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수원화성 달빛동행

왕이 거닐던 성곽길… 열대야 잊게하는 ‘황홀한 야경’

달과 함께 옛 왕들이 거닐었던 성곽을 따라 걸으며 화성행궁의 야경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수원문화재단이 오는 10월19일까지 총 14회에 걸쳐 ‘수원화성 달빛동행’을 운영한다.

지난 21일 오후 8시 ‘수원화성 달빛동행’이 시작하는 화성행궁, 그 현장을 가봤다.

수원화성 달빛동행은 8~10월 음력보름을 전후해 수원화성 성곽과 화성행궁, 수원천 등을 거닐며 수원의 밤풍경과 전통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밤 8시~10시 두시간동안 진행되며 화성행궁을 시작으로 화성열차를 타고 팔달산에서 장안문까지 관람하고 화홍문, 방화수류정, 용연, 수원천, 행궁광장 등을 돌아보는 약 3.84km의 코스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화성행궁을 걷노라면 새삼 그 정교함과 웅장함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청사초롱을 들고 풀내음을 맡으며 오르는 팔달산 오솔길과 시원한 바람으로 열대야를 잊게 해줄 야간달빛열차는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특히 수원 8경에 해당하는 용지대월(龍地待月)과 화홍관창(華虹觀漲)은 ‘달빛동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달빛야경을 선사한다.

방화수류정 아래 자리잡은 연못인 용연에서 달이 떠 오르기를 기다린다는 뜻의 용지대월. 실제로 용연 수면에 떠오른 달과 달에 비친 방화수류정의 모습은 무아경 그 자체였다.

제 7경 화홍관창은 아름다운 무지개 문이라는 뜻을 지닌 화홍문에 물이 넘쳐흐를 때 생겨나는 물보라의 장관을 뜻한다. 화려한 조명과 달빛은 입은 화홍문은 수원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까지 더해져 절경을 이뤘다.

임금이 행차할 때 잠시 머무르며 집무를 하던 공간으로 평상시에는 화성유수의 처소로 사용됐던 유여택에서는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경기도립무용단과 국악단의 ‘달빛 향연’ 공연이 펼쳐졌다.

구간별 해설의 깊이와 전달력을 높이고 진행자의 능숙함, 다양한 콘텐츠 등을 보완한다면 수원 대표문화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내년 3월 유료화를 앞두고 관내 기업, 자원봉사자, 파워블로거, 인바운드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팸투어 형식으로 시범 운영된다. 문의(031)290-3611

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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