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와 청소년은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약을 처방할 때도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이라도 어린이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아플 때, 어른이 복용하는 약을 절반 잘라 먹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래서 어린이에게 약 처방을 내릴 때는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약인지, 품질 관리가 잘 된 믿을 수 있는 약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많이 처방하는 해열제의 경우, 성분은 같은데 다양한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소아과전문의는 같은 성분의 약 중에서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약을 처방하게 된다. 같은 성분의 치료제가 각기 다른 회사에서 다른 제품으로 판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성분의 약에 대한 제네릭 의약품들이 많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신약이 개발되면 이 약은 일정 기간 동안 특허권을 보호받게 된다. 이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회사들도 그 성분의 약을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이때 원래 약을 개발한 회사가 만드는 약을 오리지널이라고 하고, 다른 회사에서 만든 약을 제네릭 의약품이라고 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오랫동안 사용돼 오면서 효능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된 의약품이다.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는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치료 옵션이 된다.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과 주성분, 함량, 제형 등이 동일한 의약품으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동일한 효능을 입증 받으면서, 가격도 저렴하다.
의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너릭 의약품 등 다양한 치료 옵션 중에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약을 골라 처방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품질과 효능, 안전성을 모두 꼼꼼히 따질 수밖에 없다. 어린이 환자의 경우,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보호자는 우선 약을 처방 받을 때 가능한 많은 질문을 하고, 의사에게 아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약을 먹이기 전에 무슨 약인지 확인하고 정해진 용법과 용량에 맞춰 아이에게 먹인다. 자녀가 약을 복용하는 동안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지 않고, 비타민이나 한약, 다른 양약을 함께 주어서는 안 된다. 복용하는 약 외에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였을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 보통 어린이는 어른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에게 약을 처방할 때 어른이 먹는 약을 단순히 용량을 줄여 주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및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배영민 구앤배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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