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고속道 공사까지 참았건만… 광주휴게소 관정 굴착 백지화 촉구
민자로 추진중인 제2영동고속도로 광주휴게소의 용수(지하수 및 상수도) 사용을 놓고 사업자와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자는 지하 관정을 뚫어 휴게소와 영업소에 사용하는 용수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인근 마을 주민들은 관정으로 인한 지하수 고갈로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사업시공사인 (주)협성건설과 광주시, 마을주민 등에 따르면 (주)협성건설은 지난해 11월 광주시 곤지암읍 유사리와 삼합리에 각각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천104.31㎡ 규모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설치하는 공사에 착공했다. 사업자는 각각의 휴게소에 지하 200~300m 깊이로 관정을 뚫어 총 140t의 지하수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휴게소가 상수도가 아닌 지하수를 용수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다.
특히 마을 주변이 신경기변전소 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휴게소 공사에 따른 지하수 고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인 곤지암읍 삼합리와 유사리 일대에는 280여가구 6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농업을 생계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고속도로 터널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과 먼지 등으로 고통을 당하면서도 국책사업인 만큼 참았다”며 “그러나 변전소 예정 후보지로 선정한 데 이어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지하수 개발만큼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마을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것도 모자라 2018년에는 제2외곽순환도로까지 계획돼 있다”며 “차라리 마을을 재난 구역으로 선포해 이주대책 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지하수 개발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법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30일까지 (주)영동고속도로 본사와 곤지암읍 유사리 공사현장, 광주시청사 앞 광장 집회신고를 광주경찰서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주)협성건설 관계자는 “용수를 지하수로 사용한다고 해서 지하수가 고갈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지하수 영향평가 등을 통한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에 따라 공사 방향(지하수 개발인지, 상수도 설치인지)을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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