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착공식도 없이… 첫삽 뜬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흥시 “더 늦출 수 없다” 이달 초 공사 시작
반대 농성 벌이던 서울대 점거위 “불통 행보” 반발

▲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흥캠퍼스 조성 공사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밝혀져 서울대 총학생회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21일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 행정관을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왼쪽) 시흥캠퍼스 신축 부지에서 중장비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시범ㆍ오승현기자
▲ 서울대학교 점거위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흥캠퍼스 조성 공사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밝혀져 서울대 점거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21일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 행정관을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왼쪽) 시흥캠퍼스 신축 부지에서 중장비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시범ㆍ오승현기자
서울대학교 점거위원회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흥캠퍼스 조성 공사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착공식조차 진행하지 않고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공사를 시작한 것에 대해 시흥시는 더이상 늦출 수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서울대 점거위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21일 오후 3시께 시흥시 정왕동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부지. 커다란 덤프트럭 10여 대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흙을 퍼내고 나르는 모습이 한눈에 봐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 부지 중 ‘공교육혁신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다.

 

이달 초 시작된 이 공사는 ‘연약지반개량공사’로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시흥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흥캠퍼스가 개교해야 하기 때문에 더이상 공사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8월 서울대학교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바로 착공했어야 하는데 서울대 학생들의 반발로 이미 1년가량 늦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서울대 학생들이 행정관을 점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학생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착공식 등 외부에 공사를 알리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한라건설 관계자는 “확실한 공사 도면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하다 보니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연약지반개량공사를 해야 해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지만 더이상 공사를 늦출 수 없었다”며 “공사는 당연히 시흥시 등과 협의를 마친 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시의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공사 강행에 대해 서울대 점거위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21일 시흥시 정왕동 배곧신도시 내 신축 부지에서 중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오승현기자
▲ 21일 시흥시 정왕동 배곧신도시 내 신축 부지에서 중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오승현기자

이번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태를 ‘대학적폐 1호’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대 점거위는 이날 역시 대학본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시흥캠퍼스 조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공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에 서울대 점거위는 ‘불통 행보’라며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흥시 관계자는 서울대 점거위도 이미 공사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대 점거위는 공사가 시작됐다는 것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대 점거위 관계자는 “어제도 대학본부와 회의를 진행했는데 공사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 매우 당혹스럽다”며 “만약 공사가 시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은 시흥시 정왕동 배곧신도시 내 66만 2천여㎡ 부지에 교육관련 시설 및 병원 관련 시설, 연구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으로 당초 2014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서울대학교 점거위 등이 반발, 오는 2018년부터 순차 개교해 2025년 완전 개교를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성남ㆍ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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