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형 "대상포진 완쾌, 그리스전 출전 이상無'

"기사가 하도 크게 나서 깜짝 놀랐다니까요" 대상포진이라는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한국축구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조용형(제주)이 오히려 자신이 더 놀랐다며 너스레를 떤다. 그의 말대로 이제 조용형에게 이상증세는 찾아 볼 수 없다. 혹시나 하고 마음 졸인 그리스전 출전도 이상이 없다. 지난 7일(한국시간) 대상포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져 한국선수단을 깜짝 놀라게 만든 조용형이 11일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진행된 훈련에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스전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의 화려한 복귀다. 그가 앓았던 대상포진은 스트레스와 과로가 겹쳤을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발진과 통증이 나타나고 이것이 심해지면 수포가 생기기도 한다. 조용형은 다행히 빠른 시기에 발견해 사태가 심각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발병 즉시 항 바이러스제와 비타민을 맞으며 사흘간 두문불출한 조용형은 이날 훈련후 "이제 다 나았다"며 웃어보였다. 월드컵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부담이 없을수는 없지만 그 보다는 지난 2년간 쉬지 않고 경기에 나선 탓인 것 같다"며 자체 분석을 내렸다. 쉬는 동안 그리스전 출전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고 그리스 공격수들에 대한 분석을 해온 조용형은 "일단 내 임무인 중앙 수비를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론 그리스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 낫지만 우리는 위치선정이나 몸싸움에서 불리함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디오 분석을 많이 하고 코칭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상대를 어떻게 묶을지 많이 준비했다.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승리를 향해 의욕을 다졌다.

월드컵 주연은 누구?… '별들의 잔치' 오늘 밤 킥오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카카(브라질) 웨인 루니(잉글랜드) 다비드 비야(스페인) 등 내로라하는 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세계인의 축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11일 마침내 막을 올린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의 잇따른 부상 소식이 축제를 기다리던 팬들에게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축제 참가자들은 여전히 화려하다. 남아공월드컵 출격을 대기중인 플레이어들은 32개국의 총 736명. 각국 축구의 에이스들이 모인 만큼 웬만한 선수는 월드컵 스타로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별들의 잔치' 남아공월드컵에서 개막 전부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메시다. 지난해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의 사상 첫 트레블(프리메라리가, 스페인컵, 챔피언스리그) 달성을 주도한 메시는 일찌감치 정상을 접수한 1인자다. 연간 수입이 4,330만 달러(한화 약 542억원)로 세계 최고인 것은 물론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별중의 별'이다.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으로부터 '현역 시절 나보다 나은 선수"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이끌 희망이다. 메시와 함께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스타로 꼽히는 호날두도 스타 대열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2008-200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주도한 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날두는 새 팀에서 맞은 첫 시즌, 35경기에 나서 33골을 넣으며 여전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날두는 생애 첫 출전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을 40년만의 4강으로 이끌며 4년 후의 활약을 약속했다. 더욱이 호날두는 팀 동료인 브라질의 카카와 조별리그부터 격돌, 별들의 잔치를 한층 더 흥미롭게 하고 있다. 호날두와 같은 시기에 AC밀란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카카는 최다 우승국인 브라질에 통산 6번째 우승컵을 안길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 차례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카카는 축구황제 펠레로부터 "완벽한 선수"라는 찬사를 받은 선수로 별명은 하얀 펠레다. 이번이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다. 호날두의 왕년의 동료 웨인 루니도 빼놓을 수 없다. 맨유 간판 공격수 루니는 월드컵을 앞둔 지난 4월 발목 부상에 이은 사타구니 부상으로 잉글랜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긴장시켰으나 빠른 회복으로 남아공에 입성했다. 호날두가 떠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6골을 폭발시킨 루니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홀로 9골을 터뜨린 잉글랜드의 믿는 구석이다. 이밖에도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와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뮌헨) 네덜란드의 로빈 판페르시(아스널)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남아공을 밝힐 전망이다.

