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기념사업회는 6일 신임 이사장에 오현규(67) 경기도음악협회 회장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난파콰이어 합창단과 대한여성합창단과 수원콘서트콰이어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 수원 시니어합창단 음악감독 등을 역임하며 지역 공연문화발전을 위해 힘써왔으며, 난파기념사업회 회장과 제31~38회 난파음악제의 운영위원장을 맡는 등 사업회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한편, 난파기념사업회는 국내 서양음악의 선구자인 홍난파를 기념해 1968년부터 난파음악상과 난파전국음악콩쿨 주최하는 등 각종 문화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2008년부터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제도는 형사재판에서 판사가 아닌 일반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다. 이전에는 검사가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목해 법원에 처벌을 구하면, 오로지 판사가 재판을 통해 피고인의 유무죄와 처벌의 정도를 정했었다. 법률 전문가인 판사보다는 피고인과 이웃을 이루고 있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사건의 진상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 이를 통해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고, 국민의 사법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2012년 7월 이후에는 범죄의 종류를 제한하지 않고 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모든 형사합의부사건에 대해 참여재판을 받을 수 있다.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피고인이 그 기간 내에 위와 같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때에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판사에 의한 일반적인 형사재판을 진행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더라도, 피고인과 함께 재판을 받는 공범 중 일부가 국민차여재판을 원하지 않거나,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피고인이 범죄를 부인하면서 무죄를 주장하는 사건의 경우, 변호인이 배심원들에게 무죄추정의 원칙과 증거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강조할 수 있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피고인이 범죄를 인정하더라도, 신경쇠약이나 정신병 등으로 인하여 판단력이 미약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사건이나 그 밖에 형을 감경할만한 사유가 풍부한 사건의 경우에도 변론의 기회가 풍부한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하는 피고인이 많다. 그밖에도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법에 의해 처벌된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하면서 판사가 아닌 일반평균인의 관점에서 판단을 받고 싶어 하는 경우 국민참여재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사과 변호인은 배심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용어나 증거, 사실인정 및 법률적용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자료를 사용하여 배심원들에게 쉽게 설명해 준다. 재판을 마치면 배심원들은 피고인이 유죄인지, 무죄인지에 관하여 평결한다. 배심원들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라는 평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사와 함께 처벌의 정도에 대하여 토의하고 판사에게 의견을 제시한다. 이러한 유무죄에 대한 배심원의 판단(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는 않는다. 법원은 배심원단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이나 양형에 대한 의견과 달리 판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배심원의 평결과 판사의 판결의 결론은 약 90% 가량 일치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국민참여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는 경우 2심에서 결론이 바뀌는 비율은 훨씬 낮다고 한다. 대법원도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내린 무죄 평결을 재판부가 수용한 판단에 대해, 1심을 뒤집을 만한 명백하고 새로운 증거가 없는 한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국희 변호사
어린이가 소형 전자제품이나 다양한 생활용품 등에 사용 중인 단추형 전지를 무심코 삼키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단추형 전지가 체내에 들어갈 경우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혀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어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단추형전지 관련 위해 사례 250건을 분석한 결과, 244건(97.6%)이 만 10세 미만 어린이 안전사고였다. 