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없이 마음만 앞선 ‘크리스마스 축제’

중구, 예산 수억 미확보 불구 강행 신포동 일대 구조물 ‘성급한 공사’ 
개막 10여일 앞두고 시·구비 ‘0원’ 동네잔치 ‘부실축제’ 우려 목소리

▲ 인천시 중구 신포동 금강제화 사거리에 크리스마스 문화축제 메인 트리 구조물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신동민기자

인천시 중구는 수억 원에 달하는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크리스마스 축제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중구에 따르면 4억 8천만 원을 들여 다음 달 6일부터 내년 1월11일까지 구청 앞~신포동 일대(810m)를 각종 크리스마스 조형물로 장식하고 중창단 공연 등 ‘2014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구와 지역 내 종교단체 임원으로 축제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재 신포동 금강제화 사거리 한복판에 축제 개막일에 점등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구조물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구는 축제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현재 총 4억 8천만 원의 예산 중 축제위원회 자부담 사업비인 1억 3천만 원(27%)만 확보했을 뿐, 시비 1억 원과 구비 2억 5천만 원은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추가경정 예산으로 확보하려는 구비는 축제 개막 2주일이 지난 다음 달 18일 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등이 끝나야 얻을 수 있는데다 구가 기대하는 시의 재원조정 특별교부금 1억 원 지원 여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는 대형 트리 구조물 공사를 위해 일찌감치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는 등 개막 일정을 맞추는데만 급급하다.

이 때문에 축제가 개막하더라도 예산이 없어 계획한 구조물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문화 축제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동네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규찬 구의원은 “축제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는커녕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여러 부문에서 미흡한 축제가 될 거라는 게 안 봐도 뻔하다”며 “최소한 예산 확보 후로 축제 개막을 미루던가, 차라리 준비를 확실히 마치고 내년부터 하던지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축제위원회와 구조물 시공사 간 협약에 따라 부득이 공사를 먼저 시작했다. 자부담 형식이기에 절차상 문제 될 건 없다”면서도 “축제위원회와 개막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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