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 ‘ZERO셔틀’ 시동] 운전자 없이 일반도시 씽씽… 꿈이 현실로

제목 없음-1 사본.jpg
‘운전자 없이 IT 기기로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여러 가지 센서로 실외 환경 변화를 극복하고 장애물을 피하면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스스로 경로를 파악해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 SF영화 속에서나 보아오던 이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화됐다. 경기도는 2월 중 도로안전성 검토를 거쳐 이후 일반인도 탑승이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시험운행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2월16일 판교제로시티에서 진행된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모터쇼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Pangyo Autonomous Motor Show. PAMS 2017)’에서 ‘ZERO셔틀’의 공개 제막식을 했다. 공개된 ‘제로셔틀’은 판교제로시티에서 판교역까지 같은 구간을 운전자 없이 스스로 반복 주행한다. 정형화된 주행이지만 일반 자동차들과 혼재된 일반 도로를 달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제로셔틀’은 ‘미래교통수단으로 도민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남경필 지사의 제안에 의해 개발이 진행됐다.

 

‘제로셔틀’이란 브랜드도 판교제로시티와 연계성이 높다. 판교제로시티의 ‘제로(ZERO)’는 규제, 사고ㆍ위험, 미아, 환경오염, 탄소배출이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산물인 만큼 ‘제로셔틀’은 판교제로시티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실체다.

제목 없음-5 사본.jpg
디자인 콘셉트도 ‘신생명-뉴 라이프를 위한 디자인’이다. 자율주행차로 인해 운전대에서 벗어나는 해방감, 사용자와 차량의 손쉬운 소통, 지속 가능한 차량운행시스템으로 청정ㆍ안전 이미지 등을 핵심 요소로 삼았다.

 

‘제로셔틀’의 자율주행에는 KT와 협업해 보안성이 강화된 전용 LTE와 WAVE(Wireless Access for Vehicle Environments)가 동시에 사용된다. V2X(Vehicle-to-everything) 네트워크를 통해 교통 정보를 통신으로 받고 모든 정보는 통합 관제에서 모니터링하고 솔루션을 제시한다.

 

경기도는 ‘제로셔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1년간 ‘1단계 자율주행 셔틀 시범운행’을 한다. 도심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적 안전성 및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단계 자율주행 셔틀 실증운영’은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교통시스템과의 V2X 통신을 통한 정보교환 및 사용자 기반의 교통편의 서비스 실증이 목표다.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제로셔틀’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3년간 연구결과를 종합해 개발했다. 미니버스 모양의 11인승 차로 판교제로시티 입구와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5.5㎞구간을 시속 25㎞로 왕복 운행하게 된다.

 

제로셔틀은 현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배터리(구동축전지 장치) 시험인증을 통과했으며 차량 내ㆍ외관, 조향ㆍ제동ㆍ안전성제어 장치 등 일반 자동차가 받는 안전기준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는 안전기준 인증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국토교통부에 제로셔틀에 대한 운행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임시번호판을 발급받게 된다.

 

제목 없음-2 사본.JPG
▲ 남경필 경기지사가 자율주행자동차 ‘제로셔틀’을 체험하고 있다.
도는 제로셔틀 외에 자율주행 시험운행에 필요한 교통신호체계와 운행매뉴얼을 마련 중이다. 교통신호체계는 경찰청과 협의를 마치고 지난해 11월17일 제로셔틀 운행구간 내 교차로에 신호제어기 12대를 교체했다.

 

운행매뉴얼도 착실하게 준비했다. 자율주행차에 일반인이 탑승할 경우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비해 보험개발원 및 (주)현대해상 등과 보험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종돈 도 산업정책과장은 “자율주행차 운행이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보니 필요한 각종 규정 마련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제로셔틀이 국내 자율주행에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제로셔틀’은 판교제로시티의 핵심인 ‘탄소제로’의 첫 시발점이자 새로운 첨단 4차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있다. 그래서 단지 자동차가 아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 넘어 산’이다.

 

우선은 90%에 달하는 부품의 국산화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는 자동차와 IT 기술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음에도 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기계 및 엔진 관련 기술을 비롯해 수많은 전자 부품 관련 기술, 그리고 각종 컴퓨터 기술과 인터넷 및 통신 기술 등이 외국산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고도의 정밀도를 가진 GPS, 레이더를 비롯해 각종 센서 및 주변 장비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 함에도 아직 국내 수준은 미비한 실정이다.

 

안전성 확보도 기술개발만큼이나 시급하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IT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로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차량의 제어 기술에 있는데 만에 하나 해킹이 발생한다면 커다란 사고가 일어나거나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목 없음-3 사본.JPG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는 클라우드 기반의 커넥티드 카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용자의 금융정보나 각종 개인 정보가 해커에 의해 탈취돼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도용한 금융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훨씬 높은 체계의 보안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개발하고 운용할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이 밖에도 사고 발생 시 명확한 책임규명을 위한 법률제정이나 보험 등과 같은 보상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가 주도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제로셔틀’은 상시운행을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장시간이 필요한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경기도가 ‘제로셔틀’ 개발에 나선 것은 첨단 연구, 생산, 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고용창출 효과가 큰 미래 먹을거리 산업이라는 점을 중시했던 만큼 판교제로시티를 중심으로 이 분야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일형기자

 

제목 없음-4 사본.jpg
[인터뷰] 김재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자율주행 연구실장

“자율주행차 본격 운영되면 새로운 판교제로시티 탄생”

“자율주행차가 운영되면 차와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판교제로시티가 탄생할 겁니다.” 무인자율주행차 제로셔틀 개발을 이끈 김재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자율주행 연구실장은 자율주행을 새로운 첨단산업과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의 기술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내는 파생 효과가 상당하다는 거다. 무엇보다 몇몇 대기업이 아닌, 중소 스타트업이 참여해 신산업을 만들어가는 생태계의 시발점이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 실증단지와 제로셔틀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Q 제로셔틀 핵심기술과 개발과정이 궁금하다.

A 제로셔틀은 운전석이 없는 11인승의 전기미니버스다. 지난 3년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연구해 온 자율주행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20여 개 중소업체가 참여해 공동제작 했다. 

특징은 레벨4 수준의 무인자율주행차로 별도의 통제 없이 일반 차랑들과 혼재돼 운행하도록 제작됐다는 점이다. 레벨4는 완전자율주행(레벨5) 직전단계의 단계다. 다양한 융복합 기술과 함께 자율주행 시스템과 안전성 시스템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Q 한국 자율주행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이 있다. 발전을 위해 뒷받침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A 국내에서는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 및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국가 주도로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규제개혁 및 지원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2018년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산업이 태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소 스타트업이 참여해 만들어 갈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려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 실증단지와 제로셔틀이 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한 부분이 아닌 새로운 산업으로 새롭게 정의해 통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교통과 인프라 그리고 도시가 자율주행차와 연계된 신산업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Q 자율주행차의 도입으로 변화될 모습과 기대효과는? 

A 자율주행차가 실제 운영된다는 것은 큰 변화를 예고한다. 관련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개발, 센서, 부품, 네트워크, 통신 시장 등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가 생기고 미래에 많은 스타트업의 기회도 제공될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 네이버의 성장은 결국 이용하는 많은 사람에 의해 빅데이터가 생성됐고, 고도의 플랫폼을 구축하게 했다. 

특히 제로셔틀로 시작하는 판교제로시티는 공공 오픈 플랫폼 구축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관련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고 실험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공공 오픈 플랫폼이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과 자율주행차가 한데 어우러져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미래도시의 판교제로시티가 탄생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자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