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웃음을 찾아보세요

‘까르르’ 웃던 어린시절의 되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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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찾아보세요

 

     - 이연희

 

 

파도가 곱게 다져놓은

모래밭을

뽀득 뽀득 맨발로 가면

 

발바닥이 간질간질

까르르

 

웃음이

발바닥 안에 숨어 있었네.

 

신발 속에 갇혀 있던

내가 나왔다

 

수많은 모래알 속에

반짝!

빛나는 것들

 

모래밭은 맨발로 걸어야 제 맛이다. 그 간질거리는 맛을 뭣에 비기랴. 제아무리 웃음과 담을 쌓고 살던 사람도 맨발로 모래밭을 걷는다면 1초도 안 되어 낄낄거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동시는 사람들 마음 안에 숨어 있는 ‘웃음’을 노래하고 있다. ‘웃음이/발바닥 안에 숨어 있었네.//신발 속에 갇혀 있던/내가 나왔다’. 웃음이 발바닥 안에 숨어 있었고, 그건 곧 ‘나’ 자신이었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그렇다! 우린 모두 어린 시절부터 웃음을 입에 물고 지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이 웃음을 하나씩 하나씩 잃어갔다. 어른이 돼 가면서는 아예 웃음과 멀어졌다. 그러면서 남들과도 자연 거리가 생겼다. ‘수많은 모래알 속에/반짝!/빛나는 것들’. 웃음이 삶의 보석이라는 사실을 점차 까먹은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차제에 ‘잃어버린 웃음 찾아주기 운동’이라도 벌이면 어떨까 싶다. 시내 적당한 곳에 모래밭을 조성하여 누구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발바닥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다. 햇빛에 달궈진 모래를 통해 심신의 건강도 얻고 마음속에 숨어 있는 웃음을 되찾는다면 이 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일도 없으리라. 문학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삶의 한 지혜란 생각이 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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