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책을 지키다] 위기의 책방, ‘문화 아지트’로 변신중

배다리 헌책방 골목 등

1990년대 인천 사람들의 약속 장소 1번지는 ‘동인천 대한서림 앞’이었다.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 상대방이 조금 늦게 와도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한서림은 모두에게 친절한 약속장소였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이 등장하고 종이책이 e북으로 전환되는 동안 서점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배다리 골목을 가득 채웠던 헌책방도 지금은 한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아 있고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몇몇 대형서점, 그리고 350여 개에서 80여 개로 줄어든 동네서점만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약속의 명소이자 동인천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한서림은 경영난이 이어지자 5층 건물의 1~2층 매장을 임대하고 나머지만 서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서점이 퇴화하는 것은 아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문화와 역사를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대형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서점에서 책을 읽고, 고르고, 권하는 공간으로, 동네서점은 더는 손님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점점 변모해 가고 있다.

e북의 등장은 인천에 또 다른 미래를 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 전자책 도서관 애플리케이션인 ‘책 읽는 도시 인천’을 개발한 인천시는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출판, 판매, 구독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서서히 갖춰나가고 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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