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주는 삶의 기쁨
-문삼석
아가가 두 팔로
기지개 켜네.
눈을 꼬옥 감고
기지개 켜네.
얼마나 컸을까?
고 사이에...
꼬옥 눈감은
고 사이에...
세상의 아기들은 먹고 자는 게 일이다. 그러면서 큰다. 몰래몰래 큰다. 성미 급한 이의 눈엔 보이지 않는 아기의 성장. 그러나 엄마와 아빠만은 아기가 자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꼬옥 감은 눈, 오물거리는 입, 살며시 켜는 기지개…이 얼마나 평화롭고 귀여운가. 어린이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정환 선생은 무릎 위에서 잠을 자는 어린이를 보고 이렇게 감탄하였다. ‘평화라는 평화 중에서 그 중 훌륭한 평화만을 골라 가진 것이 어린이의 잠자는 얼굴’이라고.
그는 여기서만 그치지 않고 잠자는 어린이를 하느님으로까지 표현하였다. 조금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 아기의 잠든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라! 욕심이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착하디착한 저 순진무구한 모습을 무엇으로 말해야 제대로 표현했다 하겠는가.
아기를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삶의 기쁨도 없다. 사는 일이 팍팍하고 힘들다 할지라도 그저 하루하루가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리라. 최근 들어 우리 사회의 고민 중 하나는 날이 갈수록 신생아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고 있는 것. 이 <기지개 켜네>를 새해 첫 작품으로 내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기와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가 이뤄졌음 참 좋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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