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시화지구 군자천에 2013년 설치해 시흥시로 관리권을 이양한 벽천(壁泉)과 물놀이 시설이 이용객 없이 방치되면서 흉물화돼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5일 수공에 따르면 시화지구 개발 당시 조성한 옥구천, 군자천, 정왕천, 시흥천 등 4개 하천은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공단의 폐수 배출구와 우수관의 오접 등으로 폐수가 흘러들고 고이면서 악취 민원이 제기됐다.
그러자 수공은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하천화 방안을 추진했다. 수공은 시화지구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2013년 환경개선부담금 200억 원을 출연, 이들 하천에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과 자전거 도로 등 자연형 하천을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수공은 지난 2013년 군자천 상류에 2억3천만 원을 투입해 벽천을 비롯 이 벽천을 통해 흐르는 물을 이용해 어린이와 시민이 간단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워터캐넌, 원형 흘림판, 스프링 흘림판 등 물놀이 시설을 설치했다.
그러나 당시 주민들은 군자천 물놀이 시설이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혐오감을 줄 수 있는데다가 주택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부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물이 흐르는 하천을 위해서는 하루 3회 공업용수를 흘려보내면 되지만, 물놀이 시설을 이용토록 하려면 상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위생을 위해서는 막여과기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도 부정적 시각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수공은 이런 부정적 의견을 배제하고 물놀이 시설 설치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공업용수만 흘려보낼 경우 발생하는 연간 5천만 원보다 훨씬 많은 수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설물 관리권한이 시로 이관되면서 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공 측은 “당시에는 시화지속위와 시간 협의를 거쳐 시공됐다”며 “완공 후 시에 관리권이 넘어간 상태인 만큼 운영은 시가 알아서 할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벽천과 물놀이 시설은 관리권을 인수한 시화지구 모든 기반시설 중 일부 시설이다”며 “2013년 인수 당시에는 물놀이 시설을 가동했지만, 이용객이 거의 없어 현재는 하천에 용수만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이성남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