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테니스협회 샤워실 한달째 ‘유명무실’

수천만원 들여 공사… 협회-시설관리공단 관리책임 떠넘겨 개장 지연

▲ 사본 -안양시가 2천500여만 원을 들여 설치한 안양테니스협회 내 샤워실(왼)이 관리 인력 부족으로 한달이 넘도록 개장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 안양시가 2천500여만 원을 들여 설치한 안양테니스협회 내 샤워실(왼)이 관리 인력 부족으로 한달이 넘도록 개장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안양시가 2천500만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안양시 테니스협회 사무실 내 샤워실이 관리인력 부족으로 한 달이 지나도록 유명무실화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24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2천492여만 원을 들여 안양 종합운동장에 입주한 안양시 테니스협회 사무실 내 기존 탕비실과 창고(28.58㎡)를 샤워실 및 탈의실 등으로 변경하는 샤워실 설치공사를 진행했다.

 

이번 공사는 그동안 종합운동장 내 위치한 공공테니스장을 이용 중인 테니스 동호인들이 수차례 샤워시설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받아들여 이번 여름부터 이들에게 쾌적한 운동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다. 종합운동장 내 테니스장은 하루 평균 200명의 테니스 동호인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수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해당 샤워실이 한 달가량 지난 현재까지도 사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수백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수시로 사용하는 샤워실을 제대로 관리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샤워장 설치 소식을 접한 테니스 동호인들이 운동을 마친 후 샤워장을 이용하려 하지만 아직 샤워장이 개장되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상황은 이런데도 안양시 테니스협회와 시설관리공단 등은 샤워실 관리는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고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양시 테니스협회 측은 여직원 1명이 상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시로 테니스 동호인들이 이용하는 샤워실 청소 및 관리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시설관리공단 측은 안양시 테니스협회가 샤워실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샤워실을 이용하는 시민들 역시 테니스 동호인들이므로 당연히 관리는 안양시 테니스협회 측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3년째 해당 테니스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A씨(47ㆍ여)는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문까지 닫아 놓은 게 말이 되느냐”며 “수천만 원의 예산을 퍼부으면서 사전에 이런 기본적인 대책도 세우지 않은 행정에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샤워시설 설치 요구 민원을 받아들여 공사를 진행했지만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안양시 테니스협회와 시설관리공단 측과 협의,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양=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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