이 중 232건(95.1%)이 건전지를 삼킨 사고였으며, 이 중 163건(70.3%)은 만 1세 이하 영아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에 잡히는 것을 쉽게 입으로 가져가는 영아들의 습성 탓에 삼킴사고의 위험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단추형전지는 실수로 삼켜 체내에 오랜 시간 머물면 장기가 손상될 정도로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전자제품 안전성 검사업체인 인터텍(Intertek)사가 지난 2월 미국 알링턴에서 개최된 ICPHSO(소비자 안전 국제회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단추형전지가 식도 내에 2시간 이상 머무를 경우 심각한 화상이나 장기천공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미국에서는 생후 13개월 된 어린이가 단추형 전지를 삼킨 뒤 이틀만에 제거수술을 받았지만 전지의 화학반응으로 대동맥이 손상돼 사망했으며, 지난해 호주에서는 10개월된 아이가 식도에 단추형전지가 걸린 상태로 반나절 방치했다가 6시간의 수술 끝에 겨우 목숨을 건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고는 완구나 리모컨, 시계, 계산기, 만보기, 체중계 등 주로 가정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활용품에서 전지가 떨어져나오면서 발생했다. 따라서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단추형전지의 보관이나 단추형전지가 삽입된 제품의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제품에 삽입된 단추형전지가 대체로 쉽게 분리돼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에 유통 중인 단추형전지 삽입형 제품 19개를 대상으로 약 1.38m 높이에서 낙하시켜 전지 분리 여부를 시험한 결과, 4개 제품(21.1%)에서 전지가 분리됐다. 분리된 4개의 제품 모두 전지 개폐함에 나사 잠금장치 또는 이중 장치가 없었다. 또한 전지가 분리되지 않은 15개 제품 중에도 6개 제품은 전지 덮개를 손톱으로 들어 올리는 등의 적은 힘으로도 쉽게 분리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현재 국내에는 단추형전지 삽입제품에 대한 주의사항 표시 기준도 전무한 실정이다. 내년 1월 2일부터 발효될 미국 UL규격(미국 보험협회시험소(Underwriters Laboratories)에서 정하는 규격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와 선호도가 높음)에 따르면 단추형전지와 단추형전지가 삽입된 제품에는 ▲삼킴 사고 가능성에 대한 안내 ▲단추형전지의 위험성 ▲사고 발생 시 대처 요령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원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단추형전지 4종과 삽입제품 19종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안전사항을 제대로 표기한 제품은 2개에 불과했으며, 12개 제품은 아무런 표시도 돼 있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단추형전지 개폐함에 나사 잠금장치 또는 이중 장치가 없거나 주의문구 표시가 미흡한 제품에 대해 사업자의 자율적인 개선을 권고하는 한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단추형전지 삽입 제품에 대한 안전 기준 제정과 주의문구 표시 강화를 기술표준원에 건의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단추형전지로 작동되는 제품 구입 시 전지 덮개의 구조가 견고한지 확인하고, 영유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며, 삼킴 사고 발생 시 즉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단추형전지 사용 시 소비자 주의사항 ▲단추형전지 삽입구 덮개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 제품을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사용 후 남은 단추형전지는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사용한 폐건전지는 폐전지수거함에 넣는다. ▲어린이가 단추형전지를 삼키거나 신체 일부에 삽입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삼킴흡입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응급 치료를 받는다. ▲단추형전지가 삽입된 제품을 사용할 때는, 전지 극을 잘 맞추어 장착한다. 거꾸로 삽입할 경우 발열 혹은 파열의 원인이 된다. ▲리튬전지는 장시간 사용 시 과열 또는 폭발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Q. 국제결혼중개서비스 업체에 등록했는데, 해약을 하게 되면 위약금은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지요? A. 소비자기본법에 의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국제결혼중개업에는 시기별로 위약금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체결 후 국제결혼 행사 일정이 확정되기 전에 해지한다면 중개수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확정 이후 국제결혼 상대국가로 출국하기 전에 해지하면 총비용의 20%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출국한 이후 맞선을 보기 전에 해지한다면 40%, 맞선 이후 해지하면 50%, 상대 국가에서 결혼이 성사된 이후에 해지하면 90%, 결혼을 성사하고 국내에 입국한 이후 해지하면 전액 소비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중도해지를 요청하는 시기에 따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위약금을 지불하게 되며, 해지를 거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할 때에는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번)으로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자료제공=경기도소비자정보센터 손철옥 팀장(031-251-9898)
