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몸에서 나는 냄새 모두 모여라

겨울의 문턱이다.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은 걱정이 앞선다. 이들과 함께 또 걱정 많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체취가 심한 사람들이다. 실내 활동이 늘어나고, 환기가 어려워지면서 몸에서 냄새가 나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혹시나 자신의 냄새가 주변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대부분 신진대사 과정에서 노폐물이 생성되므로 자신만의 고유한 냄새가 없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좋지 않은 냄새가 나고, 여기에 신경을 쓰다 보면 타인은 물론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소극적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 중 대표적인 것이 ‘노인 냄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사시는 방에서는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이를 노인 냄새라고 한다. 노인들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는 신체의 노화에 따른 신진대사 능력이 감소되면서 노폐물의 분해와 배출이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또 활동력 저하로 스스로 몸을 자주 씻지 않거나 청결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것도 크게 작용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이 들어 그런 걸 어떻게’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청결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냄새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는 것 중에서 흔한 것이 액취증이다. 속칭 ‘암내’라고 불리는 이것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물질을 세균이 분해하여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기 때문에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액취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겨드랑이를 자주 씻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항생제 용액이나 연고를 바르는 방법이 있으나 좋아지지 않을 때는 아포크린 샘을 파괴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이런 수술은 아포크린 땀샘이 다 자라는 16~18세 이후에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냄새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일찍 해주는 것이 낫다.

 

또 흔히 병원에서 보게되는 경우가 입 냄새, 구취다. 이는 성인의 50%가 겪는 문제라고 한다. 구취는 본인이 잘 몰라 주위 사람의 말을 듣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생기는 냄새는 일시적이지만 냄새가 오래갈 때는 병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

 

입 냄새는 입안의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할 때 생기는 휘발성 황이 주범이다. 치주염 같은 구강질환이 있을 때 입 냄새가 심해지며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이 느슨해도 신트림이 나면서 심해지기도 한다. 축농증이나 편도선염 같이 구강과 연결된 인두나 후두 혹은 비강의 질환도 입 냄새를 일으킨다.

 

심한 경우 당뇨병 같은 대사성 질환이나 만성신부전 혹은 간 경변에서도 독특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이런 질병이 있어 입 냄새가 나는 경우는 그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 냄새가 나는 경우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긴장을 하거나 배가 고픈 것도 냄새가 더 나게 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식생활과 편안한 마음이 중요하다. 노용균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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