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손자 싸늘한 시신으로… “아이고~ 얘들아” 노모의 통곡

[현장&] 잿더미로 변해 버린 강화도 글램핑장

22일 오전 8시께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 현장.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말해주듯 텐트가 있던 자리엔 검은 잿더미만 남아 있었다.

펜션 앞마당에 나란히 세워져 있던 인디언 텐트 3개 동 중 사망자들이 자고 있던 가운데 텐트가 완전히 불에 탔다. 재만 남은 자리에서 약 1m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양쪽 텐트에도 옮겨붙은 불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행히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불이 난 텐트의 오른쪽 텐트는 내부 시설물을 포함해 절반가량 탄 채 안이 들여다보였다.

사고 당시를 목격한 한 남성은 “어린 아이 한 명이 앞에서 울고 있기에 나와봤더니 이미 불이 난 상태였다. 대학생들이 119에 전화했고 소방차 한 대가 와서 울던 아이를 응급처치했다”면서 “아이 상태가 크게 문제 있어 보이진 않았고, 사람들이 불을 끄고 있었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이렇게 많이 있을 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22일 새벽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의 한 캠핑장 화재로 숨진 일가족 시신이 안치된 강화병원에서 유가족이 서로부둥켜 안고 오열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이날 오전 10시께. 화재로 숨진 가족의 시신이 안치된 강화병원 영안실 앞. 사망자 천모씨(36)의 어머니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들과 손자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천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전날 근무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캠핑장 간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면서 “아들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를 어떻게 떠나보내느냐”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또 다른 사망자인 이모씨(37)의 가족도 이씨와 두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고선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이씨의 한 지인은 “같은 교회를 다니는데, 중고등학교 동창인 이씨와 천씨가 평소 친한 친구이자 형, 동생으로 우애가 돈독했다”면서 “캠핑장을 올 때도 차 1대로 두 가족이 함께 타고 왔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아빠끼리 아이들을 캠핑장에 데려왔다가 참변을 당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유가족은 부검 절차 등이 마무리되자 이날 오후 시신을 서울집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한의동 양광범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