수원박물관(관장 이현재)이 두 달간의 전시장 내부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했다. 수원박물관은 지난 10월 관내에 있던 사운(史芸) 이종학(李鍾學) 사료관의 수원광교박물관 이전 공사 문제로 잠시 휴관했었다. 사료관이 있던 공간에는 수원의 근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품과 전시공간,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실 등이 새롭게 들어섰다. 특히 이번 재개관에 발맞춰 새롭게 확장한 2층 수원역사박물관에는 20세기 초 수원의 근대역사를 재현한 다양한 세트와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수원 남창동을 배경으로 촬영한 신상옥 감독의 1961년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속 세트와 수인선 모형, 수원갈비의 원조 화춘옥, 공설목욕탕, 중앙극장, 사진관 등 옛 수원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관람객을 추억 속으로 이끈다. 관람객 편의를 위한 시청각 시스템도 갖췄다. 세트장 한 편에 자리 잡은 음악다방에는 국민가수 이미자씨의 수원처녀, 서호납줄갱이소리 등 수원지역 관련 노래 5곡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수원지역 정보가 담긴 스크린도 갖추고 있어 몇 번의 터치만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유래 등의 정보를 손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이와 함께 수원의 근대모습과 변천사를 엿볼 수 있는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재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기획전으로 19701980년 수원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약진수원 전시회가 오는 10일부터 3월30일까지 선보인다. 지난해 4월 열린 19001960년대 옛 수원사진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로, 수원지역 경제적 발전과 도시 팽창, 수원사람들의 변화상이 담긴 100여장이 전시될 예정이다. 더불어 1층에는 조리실과 교육실을 새롭게 갖춘 어린이전용교육실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수원박물관 어린이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한국사교실, 산설체험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일차적으로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는 설날과 입춘을 앞두고 계절연계 프로그램과 기획전, 예절교육, 전통놀이 체험 등 겨울방학 어린이집중교육이 진행된다. 오는 6월 말까지 박물관 큐레이터 체험, 화성성역의궤장식타일, 정조글씨 티슈상자 만들기, 승경도 놀이 등 20여개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대상은 초등학생으로 회당 20명 내외로 매월 1일 선착순 접수 받는다. 교육비 자체는 무료나 1인당 5천원1만원의 재료비는 각자 부담해야 한다. 수원박물관 관계자는 수원시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주민들도 방문해도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관람 프로그램과 참여형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입장료 어른 2천원ㆍ어린이 및 노인 무료.(매월 첫 번째 월요일 휴관) 문의 (031)228-4125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문화 주도권을 잡는 국가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의 잠재적 효용가치를 강조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화 위치는 어떤가. 관료주의와 성과주의에 밀려 단체장 개인의 치적 쌓기 등의 수단으로 획일화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이런 과제를 안고 지난 7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가 출범했다. 초대 위원장에는 김동호 前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추대됐다. 김 위원장은 문화융성의 기반 조건은 결국 지역문화 융성이라며 문화융성 8대 과제 중 하나로 지역문화 자생력 강화를 제시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지방자치시대, 지역 문화융성을 위한 방향과 해법을 들어봤다. -문화융성의 해답이 지역에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지역은 문화의 뿌리에 해당합니다. 동시에 꽃과 잎이 피어나는 공간이기도 하구요. 지역의 역사와 전통 등 문화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곳. 그 지점이 바로 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자체예산 부족과 중앙정부의 하향식 전달체계를 통해 그간 지역문화 정책의 차별성과 자생력을 키우지 못해 그 의미가 퇴색한 감이 없지는 않죠. 그래서 위원회의 기본 방향도 상향식 체계를 갖추는 것이죠. -상향식 체계가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말 그대로 아래서 위로 향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는 일이에요. 이로써 지역 특색에 맞는 문화정책이 발굴되고 수립될 수 있다는 생각이예요. 쉽게 말해 목표라기보다 실현을 위한 일종의 도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위원회가 내년에 준비하고 있는 것도 문화생태 조사사업입니다. 해당 지역에 문화적 특성과 환경, 자원 등 기존의 문화생태를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지역에 맞는 문화정책을 세우려 합니다. -지역문화 자생력 강화를 8대 과제에 넣었는데. 세계적 추세기도 해요. 작게는 지역에 기반을 둔 자생적인 문화마을 운동이라고 볼 수 있고, 대도시는 구도심 재생운동이라 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대표적인 구도심인 부산 동광동은 지역 주력산업이었던 인쇄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개설, 도심 내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또 소설가나 화가 등이 입주해 마을을 하나의 창작 마을로 만들고 이를 주변 도시와 함께 묶어 문화 벨트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죠.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면밀한 지역조사가 필요할 듯합니다. 맞아요. 지역문화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국 각 지역의 문화생태환경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지역의 문화 시설 수 및 문화시설 운영실태, 문화 인력, 문화 자원, 문화 정책, 문화 향유 및 복지 등 해당 지역의 문화생태계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하죠. 