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맨정신에… 여성 살해 후 시신 훼손ㆍ장롱에 보관

알고지내던 10대女 모텔 유인 성폭행 반항하자 살해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 난도질… 비닐 봉투담아 귀가

오원춘보다 더 엽기… 피의자 “성폭행 신고 두려웠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17세 소녀를 만난지 단 3번 만에 성폭행하고 살해,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더욱이 오원춘 사건을 연상케 하는 엽기적인 범행과 달리, 범인은 고교를 중퇴하고 커피전문점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던 19세 평범한 청년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 하고 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알고 지내던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및사체유기 등)로 S씨(1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S씨는 지난 8일 밤 9시께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의 한 모텔에서 A양(17)을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S씨는 경찰에서 “성폭행 후 A양이 나가서 경찰에 신고할 것이 두려워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A양은 살해 당일 오후 3시께 S씨가 보낸 ‘뭐하냐. 놀러와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모텔에 왔다 변을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S씨는 살해 후 미리 준비한 공업용 커터칼로 모텔 화장실에서 약 10시간에 걸쳐 A양의 시신을 무참히 훼손했다. 시신을 쉽게 옮기기 위해서였다.

S씨는 살점을 도려내 화장실 변기에 버렸으며 20여개로 추린 뼈를 김장용 비닐봉투에 담았다. 피가 묻은 옷가지와 수건 등을 모두 가방에 넣고 화장실을 깔끔히 청소했다.

더욱이 S씨는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훼손하다 부러지자 9일 새벽 1시37분께 인근 편의점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추가로 구입했다.

당시 S씨는 술이나 기타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날인 9일 오후 2시께 모텔에서 빠져나온 S씨는 콜택시를 불러 용인 자신의 집으로 이동, 앞 마당 컨테이너박스 속 장롱에 A양의 뼈를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S씨는 9일 오후 7시께 친구 C씨(19)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고 10일 새벽 0시30분께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S씨가 지난해 10월 상세불명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자살을 기도, 치료받은 것 외에 정신과적 치료 병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숨진 A양의 부모는 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9일 오후 8시10분게 미귀가 신고를 한 상태였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신원 및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S씨와 함께 모텔에 투숙했다 먼저 나온 친구 C씨에 대해서도 시신유기 과정에 가담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성폭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영국ㆍ박성훈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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