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편사거리, ㄷ자형 횡단보도 탓에 수년째 보행자 통행불편…무단횡단 사고에도 무방비

안양지역 한 사거리 횡단보도가 세 방향으로만 건널 수 있는 이른바 ‘ㄷ’자형 횡단보도로 설치돼 보행자들이 수년째 통행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횡단보도가 없는 방향에서 맞은편으로 건너는 시민들 상당수가 세 개의 횡단보도를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피하기 위해 무단횡단을 일삼으면서 안전사고에도 무방비로 노출, 보행자가 아닌 ‘차량 중심’의 설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안양동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동안구 관양동에 위치한 동편사거리는 안양비산동과 과천-판교방면을 오가는 차량과 동편마을-관양동 방면 진행 차량이 교차하는 구간이다.

해당 교차로는 왕복 12차로의 관악대로를 중심으로 양편에 주택밀집지역과 상업지역이 나뉘어 조성돼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동편사거리에 설치된 횡단보도가 사방으로 보행이 가능한 ‘ㅁ’자형이 아닌 세 방향으로만 건널 수 있는 ‘ㄷ’자형으로 설치돼 시민들이 수년째 통행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횡단보도가 없는 방향에서 맞은편으로 건너기 위해서는 세 개의 횡단보도를 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회하는 불편을 피하려는 상당수 시민들이 하나뿐인 왕복 12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상대적으로 짧은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횡단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안전사고에도 무방비로 노출됐다.

실제 해당 사거리에서는 왕복 12차로에 설치된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시민들이 이를 건너기 위해 짧은 횡단보도의 신호를 무시한 채 무단으로 건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이 직진 차량에 부딪힐뻔하는 위험한 상황이 수차례 연출됐다.

시민 A씨는 “일반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를 탄 학생들까지 12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무단횡단을 하면서 아찔한 상황을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최근 보행자를 위한 x자형 횡단보도 설치도 늘고 있는데 교통체증을 이유로 네 방향 통행조차 불가하게 만든 것은 보행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해당 횡단보도는 안전과 소통을 고려해 설치한 것으로 횡단보도를 추가할 시 차량통행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며 “인근 상인 및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관련된 검토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한상근ㆍ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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