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거버넌스 모델 ‘시흥아카데미’] 수료생들 지역사회 리더로… 시민자치대학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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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4년여를 맞은 시흥아카데미의 수료생들이 수강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시흥시정의 핵심 키워드 ‘자치’와 ‘분권’의 중점사업인 시흥아카데미가 운영 4년여 만에 새로운 지역거버넌스 모델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시흥아카데미는 총 개설 강좌(36개) 인터넷 강의 조회 수 21만건 이상을 기록할 만큼 붐을 일으켰으며, 과정을 마친 수료생은 이후에도 학습동아리를 자체적으로 구성하고, 협동조합을 직접 설립•운영해 지역사회에서 활약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 시민주도 시흥아카데미, ‘지역거버넌스 모델’로 평가

시흥아카데미는 시민, 공무원, 전문가 등이 학습을 통해 정책의 기획단계부터 실행, 모니터링까지 함께 연구하는 신개념 지역거버넌스 모델이다.

 

아카데미의 가장 큰 특징은 시민이 주도한다는 것. 아카데미 강좌의 주제 선정부터 교육과정편성 등 시흥아카데미 운영의 전 과정은 시민이 주도한다.

 

시민이 스스로 지역현안을 발굴·학습·참여해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점이 기존 평생교육강좌와 다르며 시민을 지역사회의 리더로 양성하는 견인차 역할을 맡는다.

 

주제는 시정 이슈나 온·오프라인을 통한 공모, 저명인사 등의 추천을 통해 선정되며, 섭외된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각 교육·학습 과정의 학교장이 되어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수강생 모집은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하되, 지원동기 또는 면접을 실시해 교육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수강생을 선별, 수강에 대한 책임과 참여도를 높이며, 출석체크 등 수강 관련 전반적인 관리를 엄격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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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양봉학교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 수료생 1천명, 타 시·도의 벤치마킹, 방송매체에 잇따라 소개

2012년 10월 스웨덴학교(주제-복지국가 스웨덴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시작된 시흥아카데미는 현재까지 백년정원학교, 갯골습지학교, 배곧숲학교 등 36개 학교를 개설해 1천656명의 수강생 중 1천110명의 수료자를 배출하며, 시정의 시민참여를 위한 역량 있는 시민자원 양성에 기여했다.

 

시흥시는 자체면적 중 32.2%에 해당하는 산림자원을 가지고 있고 전체 64.4%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되어 있는 수도권의 에코 박물관 그 자체이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을 반영이라도 하듯 시민들의 호응이 가장 좋은 학교는 지난 3월에 개설한 ‘양봉학교’이다. 평소 양봉에 대해 관심은 많았지만 배울 기회가 없었던 퇴직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시청 옥상에 마련된 벌통을 활용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양봉학교의 교육과정은 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부터 꿀벌의 종류와 특성, 좋은 꿀 생산 방법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양봉산업 전반을 다뤘다. 더불어 최근엔 양봉 영상강의 콘텐츠에 힘입어 교육 교재 구입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허준약초학교’ 또한 인기이다. 주 1회 3시간씩 총 62시간으로 구성된 허준약초학교는 정원보다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수강 과열현상을 띄기도 했다. 교육과정은 약초에 대한 효능법 익히기, 약초 정원과 텃밭 및 베란다 꾸미기, 산야초 식별법 등으로 양봉학교와 마찬가지로 이론과 실습을 함께한다.

 

시흥아카데미는 지역 환경·문화에 맞춘 시흥아카데미만의 차별화된 교육 과정이 시민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으며 중앙방송 매체를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에도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 21만명 접속,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인기 만점’

오프라인 교육참여에 어려운 시민을 위해 모든 강의는 시흥아카데미 홈페이지(http://www.siheung.go.kr/academy)에 공개되는데 타 지역에서까지 접속하는 건수가 늘며, 작년 말 기준 총 21만명의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초 조회수 3만회 돌파 이후 얼마 안 되는 기간에 급증한 것으로 양봉학교와 허준약초학교, 시민조경학교, 백년정원학교와 같이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된 교육 내용이 인기도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장 높은 접속은 단연 양봉학교다. 시흥시민뿐만 아니라, 부산, 인천 등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관심을 보인 양봉학교는 강의 조회 수가 매회 2천회를 웃돌며 대한민국 양봉교육의 틀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시흥아카데미 홈페이지 내 조회 수를 기준으로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양봉학교(10만7천270건), 시민조경학교 기본과정(2만2천608건), 허준약초학교 1기(1만8천719건), 배곧숲학교 기본과정(1만5천313건), 배곧숲학교 심화과정(1만148건) 순이다.

 

더 나아가 시흥시에서는 시민의 온라인 강의 이용에 편의 제공과 접근성을 높이고자 ‘자치보감’을 운영 중이다. 

‘자치보감’이란 2~3시간 분량의 시흥아카데미 각 학교별 강의 영상자료를 토대로 주요 주제 및 핵심 내용을 2~10분 정도의 짧은 영상으로 요약해 제작한 ‘영상 백과사전’으로 지금까지 제작된 자치보감 콘텐츠는 800여개에 이른다. 자치보감 콘텐츠는 시흥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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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허준약초학교에 참여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 어제의 ‘수강생’, 오늘의 ‘시정파트너’로 지역사회에서 활약

시흥아카데미 수료생들은 자발적으로 시민연구모임과 동아리, 협동조합 등을 결성하여 시정파트너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백년정원학교 수료생들의 모임인 ‘백년정원 배움터’는 독일의 클라이가르텐 모델을 기반으로 백년정원을 조성하여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게릴라-가드닝을 통해 지역 곳곳에 작은 정원들을 조성했다. 이들의 활동은 개인의 성과로도 이어져 9명의 수료생이 국가공인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배곧숲학교모임’은 배곧신도시 생명공원, 시화MTV 수변공원(시화나래 시티즌가든)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조성과정 전반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백세건강학교 모임인 ‘행복한 동행’은 지역 경로당을 방문하여 치매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안심경로당을 운영하는 등 치매 인식개선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이 외에도 갯골습지학교모임, 생태부모학교 등 9개의 모임이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모임 중 일부는 협동조합의 형태로까지 성장했다. 현재 백년정원협동조합, 시흥시민정원사협동조합, 시흥산림경영협동조합이 설립됐으며, 2기 과정을 막 수료한 허준약초학교는 협동조합 설립을 진행 중이다.

 

■ 시흥아카데미 학교, 대학을 꿈꾸다

시흥아카데미는 올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지난 4년간의 운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민자치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학사운영시스템을 구축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명실상부한 ‘시민자치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시흥아카데미. 더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과 내용으로 지역현안에 대한 학습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치도시를 만들고, 시흥시 고유의 브랜드가치를 품은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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