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우울증상이 우울증으로 진단돼 치료를 받아도 회복과 함께 종결되지 않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 우울은 치매의 전조증상이기도 하고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들의 30%에서 우울증이 발견됐다고 보고있다. 이는 올해 초 경도 인지장애에 관한 전국적 자료에서 울산의대 김성윤 교수팀이 발표한 자료다. 우울이 치매의 조기 신호일 수도 있고 경과과정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중장년기 우울이 치매로 진행한다는 연구결과는 매우 흔하다. 이처럼 치매의 발병 과정에 우울은 치매의 문 앞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다리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노인 우울은 조기에 매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노인기 우울의 가장 큰 위험성은 자살과의 연관성이다. 우리 나라 노인들의 자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끔찍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10만명당 80명에 달하는 수치로, 가장 낮은 이탈리아나 그리스에 비하면 25배 이상의 높은 수치다. WHO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 인구 자살의 70~90%는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노년기 자살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으로 노인들의 우울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충고이자 조언이다.
경기도 정신건강증진센터와 경기도는 이런 문제 인식 속에서 노인 치매 검사와 더불어 우울증 고위험군 발견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여러 문제가 산적하지만 노인 우울 검진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확산은 구체적으로 자살의 감소와 치매의 예방과 필연적으로 연결될 것이다.
질병, 빈곤, 고립이라는 노인기 심리의 3대 병리의 해결과 함께 노인기를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노인은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단언컨대, 우리가 현재 가장 집중해야할 예방적 사업은 노인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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