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경기아츠컴퍼니페스티벌’ 절반의 성공

무용극부터 국악 연주, 연극, 오케스트라 음악회까지 다양한 종합예술을 선보인 ‘2013 경기아츠컴퍼니페스티벌’. 경기도립예술단의 진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경기도문화의전당 측의 노력이 단연 돋보였던 축제였다.

하지만 기존에 선보였던 각 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를 나열하는데 그친데다, 예술단원들의 야외 무료 공연은 무질서한 객석 운영과 어린이 관객을 배려하지 않은 아슬아슬한 장면 노출 등 미숙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4~12일 약 8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경기도문화의전당은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며 첫 무대를 장식했던 경기도립무용단의 무용극 ‘태권무무 달하’ 공연은 대극장의 전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시사했다. 여전히 ‘곡선’과 ‘직선’으로 각각 상징되는 전통무용과 태권도가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모습이 씁쓸했지만, 우리 민족의 기원을 형상화한 전통무용단의 기예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경기도립국악단은 해외 민속음악과의 조화를 시도한 음악회 ‘축제’를 통해 국악을 관객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도록 했다. 인도네시아 음악 ‘도팽글라스’에서는 국악 타악기인 운라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고유의 리듬을 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붉은 옷을 입고 등장한 광대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어우려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일본 소란부시와 중국의 목금연주와의 협연 속에서도 국악의 매력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수십년 관록에 빛나는 베테랑 연극배우가 총출동한 도립극단의 ‘늙어가는 기술’은 고선웅 단장 특유의 유머가 베어있는 무대로 관객의 호응을 얻었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자들의 카리스마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처럼 각 도립예술단의 공연은 성공적이었지만 예술단이 하나돼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던 당초 페스티벌 기획 의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예술단원들이 축제기간 중 썬큰무대에서 갈라쇼 형식으로 선보인 ‘디아티스트’ 공연이 페스티벌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무료 공연인 탓에 객석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돼 산만했다.

게다가 경기도립앙상블의 공연 중 라틴풍 댄스에서는 출연진이 반라(反裸)에 가까운 의상을 입고 춤을 춰,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이 함께 보는 ‘오픈 무대’에서의 적절한 연출이었는 지 고민케 했다.

이번 축제를 반면교사 삼아 더 풍성하고 신선한 내년 축제를 기대해본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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