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빠 마음으로 불길 텐트 뛰어들어 아이 안고 死地탈출

화재 위기의 순간 어린이 구조… 義人 박홍씨

“(이번 사고가) 같은 아버지로서 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22일 새벽 인천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불이 난 텐트에서 어린이 한 명을 구조한 박홍씨(43). 박씨는 비교적 담담하게 화재 당시 사건을 회상했다.

그는 “새벽 1시께 잠이 들었다가 아이 울음소리에 잠을 깨 밖으로 나왔더니 맞은편 텐트에서 불이 나고 있었다”며 “급히 옆 텐트의 천막을 걷어보니 입구 쪽에 아이가 앉아 울고 있기에 얼른 안고 나왔다”면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또 “밖에서 봤을 때 불길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래서 텐트를 열기 전에는 (이씨 일가족이) 살아있는 줄 알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관리인이 가져온 소화기 안전핀을 뽑고 레버를 눌렀지만, 소화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주차장 쪽에 있던 다른 관리인이 가져온 소화기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아이를 데리고 나온 뒤에 불길이 더 커졌고,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캠프로 불이 번지지 않게 물을 뿌리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캠핑 당시 화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고, 안전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갖지 않았다”며 “다른 분도 항상 안전에 신경 써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구조 도중 손가락 등에 화상을 입은 박씨는 이날 오전 6시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실에서 3시간가량 치료받고 귀가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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