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엽기살인 10대 ‘담담히 현장검증’… 주민들 분노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한 용인 엽기 살인사건에 대한 경찰의 현장검증이 벌어진 지난 12일 오후 2시.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A모텔 주변에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시민 100여명이 우산을 받쳐든 채 피의자 S씨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경찰은 병력 2개 중대를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윽고 오후 2시48분께 모텔 주차장에 호송차가 들어왔고 S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검증 상황은 모텔 업주의 요청으로 내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검증은 2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S씨는 모텔 8층 객실에서 A양(17)을 목 졸라 살해하고 당일 시신을 훼손해 변기에 유기하는 등의 과정을 담담하게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모텔 프론트에 있던 관리인 A씨는 “새벽 0시30분께 압축기가 필요하다고 인터폰이 와서 갖다 줬었다”면서 “변기에 휴지를 잘못 넣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게 살덩이였다고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며 혀를 내둘렀다.
모텔에서의 현장검증을 마친 S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말없이 곧바로 차에 올랐다. 군중 사이에서는 욕설과 함께 얼굴을 공개하라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등학생 L양(17)은 “내 또래가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며 “10시가 넘는 귀가 시간이 두렵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고교 시절 S씨와 같은 반이었던 J씨(19)도 “영어도 잘하고 조용한 성격에 착하다는 평까지 있었는데 뉴스를 보고는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며 “이제는 응당한 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텔과 10여㎞ 떨어진 그의 집에서의 현장 검증에는 200여명의 주민이 운집했고 역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S씨는 집 앞 컨테이너박스에서 시신을 장롱에 유기하는 과정도 태연하게 재연했다. 경찰은 현장검증 내용을 토대로 보강수사를 벌인 뒤 다음주 안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용인=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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