아울러 지역주민의 여론조사도 함께 이뤄져 그에 적절한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내년 초 융성위에서 국민 여론 및 문화생태환경 조사를 위한 전국조사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자생력 강화도 기관보다는 민간이 중심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현재는 국민 개개인이 문화적 창조자가 되면서 동시에 문화의 수혜자가 되는 시대입니다. 문화의 주체도 국민이고, 이를 즐기는 사람도 국민이죠. 이런 맥락에서 관광분야에서는 지역 공동체 및 수요자 중심의 지역관광 협력기구를 구축하기 위해 민간 중심의 관광진흥기구인 지역관광협의회 설립과 법적 근거 마련이 현재 추진되고 있죠. 이를 통해 향후 민간이 지역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기관과 민간의 범위는 어느 정도로 절충하면 될까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5대 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토대도 이겁니다. 부산시와 정부에서는 지원만 하고 운영은 완전히 민간이 독자적으로 한 것이죠. 이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민간 영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참여도 광범위하게 이뤄졌죠. 개인적으로 민간이 지역문화의 주체가 돼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ㆍ외 지역 문화행사 중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국내로 봤을 때는 화천 산천어 축제나, 보령 머드축제, 부산국제영화제, 광주비엔날레 정도로 지역 특수성에 맞춰 문화를 기획한 성공적 사례라고 봅니다. 외국은 더 많은데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매년 8월에 맞춰 다양한 축제들이 열립니다. 그 중 메인은 12개 정도인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개별 축제들이 해마다 자생적으로 열립니다. 또 메인 축제에 끼지 못한 사람들이 별도로 프린지 페스티벌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메인보다 그게 더 유명해졌죠. -지역문화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역주민의 화합과 지역의 발전이죠. 어느 축제든 난장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난장이라는 것은 일상의 권태로부터 탈출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에 의미가 있어요. 그것이 지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거죠. 지역주민의 통합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것 그것에 지역문화의 가치가 있죠. -마지막으로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제언이 있다면 한 말씀해 주시죠. 문화라는 것은 상상력과 창조의 산물입니다. 그것이 사회 원동력이 되고 궁극적으로 지역발전의 계기로 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성과나 치적보다는 진정 지역문화를 위한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화의 꽃은 지역에 있고, 지역문화의 중흥이 바로 문화융성의 기반이 됩니다. 지방자치시대에 있어 정부나 지자체, 주민이 함께 지역문화의 진흥을 위해 힘쓰는 2014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사진=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시작된 지 두 밤이 지났다. 사실 해가 바뀌어도 나이만 한 살 더 먹을 뿐 딱히 신통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안다. 그래도 명색이 새해인데 기념하지 않는 건 섭섭한 일. 2013년의 아쉬움과 후회, 누적된 고민을 털어버리고 새 마음, 새 기분으로 시작하려면 우선은 청소가 제격이다. 겨울은 추위 때문에 환기가 어려워지는 계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집먼지와 진드기, 곰팡이 등을 유의해야 한다. 각종 알레르기와 피부병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2014년의 첫 주, 작심하고 집안 곳곳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은 어떨까. 새해맞이 청소 요령을 정리했다. ■ 청소에도 순서가 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많은 것들을 채움으로써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모두 비움으로써 더 큰 깨달음과 만족감을 얻게 된다 법정 스님이 무소유를 통해 남긴 말씀이다. 사실 청소도 비움으로 출발한다. 치기로 사들인 물건이 쓰임도 없이 방안에 가득하다. 아까워서 혹은 나중에 쓸일이 있을 것만 같아 버리지 못하고 고이 모셔 둔 물건들이다. 지금껏 쓰지 않은 물건은 앞으로도 쓸 확률은 극히 낮다.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바로 버리거나 정말 아까운 물건은 박스에 넣어두었다가 기증하자. 삶이 한결 가벼워진다. 치운 곳을 또 치우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정하면 크게 무리는 없다. 천장, 형광등, 장롱 위의 먼지를 걷어낸 다음 방바닥을 거실 쪽으로 쓴다. 걸레는 되도록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걸레 한 개로 집을 다 닦다보면 정작 빨래하는데 체력이 소진된다. 낡은 수건 45개를 반으로 잘라 걸레로 쓴 뒤 한꺼번에 세탁기에 돌리거나 헌옷을 한번 쓰고 버린다. ■ 대청소의 첫 고비 욕실, 식초로 싹싹! 욕실 청소는 괴롭다. 사시사철 습기를 머금고 있어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고 물때가 잘 낀다. 타일 사이 숨은 때를 벗겨내는 만능 해결사는 다름 아닌 식초다. 식초를 뜨겁게 데워 분무기에 넣고 욕실 바닥과 욕조 충분히 뿌린다. 그러다 1015분이 지나면 스펀지로 문질러 닦아낸다. 비닐 샤워커튼이나 거울에 붙은 비누거품과 곰팡이도 식초로 지울 수 있다. 식초 1컵과 세제 1/2컵, 낡은 흰색 수건을 세탁기에 함께 넣고 돌린다. 헹굼 과정이 끝나면 탈수하지 않고 바로 꺼내 걸어서 말린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을 땐 시중에서 파는 분무형 세제를 이용하자. 