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적 논리만 앞세워 농로확장공사 등 예산 삭감 주민들 “의회 없는게 낫다”
시흥시의회가 정치적 논리로 미술관 진입로 개설, 농로확장공사 등 주민숙원사업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자 의회 무용론이 대두되는 등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제222회 임시회를 열어 제1회 추가경정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안, 세입ㆍ세출 사업예산안, 기금운용계획 변경계획안 등을 심의했다. 이 과정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매화지구 도로 및 수리시설 정비사업 예산과 대야동 소전미술관 진입도로 개설공사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개인소유의 대야동 소전미술관 진입로 개설을 위해 1억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특혜일 수 있다”며 “기존 도시계획 도로의 조기 착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예산삭감 이유를 밝혔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소전미술관은 세계적인 소장품이 많아 시민들의 문화적 혜택을 감안해 진입로를 개설해야 한다”며 함진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농로 확포장, 배수로 구조물 시설 설치를 위해 1억500만원의 국비를 확보한 매화지구 도로 및 수리시설 정비사업의 시 대응투자 예산 4천500만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맞섰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매화지구 도로 및 수리시설 정비사업의 예산안 통과를 조건으로 소전미술관의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예산안을 통과시켜 달라며 예산안 빅딜을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개인소유의 미술관에 시 예산을 들여 도로를 개설한 후, 미술관 측이 매각하거나 휴관할 경우 대책이 없고 자칫 특혜라는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들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매화동 농민들은 “좁은 농로로 인해 농기계가 서로 비켜갈 수도 없고 주민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정치논리 때문에 농로확장을 할 수 없다면 오히려 의회가 없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니냐”며 의회 무용론을 제기했다.
한 시의원은 “소전미술관 진입로 개설이나 매화동 농로 확포장 사업은 모두 인근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꼭 추진돼야 한다”라며 “의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다음 회기에서는 예산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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