그리스전 승패 좌우할 '세 가지' 변수

지구촌 최대의 축구축제 월드컵. 월드컵을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약팀이 강팀을 잡아내는 이변이다. 그만큼 축구는 실력 외적인 무언가, 즉 변수라는 것이 존재하는 스포츠다.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그리스와의 B조 1차전도 변수로 가득하다. 물론 그 변수가 한국에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첫 번째 변수는 아프리카의 뜨거운 더위다. 한국과 그리스전은 12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킥오프된다. 프리미어리그나 K-리그에서도 종종 낮경기를 치르고는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분명히 생소한 시간대다. 게다가 남아공의 6월은 겨울임에도 낮 기온이 최고 25도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염기훈(수원)도 "더우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져 힘든 경기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 변수는 바람이다. 항구도시인 포트엘리자베스는 인도양에서 사시사철 강한 바람이 몰아친다. 남아공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당일에도 초속 5.3m의 북서풍과 초속 10.3m의 남서풍이 강하게 불어 닥칠 전망이다. 경기장 주변의 강한 바람은 그라운드에서는 돌풍으로 변하기도 해 선수들이 공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애를 먹인다. 특히 장신을 앞세운 그리스에 제공권에서 밀리는 한국 수비수들이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변수는 바로 공인구 '자블라니'다. '자블라니'는 선수들 사이에서 마법의 공으로 통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사용해왔지만 여전히 적응이 어렵다. 제대로 찼다 싶으면 골대를 넘어가고 힘을 빼 차면 골대에 훨씬 못 미친다. 심지어는 공이 갑자기 가라앉기도 한다. 공격수나 골키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공이다. 이동국(전북)은 "공이 센터링 타이밍에서 갑작스레 가라앉는 경우가 있는 등 감을 잡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변수는 강팀에게나, 약팀에게나 똑같이 적용된다. 결국 강팀이 승리하는 이유는 이러한 변수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때문이다. '허정무호'도 그동안 오스트리아-남아공을 거치면서 이러한 변수에 대해 끊임없이 적응 훈련을 해왔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변수가 과연 어디를 향해 웃어줄지, 12일 넬슨 만델라 스타디움에서 결정된다.

'팔목, 무릎, 쇄골까지' 부상에 브레이크 걸린 월드컵 스타들

도미노 수준이다. 남아공월드컵을 준비중인 각 국 선수단의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력 멤버의 부상으로 각국 사령탑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4년간 축제를 기다린 팬들의 실망감도 적지 않다. 전차군단의 '카이저' 미하엘 발락(독일), 나이지리아 '중원의 핵' 존 오비 미켈(나이지리아), 가나의 '간판 공격수' 마이클 에시엔(이상 첼시) 등이 막판까지 월드컵 출전을 위해 재활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가운데 추가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주전 수비수인 리오 퍼디낸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일 팀 훈련 도중 오른 무릎을 다쳐 6주 진단을 받았다. 4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퍼디낸드는 "누군가 내게 저주를 걸었다"면서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퍼디낸드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루이스 나니(포르투갈)도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었다. 나니는 지난주 팀 훈련 도중 쇄골을 다쳤으며 정밀검사 결과 월드컵에서 뛰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허정무호 역시 부상 악재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허정무호의 중앙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는 30일 벨로루시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쳐 강민수(수원)로 교체됐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우는 선수들도 있다. 코트디부아르 '공격의 핵'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는 지난 5일 일본 평가전 도중 오른 팔꿈치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으나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을 선택, 수술 사흘만에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15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 출전은 불투명한 상황.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간판 아르연 로번(뮌헨)도 지난 6일 헝가리와 평가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쳤다. 로번은 네덜란드에 남아 집중치료를 받으면서 대표팀에 복귀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첫 경기인 14일 덴마크전 결장은 확정된 상태다. 스위스의 백전노장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프라이(바젤)도 9일 남아공에서의 팀 훈련 중 다쳐 출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세계 최강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의 주전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인터 밀란), 스페인의 득점기계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여기에 허정무호의 공격수 이동국(전북) 등은 부상에서 회복, 월드컵 출전에 청신호를 켠 선수들이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부상 선수 발생시 첫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까지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 보여주겠다' 허정무호, 그리스전 출격 완료