샤워커튼, 욕실용 신발에 자기 전 뿌려놓은 뒤 다음날 아침 뜨거운 물로 씻어 내리면 곰팡이와 검은 때가 제거된다. 변기도 밤새 락스를 뿌려놓고 아침에 물을 내리면 된다. 수도꼭지나 휴지걸이 등 금속소재로 만든 소품은 식초나 소독용 알코올을 천에 묻혀 닦으면 얼룩이 제거된다. ■ 주방 기름 때 청소, 힘보다는 테크닉 냉장고 외부를 닦을 때도 식초는 유용하다. 스펀지나 천에 적셔 쓴다. 선반을 포함해 내부를 청소하는 방법은 약국에서 파는 글리세린을 이용한다. 천에 묻혀 닦으면 일종의 코팅 효과가 생겨 음식물 자국이 냉장고 안쪽에 들러붙지 않는다. 냄새를 없애려면 숯이나 막 걸러낸 커피 찌꺼기를 담은 작은 통을 넣어두자. 싱크대를 광낼 때는 밀가루가 효자 노릇을 한다. 물기 없는 싱크대에 밀가루 한 국자를 쏟고 부드러운 천으로 문지른 뒤 물로 씻어낸다. 물때가 끼지 않도록 마른 행주로 한번 닦아낸다. ■ 거실 청소, 먼지와 진드기 제거가 관건 거실 청소는 체력이 중요하다. 넓은 거실을 빗자루와 걸레로 일일이 쓸고 닦다보면 금세 기운이 빠진다. 따라서 적절한 휴식과 함께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목재로 된 마룻바닥은 일단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뒤 홍차로 우려낸 물에 걸레를 빨아 닦는다. 홍차의 타닌산 성분이 바닥을 깔끔하게 해줄 뿐 아니라 마루의 상처도 감춰준다. 패브릭 소파는 집먼지와 진드기의 온상이다. 일단 옷솔이나 청소기로 먼지를 턴다. 그 뒤 중성세제를 푼 물에 수건을 적셔 짜내 소파를 닦는다. 물기는 창문을 잠깐 열어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보일러 건조보다 좋다. 천연가죽은 전용 클리너를 묻혀 때를 지워내고 인조가족은 주방세제로 청소한다. 이때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매일 쓰는 가전제품도 살균한다. 식초나 구강청정제를 천에 적신 뒤 전화기를 닦으면 세균 번식을 예방할 수 있다. 손때가 많이 타는 노트북이나 컴퓨터 등도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하고 알코올을 면봉에 묻혀 키를 닦으면 된다. 전자제품을 청소하기 전에 플러그를 뽑아두는 건 필수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1995년 시작된 지방자치가 어느덧 성년이 됐다. 지방자치제 하의 지방 문화예술은 강산이 두 번 변화는 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되면서 지방문화도 작은 꽃씨를 심었다. 그 다음 열심히 물을 주고 정성껏 가꾸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선뜻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문화예술은 곧 인간의 행복이자, 불황을 모르는 불멸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그동안 지방정부 정책의 후미에 놓여있었다. 그간 녹록지 않았던 지방자치와 문화의 동거는 16개 광역시도 최초의 경기문화재단의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잘 드러난다. 경기문화재단의 발자취는 지방자치제도와 같이한다. 현재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은 지역문화예술진흥의 본산으로 경기도의 대표문화기관이자 도민의 자랑이 됐다. 특히 문화창조자(예술인)와 문화소비자(주민)를 연계하는 중개자 입장에서 전문성을 필요로 하고 지역문화정책을 견인하는데도 한몫했다. 경기문화재단의 17년 이야기를 통해 지방자치제도와 문화예술의 생기발랄한 동거이야기를 정리해봤다. ■ 대한민국 최초가 되다 1997년 7월 설립 민선 1기 경기도지사의 선출과 함께 시작된 지방자치제도 하에서 경기도의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의 설립으로 압축됐다. 그동안 문화예술계의 지원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 제약이 많았던 경기도와 지역의 문화예술계에서는 재단의 설립을 지역문화 발전에 있어서 고무적인 일로 인식하고 재단 설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지했다.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의 문화정체성 탐구를 기반으로 문화예술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문화예술 활동을 확산하고 경기도의 문화비전을 만들기 위해 1997년 7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설립된 문화재단이다. 최초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거머쥔 재단의 시작은 단순했다. 예술, 역사, 미술, 국제교류 분야 전문위원과 행정직 포함 14명을 중심으로 조직이 꾸려졌다. <화성성역의궤> 국역본, 계간지 <경기문화예술> 발간 등 경기도 정체성 발굴 계승 사업은 물론 청소년 문예 활동반 운영지원, 움직이는 예술무대 운영 등 문화향유 확대사업을 시행했다. 특히 <경기도의 굿>, <경기문학지도>, <경기도 5일장>, <경기만의 갯벌> 등 유무형의 산실을 기록하는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했다. 무엇보다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재능 있는 문화예술인이 마음껏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펼쳤다. 주목할만한 것은 문예진흥 공모지원사업에 시민모니터링 평가제도를 조입해 도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투명화한 점이다. 당시에는 중앙이나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획기적인 일이었다. ■ 문화 폭을 키우다 실학박물관ㆍ전곡선사박물관ㆍ어린이박물관 개관 경기문화재단은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시도 문화재단 위상에 걸맞게 그 폭을 키워간다. 2001년 6월 수원 인계동에 신사옥을 마련해 외형적을 틀을 만들고 2002년 9월 사무총장 체제에서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 2001년 11월에는 1천억 기금 조성이라는 과제도 이뤄낸다. 경기문화재단의 역사를 볼 때 2008년은 아주 특별하다. 3월 6일 경기도박물관과 미술관이 경기문화재단으로 이관돼 통합ㆍ운영되기 시작했다. 또 2008년 10월 백남준아트센터가 개관했고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을 발족했다. 