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빛

어린이는 미래 희망이자 세상의 빛

 빛

       - 박정식

침침한 거실에

걸어놓은

내 사진 보고

“오메, 환한 거!”

기뻐하시는 모습에서

알 수 있지.

할머니께

빛이라는 걸.

아이들은 집안의 꽃이다. 언제 봐도 환한 꽃이다. 그 꽃 덕분에 집안엔 웃음이 피어나고 사람 사는 즐거움이 넘친다. 시인은 이 꽃을 ‘빛’으로 보았다. 거실에 걸린 손주의 사진이 온 집안을 환하게 한다고 했다. 어디 거실뿐이겠는가. 아이들이 있는 곳은 어느 곳이든 다 환하다. 거리며, 공원이며, 버스 안이며…아이들은 세상의 빛이다. 생전의 천상병 시인은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다. 오죽했으면 시집 제목을 <요놈 요놈 요 이쁜 놈>이라고 했을까. ‘어린이들은/보면 볼수록 좋다/잘 커서 큰일해다오.’ 라고 노래했다. 헌데 언제부턴가 이 빛들이 자꾸 가물가물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아이를 안 낳으니 빛도 안 생긴다. 내 어릴 적엔 동네마다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앞집에서도, 옆집에서도, 뒷집에서도. 그 반짝이는 빛들로 가득 찼던 아침을 나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맑고 투명했던 저 생명의 소리들. 가난한 살림살이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저 어린 것들 덕분이었다. ‘오메, 환한 거!’ 시인은 요 한 마디로 아이의 존재 가치를 말했다.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이 어디 있을 것인가.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다. 세상의 빛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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