23명의 태극전사들이 이날만을 기다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그리스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그리스전은 두 말할 나위없이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 일단 세 번의 본선 경기 중 첫 경기인 그리스전을 잘 풀어나가야 승리의 기운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B조에 속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비교했을때 한국이 승점 3점을 따기에 가장 유리한 상대라는 분석도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승점 5~6점은 확보해야 안전하다고 봤을 때 그리스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향후 경기에 숨통이 트인다. 만일 비겨 1점만을 얻게 되거나 패한다면 뒤에 기다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가 더욱 힘겨울 수 밖에 없다. 한국대표팀이 '그리스 올인'을 선언하고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일련의 평가전만을 살핀다면 그리스는 분명 한국이 해볼만한 상대다. 장신 선수들을 이용한 세트피스는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느린 수비수들을 발빠른 한국 공격수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평가전에서 보여준 그리스의 전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의 생각이다. 최근의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전 등의 DVD를 보며 그리스를 분석한 선수들은 "최근 평가전에서는 그리스가 전력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그리스가 잠재되어 있는 힘을 한국과의 경기에서 모두 끌어내 보인다면 분명 그리스는 매우 까다로운 팀이 된다. 유로 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당시 위력을 발휘한 '질식수비'의 모습은 다소 희미해졌지만 여운은 남아있다.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이 한국을 상대로 포백 수비라인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앙 수비수 모라스-키르기아코스는 신장이 196cm와 193cm에 이른다. 빼어난 신장을 무기로 제공권을 장악하는 이들은 세트피스에서도 키를 이용해 공격에 보탬을 주고 있다. 수비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장신을 이용한 그리스의 세트피스다. 최근 열린 북한과의 평가전에서 뽑아낸 2골 역시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역시 강해질 그리스에 대비,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거치며 몇몇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모두 '이상 무'를 외치며 "그리스전에 모든 것을 보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일단 그리스의 장신 숲을 허물기 위해서는 박주영(모나코)-염기훈(수원) 투톱이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 중원에서는 좌우 날개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이 포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정우(광주 상무)와 기성용(셀틱)이 버틴다. 포백 라인에는 이영표(알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좌우 풀백으로 나설 공산. 중앙 수비수에는 조용형(제주)-이정수(가시마)가 호흡을 맞춘다. 골키퍼 장갑은 이운재(수원)가 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호, 그리스전 앞두고 막판 미세 조율

"나가, 나가야지. 그렇지" 결전지 포트 엘리자베스에 입성, 첫 훈련을 지휘한 허정무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취재진들을 향해서는 언제나처럼 여유있는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경기까지 훈련할 기회를 단 두번 남겨서 인지 허정무 감독은 태극전사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면밀히 관찰하며 때로는 따끔한 지적을, 때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밤(한국시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겔반데일 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갖고 그리스전을 향한 마지막 점검 단계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서 전세기를 이용, 오는 12일 그리스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날아온 태극전사들은 여장을 풀고 식사를 한 뒤 바로 훈련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포트 엘리자베스는 '윈디 시티'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바람이 많은 도시. 이날 역시 경기장에 강풍이 불었지만 선수들은 "그간 바람 뿐만 아니라 비, 눈등이 올때도 경기를 치렀다. 상관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에 입성한 이후 최초로 한명의 이탈자 없이 23명 전원이 훈련에 참가했다. 그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부터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선수 전원이 한 프로그램을 소화한 적이 없었다. 최근 대상포진을 앓았던 조용형(제주)이 완쾌되어 그라운드에 들어오자 23개의 퍼즐은 하나로 맞춰졌다. 그리스전을 목전에 두고 모든 선수들이 100%의 컨디션을 갖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징조다. 이제 실험이나 연습을 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인만큼, 허정무 감독은 이날 그리스전에서 주전으로 뛸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골키퍼 3명을 제외하고 10명씩이 편을 갈라 미니게임을 했는데 그간 여러 차례 나온 예상대로 주황색 조끼를 입은 주전조에는 박주영-염기훈이 투톱으로 나섰고 미드필드 진에는 박지성, 이청용, 김정우, 기성용이 나섰다. 수비진에는 일대 파란이 있었다. 중앙 수비수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조용형과 이정수가 자리했는데 왼쪽 풀백 이영표가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동진이 왼쪽 풀백 자리에 배치되어 눈길을 끈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의 미니게임을 지켜보다가도 지시 사항이 생기면 선수들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주영의 힘없는 슈팅이 골키퍼 이운재의 품으로 굴러가자 즉각 박주영에게 가 직접 슈팅을 해보이는 포즈를 취하며 적극적으로 지도했다. 한국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 45분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훈련을 갖고 그리스전을 향한 최종 마무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축구 전쟁’을 즐겨라

지구촌을 한 달간 들썩이게 할 최대 축구잔치가 11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관련기사 612면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A조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올 해로 19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회로 32개 본선 참가국이 8개 조로 나뉘어 26일까지 조별리그를 거친 뒤 각 조 상위 2개 팀이 16강에 진출, 결선 토너먼트를 통해 7월11일 대망의 황금빛의 FIFA 우승트로피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세계축구의 양대 축인 남미와 유럽세의 우승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국인 무적함대 스페인이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며, 역대 최다인 5회 우승에 빛나는 삼바군단 브라질을 비롯,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우승을 다툴 전망이다.아시아 최초로 7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은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함께 B조에 편성돼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과 함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노리고, 44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세계 최강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죽음의 G조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친다./황선학기자 2hwangpo@ekgib.com

