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정겨운 미소 있었네 개발 물결에 스러진 어릴적 고향 풍경…

도시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아침과 저녁 출·퇴근시간의 번잡한 대중교통과 해질녘 집을 향해 오르는 골목길, 힘겹지만 내일의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소시민들의 삶.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사람 냄새 풀풀 풍기던 그런 동네는 재개발이란 유탄을 맞고 하나둘 사라진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택지개발의 돌풍에 정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고, 외지인들이 성냥곽 같은 아파트의 새 주인으로 등장한다. 화가 정석희의 고향은 서울 금호동 산 7번지. 30여년을 지내는 동안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오랜 세월이 지나 작고 초라한 그 현장을 찾았다. 이미 개발의 물결이 들이닥쳐 옛 정취는 오간 데 없다. 골목길에 딸린 조그만 가게와 어둑칙칙한 방앗간, 재잘거리던 아이들과 눈인사를 나누던 어른들의 정겨운 미소도 사라졌다. 작가는 옛 기억을 반추하며 어릴 적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눈이 하얗게 쌓인 마당과 장독대, 담벼락 너머로 아득하게만 보였던 집들, 계곡처럼 느껴졌던 많은 계단들과 커다란 바위들, 당시로선 구경조차 힘들었던 바나나를 먹던 소녀…. 작가는 “각자의 고향을 떠나 삶의 고단한 안식처를 이뤘던 거대도시 서울의 외곽, 금호동 산 7번지는 나에겐 소(小)우주였다”고 고백한다. 그는 지난해 눈덮인 금호동을 담았다. 그는 시간이 흐르며 변화를 거듭하는 풍경을 눈에 담은 후 점차 사라지는 기억과 회한, 존재의 의미를 하나둘 그려냈다. 갈색의 모노톤으로 차분히 그려낸 작품들은 하나같이 서정적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집들과 넉넉히 쌓인 눈들이 평화롭기까지 하다.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아트포럼 뉴게이트에서 열린다. 문의(02)737-9011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공연리뷰>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한밤의 세레나데’(?). 촌스런 뮤지컬 이름에 극 배경도 70년대, DJ가 등장하고 포크송과 디스코라니 큰 기대 없이 객석 한 켠에 앉았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자주 본듯한 활달한 한 총각이 기타를 들고 나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공연이 진행될수록 점점 상상이 무너지더니 지난 7일 오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을 나오면서는 흡족함을 감출 수 없게 됐다. 장소는 30년 전통 지선이네 순대국집 안에 설치된 70년대식 라디오부스. 시간은 새벽 2시. 컴컴한 무대에 마르고 촌스런 스타일의 서른세살 노처녀 DJ가 부스 안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서른세살이란 나이도 “꽃 중의 꽃 사쿠라가 둘 삼땡~!”이란 노래로 희화하면서 신나게 기타치는 그가 주인공이다. 오랜만에 듣는 기타소리가 정겹고 DJ의 노래는 폼잡는 노래보다 훨씬 실감이 나 관객들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낸다. 컴컴하고 작은 소극장 분위기에 인위적인 부분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스토리 전개가 점점 자연스러운 관객들의 반응을 유도해 억지 웃음이 없는 무대가 이어졌다.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되는 이 뮤지컬은 갑자기 지난 1973년 12월29일로 돌아간다. 디스코장 쎄씨봉, 25도 두꺼비 소주를 입구를 털어내고 따라마시는 모습에 객석에서 웃음이 연이어 터진다. 순대국집 할머니의 구수한 욕설이 줄줄 이어지고 귀여운 여배우들이 스토리를 따라 사람 사는 모습이 희노애락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작은 뮤지컬이지만, 등장 배우들은 하나같이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공연 후 커튼콜에서 보니 배우라곤 DJ, 엄마 박정자, 아빠 박유성, 감초배우 이렇게 4명뿐이었는데 무대는 분명히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간 기분이다. 처녀 적 엄마부터 욕쟁이 할머니 엄마 박정자를 연기한 윤진성의 순간 변신도 멋졌고, 전체 스토리를 끌고가는 DJ 박지선 역을 맡은 김영옥의 노래실력과 끼도 돋보였다. 감초배우로 할머니, 야채장수, 이정한, 류경아, 실장 등 일인 다역을 소화해버린 배우 이상은도 잊지못할 공연을 선사해줬고 아빠 박봉팔과 도너츠 역을 소화한 배우 배윤범은 느끼함의 진수로 객석을 뒤집어놓았다. 배우 한명 한명의 내공들이 모여 규모는 작아도 공연의 감동은 예산을 잔뜩 들여 만든 왠만한 대형 공연 못지 않았다. 언제 옷을 갈아입었나 싶게 빠른 변신, 극 전개가 전혀 지루함이 없어 공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까지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자연스런 대사와 배우 동선이 많이 다듬어진 듯 보였는데, DJ 멘트 중 “연말”이란 단어도 그렇고, 극 전반적인 분위기가 겨울이라 연말에 더 어울리는 공연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음향은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 중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소리전달로 객석 뒷자리까지 생생하게 전달됐다. 하지만 DJ박스 장면은 빔이 너무 약해 잘 안보여 조명조절이 다듬어진다면 완벽한 공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촌스러워, 촌스러워, 어떻게 저렇게 촌스러울 수 있나” 싶은데, 보면 볼수록 중독되는 촌스러움이 결국 마음 속에 따뜻함으로 남아버렸다. 올해 연말 가족들과 다시 한번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를 보러 가야할 것 같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조반니 미라바시, 4월3일 첫 내한공연

