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압수수색
14일 국가정보원이 이석기 의원 등 내란음모 사건 2차 공판일에 통합진보당 관련 업체(단체)에 대해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RO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밝히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대상 업체 등은 RO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계열로 알려졌고 소위 RO의 자금줄로 의심받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정원이 이들 업체들을 RO의 자금줄로 보고 이를 모두 차단하는 동시에 나아가 RO의 실체를 구체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정원은 RO가 통합진보당 당권을 장악하며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들 업체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은 국정원이 법원의 2차 공판일에 맞춰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을 놓고 ‘판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압수수색 대상자 중에는 변호인단측 증인으로 출석할 인사가 포함됐고, 실제 일부 변호인은 압수수색 현장에 입회하느라 2차 공판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경기동부연합 활동 거점, 이석기 조력자 집중추적
CN커뮤니케이션즈와 계열사 등 수사선상 올라
검찰ㆍ국정원 “세포 조직까지 발본색원 사법처리”
별다른 마찰없어
국정원은 이들에게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동조) 혐의가 적시된 영장을 보여주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곳에서는 별다른 마찰 없이 진행됐으나, 서울 여의도 CN커뮤니케이션즈에서는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굳게 닫힌 문을 뜯어내고서야 압수수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있는 성남피플투데이에서는 국정원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는 동안 경찰이 대상 업체에 대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압수수색 대상 업체 직원임을 자처하던 일부 사람들은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 등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압수수색 현장에는 고요한 적막만이 흘렀다.
가끔 하얀색 장갑을 낀 국가정보원 수사관들만 압수수색 현장을 드나들 뿐이었다. 압수수색 대상 관계자들도 별다른 동요없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주변 점포 등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지도 모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압수수색은 일부 문서자료를 제외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담긴 파일을 복구하느라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오후 7시가 다되서야 끝이났다.
국정원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RO의 자금줄로 의심되고 있는 이들 업체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면서 “압수수색을 벌이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RO의 자금줄(?)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과 국정원은 RO의 주축인 경기동부연합 세력의 활동 거점으로 알려진 이들 업체를 RO의 자금줄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과 국정원은 지난 9월26일 이 의원 구속 기소 이후 RO의 대북 커넥션을 파헤치는 한편 이 의원의 조력자들을 집중 추적해 왔다.
행복한성남소비자생활협동조합(행복한성남생협), 행복한 애벌레, 백산건설, SN미디어와 화성지역 다산환경 등이다. 또 CN커뮤니케이션즈와 그 계열사인 사회동향연구소·길벗투어ㆍ문화기획상상, 나눔환경 등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과 국정원은 RO 근간인 세포 조직들까지 모두 사법처리해 RO 존립 기반을 발본색원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법무부는 헌재에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를 하면서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3명, 주요 당직자 5명, 보좌관 5명, 정책연구소 1명,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9명 등 상당수가 RO 조직원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압수수색 대상 업체는?
이날 압수수색 대상이 된 곳 중 CN커뮤니케이션즈는 선거홍보대행업체로 이석기 의원이 국회의원 되기 전인 2005년 설립된 CNP그룹을 지난해 개명한 업체다.
현재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재판을 받고 있는 이상호씨가 CN커뮤니케이션즈 자회사인 사회동향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금강산여행업을 주로 하는 길벗투어도 CN커뮤니케이션즈 자회사다.
나눔환경은 경영진이 경기동부연합 관련자로 알려지면서 성남시 청소대행 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됐던 곳이다. 2011년 2월부터 성남시와 3년째 청소대행 계약을 맺어 3년간 44억원을 지원받았다.
성남피플투데이는 인터넷매체와 주간지 형식의 언론사로 통합진보당 관련 기사와 성남지역 기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백산건설은 시민기업으로 조경시설 전문건설업체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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