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전업주부 신모씨는 몇년 전부터 손이 시려 견딜 수가 없고 온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다. 물건을 둔 곳을 깜빡 잊는가 싶더니 작은 일에도 놀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덥지 않은 날씨에도 식은 땀이 비오듯 흐르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툭하면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손발이 저려 집안일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가족들에게 얘기해도 이젠 귀찮다는듯 들어주지도 않아 답답한 마음에 본원을 찾았다. ◇갱년기 장애 증상 이 증상을 특징적으로 말하자면 부정수소(不定愁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일반 질환들처럼 증상이 일정하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아픈 게 특별히 한 부분을 정확히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꾀병으로 잘못 오인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환자 본인이나 주위 가족들에게 이같은 갱년기 장애와 관련, 정확한 지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갱년기란 여성의 임신이 가능한 시기부터 폐경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대략 폐경 전·후에 해당된다. 이는 폐경 전과 폐경이 이뤄진 시기, 그리고 폐경 이후 일정 기간 등으로 2~3년부터 20년까지 다양하다. 폐경기를 중심으로 45세 전후부터 53세 사이를 갱년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 정신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불편함과 함께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만큼 증상이 나타난다면 갱년기 장애로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식은 땀이 나타나는 안면홍조를 들 수 있다. ◇갱년기 건강관리 50세 전후 여성은 이 시기 건강관리가 노년기 건강을 좌우한다. 폐경을 전후한 시기 병원을 방문, 갱년기 증상이 심해지기 전 부인과 전문 한의사와 적절한 상담 및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皇帝內經)’은 “여자 35세에 노화가 오기 시작하고 49세 폐경이 와 아이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여성호르몬을 주관하는 신(腎)기능 쇠퇴로 인체 진액이 소진되고 이로 인해 허화(虛火)가 위로 치솟는 상태를 말한다. 갱년기 한방치료는 체질과 증상에 따라 신기허손(腎氣虛損), 간신허손(肝腎虛損), 간기울결(肝氣鬱結), 심신불교(心腎不交), 심비양허(心脾兩虛) 등으로 변증해 한약요법, 약침요법, 침구요법, 운동요법, 식이요법, 환경 변화요법 등을 사용해 치료하고 있다. ◇가정에서 가능한 치료법 탁구, 테니스, 요가, 수영, 조깅 등 가볍고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칼슘 등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해준다. 온천 목욕탕 등의 냉온탕, 반신욕 등을 통해 긴장된 심신을 이완시킨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신앙생활이나 사회봉사활동 및 서예 꽃꽂이 등 간단한 취미활동 등을 통해 정신의 안정과 삶의 의미를 찾는다. 호르몬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양강장 작용이 있는 구기자나 복분자 등을 차처럼 달여 장복한다. 오장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근골을 강하게 해주는 검은 참깨, 즉 호마인을 술로 쪄 환이나 가루로 만들어 복용한다. 쑥과 익모초 등을 달여 매일 식전 한컵씩 마신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찬물을 많이 마신다. /안대종 안양 중화한방병원장·한의학박사
문화
경기일보
2006-11-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