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관절 수술에는 왜 로봇이 필요할까?

러시아의 유명한 과학자이자 로봇공상과학 소설가의 선구자인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는 로봇의 3원칙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하나,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다. 둘, 첫째의 경우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셋, 첫째와 둘째의 경우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이전에는 별 것 아니게 느꼈던 이 말을 필자가 이 병원에 온 지 만 3년이 지나고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경험하면서 요즘들어 새삼 의미있게 새기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손, 발, 어깨, 무릎, 엉치. 목, 허리 등은 우리 몸에서 정도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굽히고 펴는 등의 관절운동이 가능한 부위다.

 

이런 운동은 관절이란 조직에 의해 뼈와 뼈가 부드럽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관절은 많이 쓰는 만큼 손상도 잦은 곳이다. 이러한 관절에 다양한 이유로 이상이 생겨 통증 및 운동제한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 중 무릎관절(슬관절)과 엉치관절(고관절)이 가장 흔한 부위이며 이유로는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들 수 있다. 염증이 생겨 관절 부위 연골이 손상되면 뼈와 뼈가 직접 부딪치게 돼 통증을 느끼게 마련, 중간에서 뼈끼리의 마찰을 막아야 할 관절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인공관절은 쉽게 말하면 이러한 질환들로 병에 걸려 다른 치료에 반응을 안 할 때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관절을 대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인공관절의 성공율은 환자의 상태, 인공관절의 디자인, 인공관절의 바른 위치 삽입 등의 영향을 받는데 이 중 인공관절의 바른 위치와 올바른 하지 정렬이 인공관절의 생존율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공관절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사람의 손에 많이 의존하는 기존 수술보다는 첨단 기술과 컴퓨터를 바탕으로 로봇을 이용하여 수술하는 인공관절 수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치할 때 의사가 직접 뼈를 자르고 위치를 잡던 역할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환자의 고유한 뼈모양과 위치, 인공 관절이 삽입될 방향 등을 수술전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CT)를 통해 수술 부위의 전면, 측면, 단면을 마치 피부를 절개하고 육안으로 들여다보는 것과 같이 미리 정확하게 파악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술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0.1mm 이내의 오차로 뼈를 정밀하게 절삭, 체중이 실리는 부위에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시킬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렇게 정확하고 바른 인공관절을 삽입함으로서 환자들은 수술후 인공관절을 마치 자기의 이전 관절처럼 부드럽고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관절의 디자인과 재질은 현대 산업의 발전과 함께 무궁한 발전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선의 방법으로 인공관절을 삽입해 줄 수만 있다면 예전의 인기있던 만화영화 은하절도 999의 주인공 철이가 그토록 갈망했던 영원한 생명처럼 한 번 수술 후 영원히 쓸 수 있는 인공관절도 결코 먼 훗날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윤성환 이춘택병원 정형9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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