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못뜨는 CCTV, 눈 감은 시흥시

청사 내·외부에 설치된 기기 수개월째 고장
민원인 영상 요구로 밝혀져… 市, 예산 타령만

시흥시 청사 내ㆍ외부에 설치된 CCTV가 수개월째 고장난 채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민원인의 녹화 동영상 공개 요구 과정에서 밝혀져 보안에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6일 시에 따르면 청사 내ㆍ외부에 설치된 CCTV는 모두 40여대로 기술상의 문제로 2개월 전부터 고장이 났지만 수리비가 없어 방치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민원인 A씨가 지난달 30일 민원실 현관 앞에 주차했다가 차량 옆이 심하게 긁힌 것을 보고 CCTV 확인을 시에 요구하면서 밝혀졌다.

A씨는 “청사내에서 차량이 긁혀 CCTV를 확인하고 싶은데 볼 수 있느냐”고 요구했지만 시는 “CCTV가 고장나 동영상을 볼 수 없다. 현재 수리할 예산이 없어 당장 고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A씨는 가해차량 확인을 포기한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가 예산 부족을 핑계로 보안의 필수 조건인 CCTV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시민 K씨(정왕동)는 “요즘 작은 구멍가게에도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시청 CCTV가 작동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시가 고장난 사실을 2개월 전에 확인하고도 예산타령만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이 마련되는 대로 수리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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