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오이도역 인근 ‘따복하우스’… 주민 반발 ‘원성하우스’

9천305㎡ 규모 자연녹지→2종 일반주거지 용도 변경 내년 착공
전철 소음 차단 완충녹지 ‘정왕 시민의 숲’ 훼손 민심 부글부글

시흥시가 따복하우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정왕동 오이도역 주변 완충녹지. 그러나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완충녹지 훼손에 대한 의견을 무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성남기자
시흥시가 따복하우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정왕동 오이도역 주변 완충녹지. 그러나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완충녹지 훼손에 대한 의견을 무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성남기자
시흥시가 정왕동 오이도역 주변 완충녹지에 따복하우스 290세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완충녹지 훼손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정왕동 1889 오이도역 일원 9천305㎡ 규모의 자연녹지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 내년 3월 착공 예정으로 지하 1층에 지상 15층 규모로 290세대를 건립할 계획이다. 

290세대 중에는 신혼부부 58세대, 사회 초년생 87세대, 대학생 87세대, 주거급여 수급자 29세대, 고령자 29세대 등이고 부대시설로는 주민공동시설인 경로당, 사회복지관, 사회적기업과 편의시설, 근린생활시설, 청년창의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시는 지난 2015년 따복하우스 대상지를 경기도에 통보, 지난해 11월 도시관리계획 용역에 착수, 지난 5월 주민 공람과 공고 등을 거쳐 지난달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지형도면 고시 등을 끝냈다.

 

이런 가운데, 따복하우스가 들어설 완충녹지는 애초 당고개와 오이도를 연결하는 지하철 4호선과 대림4차 아파트와는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으면서 전철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로, 현재는 ‘정왕 시민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와 쉼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완충녹지인 정왕 시민의 숲은 수십년 된 소나무와 활엽수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으며, 군데군데 운동기구와 벤치 등이 설치돼 인근 주민들의 유일한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센터를 통해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림4차아파트 자치회 관계자는 “시가 주민 몇 명을 모아 놓고 형식적인 설명회를 열었지만, 대다수 주민은 잘 모르는 실정”이라며 “현재 찬반 논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민 오모씨(74ㆍ여)는 “요즘 날씨가 더워 집에 있으면 답답해 매일 나무그늘에서 쉬다 저녁때서야 집에 들어간다” 며 “이 공원이 없어지면 쉴 곳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애초 주민들에게 사업의 당위성과 이해를 구하는 설명회를 연 바 있지만 일부 사업계획을 모르는 주민들을 위해 설명회를 다시 열 계획”이라며 “일부 시설을 개발, 인근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시흥, 따볼하우스 완충녹지1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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