까닭은 바로 허정무 감독, 박태하 코치와 인연 때문이다. 라데는 허정무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1995년 포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박태하 코치와는 선수로 함께 활약했다. 라데는 허정무 감독과 박태하 코치에게 행운을 빌어주기 위해 왔다고 벨로루시전 방문 배경을 밝혔다. 인연은 이동국과도 깊다. 라데는 이동국이 포항에 입단하기 전 한국을 떠났지만 2001년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라데는 브레멘에서 함께 뛸 당시 이동국이 스무 살 정도였는데 벌써 서른이 넘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면서 이동국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그렇다면 라데가 생각하는 B조의 양상은 어떨까. 라데는 월드컵은 특별한 무대다. 1경기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도 있기에 1차전이 중요하다면서 그리스는 아르헨티나에 비하면 그다지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곽태휘 무릎 부상, 월드컵 좌절…대체 선수 호출

곽태휘(29 교토상가)의 월드컵 출전 꿈이 부상으로 좌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31일(한국시간) "곽태휘가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부분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았다. 귀국 조치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태휘는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로루시와 평가전에서 전반 30분 상대 공격수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32분 이정수(가시마)와 교체됐다. 무릎이 부딪치는 소리가 그라운드 밖까지 들릴 정도로 충돌이 심했고 결국 곽태휘는 들 것에 실려 나왔다. 송준섭 주치의와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향한 곽태휘는 MRI를 찍은 결과, 4주 진단을 받아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심할 경우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써 그리스전 중앙 수비수로 곽태휘를 찜했던 허정무 감독은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허정무 감독은 190cm 이상 공격수가 즐비한 그리스를 상대로 185cm 곽태휘를 주전 수비수로 낙점했었다. 이원재 미디어담당관은 "수비는 완성됐다고 생각했기에 허정무 감독이 많이 속상해한다"고 말했다. 일단 허정무 감독은 수비 보강을 위해 대체 수비수를 호출할 계획이다. 이원재 미디어담당관은 "허정무 감독이 '수비 보강이 필요해 30명 예비엔트리 중 수비수를 불러오겠다'고 했다. 황재원(포항)이나 강민수(수원)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또 '(아픔을) 털고 팀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31일 선수들에게 전면 휴식을 부여한 허정무 감독은 6월1일 오후 4시 최종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