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흥시 무원칙 인사 ‘시끌’

시흥시 공직사회가 예측 불가능한 인사발령으로 시끄럽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연일 직원 간 대립과 반목만 키운 인사 대란을 지적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3년 후 명예퇴직을 조건으로 5급 승진, 1년 후 명예퇴직을 약속하고 5급 승진한 2명이 명퇴를 거부한 상황에서 후임 인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6급은 물론, 5급 사무관, 4급 서기관을 승진시킬 때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1년 후 명예퇴직한다는 명예퇴직원을 받아 관행적으로 인사가 이뤄져 왔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그동안의 관행과 전혀 다르다. 정년이 5년 남은 화공직 A 직원을 3년 후 퇴직한다는 명예퇴직원을 받고 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켰다. 그것도 6급 승진한 지 4년 만이다. 5급 승진연한을 갓 넘은 상황이다. 문제는 6급 승진한 지 9년이 넘는 같은 직렬의 직원은 최소한 12년이 지나야 5급 승진이 가능하다. 그것도 정상적으로 승진이 이뤄질 때 일이다.

 

문제는 또 있다. 1년 전 명예퇴직원을 내고 5급 승진한 2명이 명퇴를 거부하고 있다. 당시 이들든 승진하지 못하면 더는 승진 기회가 없을 것이란 위기감에 어쩔 수 없이 명예퇴직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명예퇴직원을 낸 한 과장(5급)은 “정년이 3년이나 남았는데 1년이란 옵션을 걸어 승진하라고 했다”며 “하는 수 없이 우선 승진하기 위해 명퇴원을 냈다”고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이 지나야 연금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그때 가서 명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발령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청을 낼 계획이다.

 

그럼에도, 김윤식 시장은 이를 무시하고 지난 3월 22일 후임 사무관의 인사발령을 강행해 시흥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청와대 청원이나 감사원에 정식 감사 요청이 필요하다’. ‘무원칙한 시흥시 인사에 분노한다’. ‘이게 인사냐’는 비난의 글이 연일 쇄도하고 있다.

 

3선인 김 시장은 오는 6월 말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공무원들은 그대로 남아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인사, 직원 간 대립과 반목이 아닌 건전한 공직문화의 조성이 아쉬운 시점이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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