(연합뉴스) 이탈리아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조반니 미라바시(Giovanni Mirabassi)가 4월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 관객 앞에 선 바 있는 그는 이탈리아 페루지아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랑받고 있다. 10세부터 재즈 피아노를 연주했으며, 17세에는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와 함께 공연하는 영광을 누린다. 1992년부터 파리로 활동 무대를 넓혔고, 1996년 아비뇽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01년 명반으로 평가받는 '아반티(Avanti!)'를 발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음반 '에어(Air)'로는 프랑스 재즈 아카데미가 선정한 2003년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이번 내한은 2월 발표한 새음반 '테라 퓨리오사(Terra Furiosa)' 관련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레온 파커(드럼), 지안루카 렌치(더블 베이스)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트리오 형태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아반티'와 '프리마 오 포이(Prima O Poi)'의 수록곡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한국 팬을 위해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테마도 특별히 선보인다.

조반니 미라바시, 4월3일 첫 내한공연

(연합뉴스) 이탈리아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조반니 미라바시(Giovanni Mirabassi)가 4월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 관객 앞에 선 바 있는 그는 이탈리아 페루지아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랑받고 있다. 10세부터 재즈 피아노를 연주했으며, 17세에는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와 함께 공연하는 영광을 누린다. 1992년부터 파리로 활동 무대를 넓혔고, 1996년 아비뇽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01년 명반으로 평가받는 '아반티(Avanti!)'를 발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음반 '에어(Air)'로는 프랑스 재즈 아카데미가 선정한 2003년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이번 내한은 2월 발표한 새음반 '테라 퓨리오사(Terra Furiosa)' 관련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레온 파커(드럼), 지안루카 렌치(더블 베이스)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트리오 형태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아반티'와 '프리마 오 포이(Prima O Poi)'의 수록곡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한국 팬을 위해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테마도 특별히 선보인다.

부천필 ‘샛별 지휘봉’과 춤춘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7일 오후 7시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회 부천필코러스 주최 합창지휘콩쿨 입상기념 신진 지휘자 데뷔 콘서트를 연다. 대학생·대학원생 합창지휘 콩쿨은 합창 지휘자의 저변 확대와 국내 합창단의 발전을 위해 기획된 행사로 지난 1월 열린 제2회 콩쿨에서는 김연정, 곽연용, 이바하, 최다정 등이 입상했다. 첫 주자로 나서는 김연정은 서울예고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에서 교회음악과 합창지휘를 전공하고 있으며 연희천주교회 청년부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재원. 이번 콘서트에서는 야비에르 부스토의 ‘아베 마리아’와 브람스의 ‘사랑의 왈츠 작품 52번’ 중 일부 곡과 함태균의 ‘가시리’를 지휘한다. 두번째 주자인 곽연용은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하고 있으며 현재 이화여대 직원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다. 프란시스 폴랑의 ‘영광’ 중 1·2악장과 이현철의 ‘청산에 살리라’, 조우현 편곡의 ‘마차를 타고 가라’, 리빙스턴 기어하트 편곡의 ‘마른 뼈들’ 등 흑인영가를 지휘한다. 세번째 주자 이바하는 연세대 교회음악과 합창지휘전공 3학년으로 1218 해피존 하늘소리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선 이건용의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와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중 제1곡과 제2곡을 지휘한다. 마지막 주자인 최다정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 합창지휘 전문사과정을 이수 중이며 서강대 오케스트라 aces를 지휘하고 있다. 하이든의 ‘우리는 그대를 주님으로 받드나이다’, 스트라빈스키의 ‘시편교향곡’ 중 제1악장, 김솔봉의 ‘전쟁레퀴엠’ 중 ‘분노의 날’을 지휘한다. 전석 5천원. 문의(032)320-3481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마에스트로 금난새 ‘봄’을 깨우다

