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배드민턴장에 혈세까지 퍼준 안양시

수십년간 사유지 무단으로 점유

행정 사각지대 방치 불법 운영

市, 조명교체 수백만원 지원도

토지소유자, 원상복구 등 요구

수십년째 사유지를 무단 점유해 무허가로 운영중인 배드민턴장에 안양시가 예산까지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시와 배드민턴 동호인 등에 따르면 만안구 석수동 산 162-17 일대(1만2천800㎡)에는 4개면 규모의 W배드민턴장이 15~20년 전부터 설치돼 하루 평균 40~50여명의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이용 중이다.

그러나 W배드민턴장이 설치된 해당 부지는 사유지로, 설치 주체도 확인되지 않는 등 무허가로 운영되면서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특히 관리 주체조차 확실치 않으면서 W배드민턴장은 시 배드민턴클럽 연합회에도 등록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시로부터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로 방치돼 불법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가 지난해 9월 W배드민턴장의 무허가 시설물에 대해 원상복구 등 행정처분 대신 배드민턴장 내 설치된 조명교체비용 명목으로 9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시는 W배드민턴장 인근에 버젓이 시정홍보 안내 게시판까지 설치해 사유지 침해는 물론이고 무허가 시설물을 묵인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동호인 K씨(48)는 “해당 시설물이 사유지에 조성된 것을 10년이 넘도록 모르고 있었다”며 “배드민턴장 인근에 시정 안내판도 설치가 돼 있어 당연히 시 소유 부지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시설물은 정식 허가시설이 아니어서 언제, 누가 시설물을 설치했는지 알 수 없다”며 “예산 지원은 코트 내 설치된 조명이 전선노후화로 화재 위험이 있어 불가피하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토지 소유자는 현재 사유지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 처리와 더불어 무단점유 토지사용에 따른 부당이익금 반환 청구 및 원상복구 명령 등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안양=한상근ㆍ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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