기전문화재연구원을 경기문화재연구원으로, 조선관요박물관을 경기도자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10월 30일에는 문화교양지 <경기문화나루>를 창간했다. 이듬해인 2009년 10월 실학박물관과 경기창작센터 개관, 2011년 4월 전곡선사박물관 개관, 9월 경기도어린이박물관까지 대규모 공사와 시설 개관으로 이어졌다. 이는 오래전부터 기획돼 왔던 경기도 사업들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경영 전략과 기준들을 마련한 시기였다. 경기문화재단 설립 당시에는 특별히 지방 문화정책의 중요성을 고려했다기보다는 광역 지방자치단체로서 문화재단이라고 하는 새로운 기관을 국내 최초로 설립하는 일에 더 비중을 두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후 성장과정에서 경기문화재단은 어느 기관 보다 먼저 그리고 진지하게 지방문화예술 발전을 고민했다. 문화재단으로서 폭을 키움에 있어 국내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재단을 설립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 전국 문화재단의 맏형이 되다 기부 캠페인으로 재원 조성 노력 설립 17년차를 맞아 경기문화재단은 전국의 문화재단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바로 문화예술 기부 후원회 문화이음 소사이어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부문화의 사회적 확산은 물론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안정적 재원 조성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된 경기문화재단의 문화이음 캠페인은 문화예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시대와 시대를 잇고 문화 참여의 통로를 만들어 가기 위한 문화예술 기부 프로젝트이다. 이번 문화이음의 비전은 함께 나누는 감성에너지라는 슬로건으로 온 국민이 문화로 이어지는 행복한 세상을 구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는 경기도의 재정적인 위기에 움츠리지 않고 오히려 조직의 전문성이나 효율성, 독창성 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인 경기문화재단의 융통성이 발휘된 아이템이다. 문화재단은 전문 모금 역량을 갖춘 기관으로 조직을 구축, 문화예술 기부문화 확산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문화재단의 연간 예산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경기도 출연금(223억원ㆍ55.5%)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중 기부금은 지난해 기준 1억원(0.3%)에 불과하다. 이에 문화재단은 앞으로 예산의 5%까지 그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보물창고이자 문화허브다. 경기도의 소중한 역사, 전통문화에 대한 조사연구와 100대 문화콘텐츠 생산을 통해 경기도가 미래지향적 융복합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 중이다. 특히 오는 2018년 경기 천년을 맞이하여 경기문화의 독창성을 국내외적으로 드높이는 데 경기문화재단이 어떠한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경기도를 대표하는 공연장을 꼽는다고 하면 누구나 주저없이 경기도문화의전당을 꼽는다. 지방자치 출범 19년의 세월 속에서 전당은 지역문화예술을 꽃피우기 위해 각종 공연과 축제는 물론 소외계층이 고급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올해는 전당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지 10돌이 됐다. 이에 지방자치의 역사 속에서 공연문화 발전을 위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짚어본다. ■ 지역 뛰어넘어 세계로 진출한 화성을 꿈꾸며ㆍ달하 재단 출범 후 전당이 역점적으로 기획제작에 나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낸 공연은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와 태권무무 달하가 대표적이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경기도의 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이를 건축한 정조의 실학 정신을 소재로 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의 대표 브랜드 공연이다. 경기도를 배경으로 한 우리 역사의 메세지를 담고 있는 역사 뮤지컬로, 2006년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09년 11월까지 전당은 물론 예술의전당과 목포, 부산 등지에서 총 53회의 공연을 통해 약 6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태권무무 달하는 동양의 천지창조 신화와 고구려 고분벽화를 소재로 태권도의 기원과 변천과정을 상징적으로 소개해 태권도의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또한 한국 신화적인 모티브 속에서 시연되는 고난이도의 태권 퍼포먼스를 통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08년 초연 당시 7회 공연에 1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관람했으며, 2009년에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특별작으로 선정돼 국립극장에서 3일 공연 모두 매진행진을 기록했다. 이후로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 등지에서 공연이 진행돼 해외에 태권도와 전통무용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했다. 2009년 6월 열린 주니어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는 전당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켰다. 이 대회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비롯한 10명의 걸출한 국내 음악인이 발굴됐다. ■ 문화소외계층에 찾아가는 공연 및 예술교육 공연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찾아오기 힘들거나 형편이 어려워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문화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그 시작이 바로 모세혈관문화운동이다. 