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전은 없었다… ‘父子의 단꿈’ 3분만에 삼켜버린 화마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 막을 수 없었나

WHY1 왜 순식간에 ‘활활’

텐트 가연성 소재 사실상 화약고

WHY2 왜 초기진화 ‘실패’

인디언 텐트안에 소방시설 ‘전무’

WHY3 왜 탈출 못했나?

칠흙같은 어둠 속 입구 어디에…

인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 글램핑장 텐트에서 불이 나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2일 인천시소방안전본부와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9분께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 한 글램핑장에서 불이 나 3분 만에 전소됐다.

이날 불로 7~10m 높이의 텐트에서 잠을 자던 이모씨(37)와 각각 11살6살 된 두 아들, 함께 있던 천모씨(36)와 아들(7) 등 5명이 숨졌다. 다행히 이씨의 둘째 아들(8)은 옆 텐트에 있던 박모씨(43)와 펜션 관리인 김모씨(53)에 의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소방차 도착 땐 이미 텐트 전소

이날 오전 2시12분께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이 13분 뒤에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텐트는 모두 불탄 상태로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류환형 인천 강화소방서장은 “화재 텐트는 1분 만에 급격히 전소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텐트 내부에 있던 사망자들은 불에 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텐트가 전소한 이유로 텐트가 연소가 잘 되는 가연성 소재로 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 소방시설 없고 어둠속 탈출 한계

인명 피해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재질로 된 텐트인 점도 있지만, 화재에 대비한 장비가 적절하게 비치되지 않은 점도 피해를 키운 한 원인으로 꼽힌다.

텐트 내부에 컴퓨터·냉장고·난방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화재에 대비한 소화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옆 텐트 이용객들이 캠핑장 마당에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인근 샤워장에서 물을 받아 진화에 나섰다.

불이 났을 때 탈출하기 어려운 텐트 구조도 화를 키웠다. 이 텐트는 6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텐트지만, 출입문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1m 남짓한 높이의 출입문은 아래에서 위쪽으로 말아 올려야 하는 형태여서 취침 전 출입문을 내리고 조명을 끄면 문이 어디인지 찾기 어려운 구조였다.

 

▲ 22일 새벽 화재 발생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한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의 한 캠핑장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장

■ 경찰, 화인·운영자 과실 등 본격 수사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등은 합동으로 화재원인 규명에 나섰다. 정밀감식 결과 화재가 텐트 입구 좌측에서 시작됐으며. 텐트 바닥에 깔린 난방용 전기패널에서 불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경찰은 강화경찰서에 조종림 서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설치, 강화군청과 글램핑장 운영자 등을 상대로 과실 및 불법행위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펜션 관계자와 관리인 등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과 소방시설 현황 등을 확인했으며 팬션 임대업주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의동 이민우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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