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파문’ 문학경기장 스포츠센터 수억 보증금도 못받고 영세업체들 쫓겨날 판 SK 와이번스와 임대계약 어기고 매점 등 8곳과 ‘전대차 계약’ 드러나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 내 스포츠센터가 회원 모집 후 폐쇄(본보 3월 25일 자 1면)한 것과 관련, 미래사랑문학월드컵스포츠센터(주)가 당초 SK 와이번스와의 계약을 어기고 영세업체에 재임대(용역)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SK 와이번스 등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당시 문학경기장을 위탁운영하던 인천시시설관리공단과 스포츠센터는 ‘전대차 계약을 하지 않으며, 이를 어길 경우에는 임대계약을 파기한다’는 조건을 달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이후 문학경기장 위탁운영자가 SK 와이번스로 바뀌면서 그대로 승계됐다.
그러나 스포츠센터는 이 같은 계약을 어기고 찜질방 내 여탕세신(때밀이), 찜질복 세탁, 매점, 호프 등을 별도로 재임대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스포츠센터는 이들 소규모 업체 8곳과 재임대 관련 계약을 맺으면서 7억 원이 넘는 영업보증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포츠센터는 이 같은 재임대를 감추려 모든 매출을 스포츠센터로 잡은 뒤 업체들과 매달 별도로 정산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들의 매출이 드러나서 안 되는 만큼, 모두 스포츠센터의 매출에 올려놓고 나중에 현금으로 되돌려 준 셈이다.
이 때문에 스포츠센터 폐쇄 여파가 이들 재임대 업체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SK 와이번스가 최근 스포츠센터의 임대료 체납을 근거로 법원에 ‘건물에서 나가라’는 의미의 부동산명도단행가처분신청을 냈는데, 이들 업체는 아예 재임대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임대보증금 등을 받지 못하고 쫒겨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센터가 폐쇄된 뒤 장사를 못해 날마다 적자만 쌓여가는 상황”이라며 “거기에다 SK가 명도소송을 내 자칫 스포츠센터에서 쫒겨날 경우 보증금까지 떼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포츠센터 대표는 “시설관리공단 계약부터 업체들이 재임대되어 있었고, 2004년 계약 때 그대로 승계됐으니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면서 “SK 와이번스 때문에 용역계약은 물론 영업방해 등 큰 손해를 입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SK 와이번스를 고소한 만큼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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