매월 둘째주 화요일 아침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을 찾으면 따뜻한 차와 이야기가 있는 특별한 무대, 모닝콘서트와 만날 수 있다. 콘서트에 가면 연주자와 관객들이 만나 단순히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주자들의 삶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마련돼 관객들이 클래식에 대한 이해와 친근감을 높일 수 있다. 모닝콘서트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저녁시간에 공연 관람이 어려운 주부들을 대상으로 오전시간대 차와 함께 공연을 하는 주부맞춤형 공연으로 모닝콘서트를 처음 시작, 지난해 평균 90%대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고정 관객층과 마니아를 형성한 인기 프로그램. 3월의 모닝콘서트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금난새 지휘자와 경기챔버오케스트라가 봄 햇살과 같은 따뜻한 선율들을 선사한다. 레퍼토리는 비발디의 ‘사계’ 중 ‘봄과 여름’, 벤자민 브리튼의 ‘심플심포니 작품 4번’. 계절의 여왕 봄의 기운에 맞게 음악을 통해 그려지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사계와 현악 5부 구성의 실내 교향곡으로 각 악장마다 내용을 암시하는 타이틀이 붙어있고 고전적 형식미를 자랑하는 ‘심플심포니’는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마림바 연주자 황세미가 협연. 오는 11일 오전 11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전석 1만원. 문의(031)828-5841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쉿, 봄이 오는 소리 들리나요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봄노래 퍼레이드가 3월 상큼한 봄향기를 몰고 온다. 수원시립합창단은 창단 제25주년을 맞아 제115회 정기연주회 ‘봄나들이 갑니다’를 준비했다. 오는 18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이병직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지휘로 진행될 이번 음악회는 4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첫 무대는 ‘새로운 시작’을 테마로 ‘A New Creation’, ‘Caritas et Amor’, ‘Te Deum’, 두번째 무대는 ‘봄이 오는 아프리카’로 아프리카의 정취가 물신 풍기는 ‘루마족 미사’ 등을 선보인다. 세번째 무대는 ‘봄내음의 노래’로 유명한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 ‘봄이 오면’, ‘나물깨는 처녀’, ‘남촌’이 편곡·연주된다. 마지막 무대는 노래와 안무가 어우러진 테마로 뮤지컬 A Corus Line(코러스 라인) 중 ‘I Hope I got it’, ‘Who am I anyway?’, ‘I Can do that’, ‘At the Ballet’, ‘Let me dance for you’, ‘What I did for love’ 등이 준비됐다. 이병직 상임지휘자는 인깐토레스 남성합창단과 삼성 한우리 합창단 지휘자, 한국지휘자협회 이사,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 한국합창총연합회 부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R석 2만원, S석 1만원, A석 5천원. 문의(031)228-2813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봄처녀 제오시네~

이제 완연한 봄이다. 산과 들에는 봄내음이 그윽하고 만물은 물이 올라 생동감이 넘친다. 싱그러운 봄날, 오페라의 아리아에 실려 들려오는 봄의 소리가 우리들을 더욱 즐겁게 한다.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0일 오전 11시 소극장 아랑홀에서 3월의 Good모닝 콘서트로 김자경 오페라단의 아리아와 팝송으로 엮는 ‘봄이 오는 소리’를 마련했다. ‘Good모닝 콘서트’는 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 향기로운 커피 한 잔과 이야기가 있는 편안한 아침음악회로 김자경 오페라단이 품격 높은 오페라 아리아와 우리 귀에 익숙한 팝송과의 만남으로 꾸며진다. 이날 무대에선 바리톤 정지철, 소프라노 하수연·정병화가 피아노 신수연의 반주로 김동진의 가곡 ‘목련화’, 홍난파의 ‘봄처녀’ 등 봄의 노래로 시작해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등 오페라의 감미로운 아리아들을 불러준다. 이어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주제곡 ‘The Phantom of the Opera’, 오즈의 마법사 중 ‘오버 더 레인보우’,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Tonight’ 등 영화 주제곡과 ‘My Heart will go on’, ‘Moon river’, ‘A love until the end of time’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올드팝송을 들려준다. 공연이 끝나면 로비에서 원두커피와 쿠키가 제공되는 작은 공간도 운영된다. 전석 1만원. 문의(031)790-7979 /이종현기자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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