이름 그대로 모세혈관이 온몸에 피를 공급하듯이 도내 31개 시군의 읍면동까지 골고루 문화를 퍼뜨리는 것이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시행된 모세혈관문화운동은 소외된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계층간지역간 화합과 공동체 의식 조성, 도내 전 지역의 균형 있는 문화발전을 도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형화된 공연 틀에서 벗어나 사전에 미리 수혜자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해 주민들이 공연 내용을 선택하면 그에 맞춰 공연 내용을 기획해 진행됐다. 이같은 프로세스의 변화는 그동안의 주입식 공연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공연을 가능케했다. 또한 문화 수혜자가 거주하는 읍면동 지역의 마을회관이나 사회복지시설, 학교, 군부대, 교도소 등의 회의실이나 강당 등 생활공간을 공연장소로 활용하는 출연진 20여명 안팎의 소규모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개발해 공연의 기동성과 유연성을 높이고 공간 제약 요인을 최소화했다. 모세혈관 문화운동은 특히 문화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 북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학생과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공연관람을 포기하고 살던 이들을 직접 찾아가 위로와 활력을 더해주는 역할을 했다. 농촌지역 분교와 저소득층 자녀들의 예술적 소양을 길러주는 경기예술교육 멘토 프로그램도 문화사각을 채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경기도립예술단 소속 단원들을 도내 문화 소외지역 초등학교와 공부방, 특성화 학교에 파견해 예술 교육을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 공연장 중심의 공연문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한 이들 사업은 현재 전당이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공연 사업인 아츠 해비타트(Arts Habitat)와 경기-삼성 드림 어린이 합창단의 모태가 됐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인터뷰>손혜리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모두가 선망하는 특별한 공연 만들고 싶어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만 볼 수 있는, 전당만의 공연을 하고 싶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10주년을 책임지고 있는 손혜리 사장은 롤모델을 꼽아달란 질문에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거론했다. 독일에서 열리는 바그너를 기리기 위한 축제다. 전세계의 바그너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티켓 판매가 시작되는 순간 매진될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참가하려면 무조건 독일의 바이로이트 극장에 가야만 한다. 거기서만 볼 수 있는 공연. 한 분야에 깊이 천착하면서도 모두가 선망하는 공연. 전당에도 그런 공연이 필요하다는 게 손 사장의 생각이다. 지난 2010년 사장으로 부임한 그가 고민해온 것도 전당의 구심점이었다. 그 결과 천지진동피스앤피아노 페스티벌이 탄생했다. 축제라면 어떤 의미와 개념에 집중하는 것이죠.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전통음악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깨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려한 게 천지진동 페스티벌이고, 문화예술을 다루는 공간으로서의 전당이 가진 전문성을 끌어내기 위해 기획한 게 피스&피아노 페스티벌이었어요 그는 전당의 미래를 열어갈 주체로 경기도립예술단을 꼽았다. 다른 극장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훌륭한 예술단을 갖고 있다는 점인데, 도립이란 틀 안에 묻힐 수 있는 예술단 구성원 각자의 역량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는 축제를 열 것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재원. 도의 출연금이 갈수록 줄어드는 재정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손 사장은 양질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한다. 손 사장은 지난해 경기-삼성 드림합창단 음악회에 앞서 삼성의 2억7천만원에 상당한 지원을 받기 전에도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며 가치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가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협력해오게 된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지방문화원은 우리 사회 최초로 지역민의 의지로 탄생한 문화단체다. 현재 활동 중인 문화단체 중 태생의 역사가 가장 길고 그 범위와 규모 면에서도 가장 폭넓다. 길게는 6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국 229개 지방문화원은 창작 자료의 보고(寶庫)이면서 지역문화를 발굴계승하고 개발 및 보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쳐왔다. 경기도에도 31개 지방문화원이 있다. 그동안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최근 들어 어떤 이들은 문화원을 뒷방 노인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문화원의 진면목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경기도 문화원 중에는 소위 말해 잘나가는 문화원이 많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등 나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5개 문화원. 