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가꿔온 시흥 ‘천연잔디 사업’ 고사 위기

시의회 “병원균 노출 등 우려”… 예산 30억 전액 삭감

시흥시가 약 4년여 동안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천연잔디사업이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4일 시흥시의회에 따르면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 2일 녹색레저산업과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천연잔디산업 예산 30억9천500만 원 중 1인 인건비 1천500만 원과 수도ㆍ전기요금 5천만 원을 제외한 사업비 30억3천만 원을 모두 삭감했다.

삭감내역을 보면 천연잔디조성 장비임차 및 소모품 구입 등 1천300만 원, 개방운동장 잔디산업 육성 시범포 조성 16억5천만 원, 천연잔디 조성 및 유지관리 기계ㆍ장비구입 등 5억 원, 천연잔디 유지관리 비용 4억5천만 원 등 7개 사업이다. 이로써 천연잔디를 새로 파종하거나 관리, 이양 등 천연잔디와 관련한 일체의 사업이 중단된다.

 

시는 그동안 맨땅에 그린(1만3천㎡), 희망구장(8천㎡)에 천연잔디를 깔고 축구동호회 등에 대관을 해 왔으며 현재는 시화MTV(9만㎡)에 씨를 파종해 관리해 오고 있다. 특히 시는 올해 시범으로 인조잔디 운동장이 조성된 초등학교 일부에 천연잔디를 깔기 위해 2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마저도 전액삭감되면서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시의회는 시가 그동안 ‘잔디환상’에 빠져있으며, 초등학교에 천연잔디운동장을 조성하면 각종 병원균에 노출될 우려가 높고, 잡풀관리 등 부정적 사례가 많다며 삭감이유를 밝혔다. 또 시가 잔디재배법을 농가에 보급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농가에 보급한 사례가 전무한 실정으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조원희 의원(새누리)은 “아직까지 외부 판매실적이나 재배농가도 없는 상황이며, 초등학교에 천연잔디 운동장을 조성할 경우 학생들의 위생문제 검토가 선행돼야 하고, 교육청과 함께 추진돼야 하는데도 시가 나서서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지영 의원(새누리)은 “시화MTV내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부지에 한시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천연잔디가 학교측과의 협약에서 일반에 판매할 수 없다고 명시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학교에 조성한다는 말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는 “시화 MTV에 조성한 천연잔디는 공공시설에 조성할 계획이며 학교에 천연잔디를 조성할 경우 기존 우레탄 운동장에 비해 조성비나 관리비가 저렴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가 천연잔디를 조성하기 위해 투입한 예산은 약 4년동안 2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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