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터키 봉사단 "케밥으로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세월호 침몰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 앞에 터키인 4명이 '케밥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들이 준비한 것은 케밥으로, 체육관 주변의 설렁탕, 김치찌개 등 한식 자원봉사 부스와는 다소 생경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이들은 주위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땀을 흘리며 케밥을 만들었다.

케밥이 준비되고 있는 식탁 아래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형제의 나라 터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서울에서 터키식당을 운영하는 4명의 터키인은 이날 0시 30분에 출발해 5시가 다 돼서 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고 한다.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한국인 남성은 "모두 10년 이상 한국에서 살아온 터키사람들이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 케밥으로라도 돕고 싶다는 마음에 한국인 직원들과 진도로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케밥을 체육관 안까지 직접 나르며 5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벌였지만 터키 케밥 자원봉사자들은 오후 1시께 현장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케밥 자원봉사자들과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세월호 침몰 현장의 숙연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항의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철수한 케밥 자원봉사자들은 "진도군청의 허가를 받고 왔는데 심려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며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자는 우리의 방문 목적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예나 기자 yena@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