그 중심에는 경기도문화원연합회(회장 염상덕)가 플랫폼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이에 본지는 경기도 문화원열전을 통해 5개 문화원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안산문화원 안산의 역사 한눈에 안산향토사박물관 안산문화원(원장 김봉식) 1층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안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산향토사박물관이 있다. 문화원의 가장 큰 재산이자, 안산시민의 자랑이다. 안산은 지리적으로 바다와 인접함과 동시에 넓은 농경지를 배경으로 하여 농업과 어업이 옛부터 번성해 풍요로운 삶을 누렸고, 이러한 기반 위에서 다양한 민속과 예술 문화가 형성돼 왔다. 조선영조와 정조 시대 문예부흥기의 중심지로 많은 역사적 인물을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안산 시민뿐만 아니라 관외 지역민에게도 알리기 위해 향토사박물관이 지난 2008년 8월 6일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여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총 1천640종, 2천517점의 유물을 수집해 소장하고 있다. 고양문화원, 전국 최초 한옥 단독원사 둥지 고양문화원(원장 방규동)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전통 한옥의 단독원사에 둥지를 틀고 있다. 2011년 11월25일 일산서구 대화동 노래하는 분수대 인근에 전통 한옥 건물로 지은 새 터전으로 이전했다. 이는 전국 최초의 전통 한옥 단독원사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부지면적 2만1천586㎡, 건물면적 2천315㎡)로 약 69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지은 이곳은 전통문화 전수실과 공연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양시 전통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양문화원의 전통 한옥 원사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바로 고양유림 봉암서예원 이경무 원장이 고양문화원 원사 건립을 위해 34억여원에 이르는 본인 소유의 토지를 기부 체납했다. 이경무 원장의 기부정신은 고양지역의 나눔 문화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 고양문화원은 원사 건립을 위해 거액을 쾌척한 봉암 이경무 선생의 흉상을 로비에 세워 그의 아름다운 나눔 철학을 기리고 있다. 이천문화원, 톡톡 튀는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는 1963년 설립돼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프로그램 기획력에 있어서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천 최초의 문화축제인 설봉문화제를 1987년부터 매년 10월에 개최해오고 있다. 크게 민속 행사, 문예 행사, 청미문화제 등 3가지로 구성된 설봉문화제는 천편일률적인 보여주기식 지역축제와는 궤를 달리한다. 그 가운데 허수아비 가족축제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다문화가족이 참여하는 축제로 진행, 63개 다문화가정 총 203명이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린 개성 있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평택문화원 폐교 활용 지역문화공간으로 재창출 평택문화원(원장 김은호)은 특별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름하여 웃다리문화촌. 웃다리문화촌은 학생 수 감소로 2000년에 폐교된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를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에서 생활 친화적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2006년 문을 열었다. 생활도예, 솟대 및 장승만들기, 평택농악배우기, 한지공예, 천연염색 등의 정기강좌부터 떡메치기, 양초만들기, 클레이아트, 나무곤충만들기 등의 일일체험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또 평택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외국인 대상 한국문화체험도 마련돼 있다. 게다가 지게, 양철도시락, 딱지 등 1950~80년대 부모님 세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전시된 웃다리박물관과 도시생활 속에서 보기 힘든 닭, 염소, 돼지, 거위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는 동물농장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또 1970~80년대의 학교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방송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EBS 나도 요리사 등 지상파방송을 비롯해 MBC every1 무한걸스, tvN 현장토크쇼 택시 등 케이블TV 방송에서도 촬영 장소로 소개됐다. 포천문화원 年 1천100여명 배출 문화학교로 승부 포천문화원(원장 이만구)은 문화학교를 가장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범문화원이다. 문화학교는 현재 23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고 연간 1천1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9월 처음 5개 과목으로 시작한 문화학교는 현재 23개 과목으로 각 기수당 평균 36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다.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되는 순수 문화예술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여가생활을 문화예술에 심취하고자 하는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또한 문화학교와 연계해 실버악단, 문화 나눔 봉사단을 구성해 구성원들의 노후를 보람있는 삶과 사회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관내 요양시설을 비롯해 중앙의 전국 문화원의 날 및 도단위 각종 행사에 특별 초청을 받아 열연을 펼치며 포천문화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