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회원 수백명 피해 ‘먹튀’ 논란 ‘내부 수리’ 문자 보내고… 문학경기장 스포츠센터 사실상 폐쇄
센터, 지난달 회원권 할인 판매
운영자 잠적… 피해액 수억원대
SK측 “7개월치 임대료 못받아”
“처음엔 공사 중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갔는데, 공사가 너무 잦고 기간도 길어 이상하다 싶더니 이젠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 인천문학경기장 지하 스포츠센터에서 100만 원짜리 연간 회원권을 구입한 A씨(55). A씨는 24일 이곳을 찾았다가 굳게 닫힌 센터 문을 확인한 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지난 5일 센터 측으로부터 ‘내부 공사로 11일까지 운영을 하지 못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고 이어 지난 11일엔 ‘22일까지 공사기간을 연장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센터를 찾았지만, 공사는커녕 아예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에도 갑작스레 아무런 공지 없이 문을 닫았던 적이 있었는데, 올해 또 이러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면서 “공지도 없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전화도 받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잠적한 것 같다”고 분개했다.
인천문학경기장 지하에 있는 미래사랑문학월드컵스포츠센터(주)가 최근 폐쇄돼 수백 명에 달하는 회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SK 와이번스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 2004년부터 20년간 계약을 맺고 문학경기장 지하에서 피트니스센터와 찜질방 등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센터는 회원에게 ‘공사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아예 영업을 중단했다. 현재 센터엔 300여 명에 달하는 회원이 있으며, 이들은 한 달 또는 연간 회원권 등을 끊고 센터를 이용했었다.
특히 센터는 지난달 소셜커머스 등 인터넷을 통해 100만 원짜리 연간 회원권을 70만 원으로 할인해 판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연간 회원권을 끊은 회원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금액도 수억 원을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부 회원은 센터가 연간 회원권을 할인 판매해 사실상 도피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피해 회원을 모아 형사 고발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지난 7개월치 임대료(1억 3천여만 원)와 각종 시설비 등 1억 7천여만 원을 내지 않았으며, 아예 SK 측과도 연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임대료 등의 체납 기간이 길고 규모도 큰데 센터 측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정확한 회원 수는 물론 피해금액 등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일단 계약해지 절차와 법적 절차 등을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센터의 한 관계자는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뭐라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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