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안양2동 행정복지센터 4층에 자리 잡은 경기실버포럼에는 누구나 다 아는 ‘컴퓨터 박사’가 있다. 박랑자 총무(76)가 그 주인공이다.
여든 살을 목전에 둔 박 총무의 컴퓨터 활용 능력은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박 총무는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 발맞춰 현대인이 숙지하고 다뤄야 할 필수적인 도구가 바로 컴퓨터”라며 “노인도 예외가 아닌 만큼 날마다 흥미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컴퓨터 활용을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무가 몸담고 있는 경기실버포럼은 지난 2005년 11월 안양실버포럼으로 창립됐으며 지난해 12월 경기실버포럼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베푸는 노인문화 실천’을 창립 취지로 설립된 안양실버포럼은 신노인문화운동을 펼치며 장학사업, 예술공원 지킴이 활동, 노/노 지킴이 활동, 대중교통모니터링, 노인 일자리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50여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박 총무가 경기실버포럼과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 년 전 노/노 지킴이(노인들이 노인들을 지키는 활동) 활동을 하던 회원을 통해 독거노인으로 가입했다. 이후 안양실버포럼으로부터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는 수혜자였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전공 분야였던 컴퓨터 활용 능력을 인정받으며 경기실버포럼으로부터 사무직 제안을 받게 된다. 지금은 당당히 경기실버포럼에서 사무직 총무를 맡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 5회 근무(월~금) 중인 박 총무의 주된 업무는 엑셀과 문서 활용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주차 및 회원 관리에 대한 문서 처리 업무와 은행 업무 등이다. 여기에 경기실버포럼 카페 운영지기까지 도맡으며 컴퓨터 활용 능력치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박 총무는 “60세부터 틈틈이 배웠던 컴퓨터 활용 능력이 저의 인생을 바꿔놨다”며 “조직의 한 축을 맡으며 자부심도 늘고 업무 처리 요령도 붙어 하루하루 발전하는 느낌”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가장 뿌듯한 순간은 노인들은 물론 젊은이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라며 “경기실버포럼 덕에 누리는 제2의 인생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배움에는 늦음이 없다고 강조하는 박 총무. 그는 무기력에 빠져 있는 노인과 은퇴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나이가 많아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정신적인 능력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드는 것을 자책하는 이 순간에 다양한 분야의 도전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하는 박 총무에게서 당당함이 넘친다.
안양=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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