'그리스 잡자' 허정무호, 포트 엘리자베스 입성

한국축구대표팀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에 입성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5시(이하 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 필라네스버그 공항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한 전세기에 올라 약 2시간여의 비행끝에 포트 엘리자베스 공항에 도착했다. 남아공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포트 엘리자베스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월드컵 B조 본선 첫 경기 그리스와의 일전을 벌이는 장소다.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 당시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에서 현지 프로팀과 평가전을 갖기도 해 낯설지 않은 장소. 그리스전까지 약 3일간 포트 엘리자베스에 머문 뒤 다시 루스텐버그로 이동하는 만큼 선수단은 이날 가볍게 여장을 꾸려 포트 엘리자베스를 찾았다. 대표팀은 일단 숙소인 팩스톤 호텔에 짐을 푼 뒤 식사를 하고 한국시간으로 밤 11시경 겔반데일 스타디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개최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허정무호는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해 이틀 전 이동을 택했다.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는 고지대였던 반면 포트 엘리자베스는 평지여서 선수들의 고지대 적응은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포트 엘리자베스는 강풍이 많이 부는 곳이어서 태극전사들은 거센 바람과도 싸워야 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전지훈련 당시에도 선수들은 강풍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도착시간이 다소 늦은 탓에 경기시간인 오후 8시30분(현지 시간 1시30분)에 맞춰 훈련을 진행할 수는 없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하루 먼저 포트 엘리자베스의 바람을 겪어본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편 지난 8일 대상포진 증세로 사흘간 휴식을 취했던 중앙 수비수 조용형(제주)은 몸상태를 회복, 포트 엘리자베스에서의 훈련 첫 날부터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간 비타민제와 항 바이러스제를 함께 복용한 조용형은 그리스전을 이틀 앞두고 정상 컨디션을 찾아 허정무 감독을 안도케 하고 있다.

축구협회, '태극전사 얼굴' 무단사용시 법적 대응

대한축구협회가 남아공월드컵을 겨냥한 엠부시 마케팅에 제동을 걸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기업(KB금융그룹, 롯데백화점, SK텔레콤 등)에서 축구국가대표팀 경기 영상 및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한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해당 기업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 기간 중 축구대표팀을 무단으로 활용한 영상자료의 출판, 복제, 배포 등 불법적 마케팅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해당 기업에는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엠부시 마케팅, 일명 매복 마케팅에 대해 강력한 제재 의사를 밝힌 것. 매복 마케팅은 용어대로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광고 문구 등을 통해 관련 업체라는 인상을 줘 고객의 시선을 모으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축구협회는 또 "축구대표팀 및 대표팀 경기와 관련한 각종 초상권, 저작권 등을 포함한 일체의 상업적 권리는 대한축구협회가 보유하고 있으며, 상업권자로부터 얻어지는 재원은 각급 축구대표팀 운영과 유소년 육성 등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매복 마케팅 기업들이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고 막대한 부당이득을 누림으로써 협회와 협회 상업권자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한국 축구 발전의 근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지난해 9월에도 축구대표팀의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 영상을 사용한 '박카스' 제품 CF 방영을 중단시켜 달라며 ㈜동아제약과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매복 마케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메시는 지쳤다"는 주장, 힘이 실리는 이유

"메시는 지쳤다" 2010 남아공월드컵의 '슈퍼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체력 트레이너인 페르난도 시뇨리니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현지 언론 스포르트를 통해 "메시가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는 이미 완전히 지친 상태였다"면서 "그는 이미 (컨디션에) 손상을 입었고,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FIFA는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에 대해서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년간 무려 70경기씩을 소화해내는 선수들의 경기 일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시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시뇨리니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메시가 그동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왔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팀 FC바르셀로나의 간판 공격수인 메시는 지난달 17일까지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를 소화했다. 메시는 최종전이었던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바르셀로나의 리그 2연패를 주도하며 지난해 9월1일부터 9개월간 이어져 온 리그 일정을 마무리했다. 프리메라리가 시즌 38경기 가운데 35경기를 뛰며 득점왕(34골)에 오른 메시는 이밖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1경기를, 스페인국왕컵 3경기를 소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가 치러낸 54경기 가운데 49경기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 뛴 남아공월드컵 남미 예선까지 더하면 말 그대로 살인 일정이다. 더욱이 메시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장 아르헨티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19일부터 고국에서 실시된 대표팀 훈련에 합류, 월드컵을 준비해오고 있다. 메시와 같이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온 월드컵 스타들은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여유없이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 탓인지 디디에 드로그바(나이지리아), 리오 퍼디낸드(잉글랜드), 루이스 나니(포르투갈), 아르연 로번(네덜란드) 등이 대표팀 소집 후 줄부상을 당했다. 메시 역시 대표팀 합류 직후 오른 무릎의 경미한 부상으로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팀 훈련을 꼬박꼬박 소화해내며 남아공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한편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는 한국,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함께 남아공월드컵에서 B조로 편성, 12일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며 17일에는 한국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