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건물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의 상업지구 내 건물 사이 틈에서 잇딴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업지구 협소공간’에 버려진 쓰레기가 버려진 담배꽁초와 맞물리며 화재 요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건물이 들어선 상업지구 특성상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수원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최근 상업지구 건물 틈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경기지역의 상가건물 사이 통로ㆍ실외기 설치 장소ㆍ분리수거장 등 상업지구 협소공간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연평균 23건 수준이다.
실제 발생한 화재 사례를 보면 지난 8일 오후 1시10분께 수원시 구운동의 한 상가단지 내 건물 틈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목격자 A씨가 관할 소방서에 신고를 한 뒤, 신속히 건물 내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자체 진화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 당국은 화재 장소 주변의 종이 및 스티로폼 등에 담배불이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군포시 산본동의 한 복합상가에서 불이 나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중ㆍ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 역시 건물 인근 협소공간에 쌓여 있는 쓰레기에 담뱃불이 옮겨 붙으면서 발생했다.
이날 도내 주요 상업지구 중 하나인 인계동 수원시청역 인근을 둘러본 결과 앞선 사례와 같은 화재 위험 요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인계동 상가에서는 1m 남짓한 틈만 남겨 둔 채 수십채의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으며, 건물 사이에는 스티로폼과 라이터 등 인화성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특히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는 담배꽁초 수십개가 발견돼 이들 공간이 흡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장을 둘러보던 중 해당 공간에서 흡연하는 사람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상업지구 협소공간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화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건물 사이 틈은 흡연 공간으로 자주 애용되기도 하는데 흡연자들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도소방재난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상가건물 사이에서 발생하는 화재 원인의 77.1%는 ‘담배꽁초’다.
또 상업용지 특성상 건물 간격이 좁기 마련인데 이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옆 건물로 쉽게 옮겨붙어 대형화재로 번질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광수 수원남부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대부분의 건물 사이 화재는 부주의로 일어나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작은 노력과 관심만으로도 화재 발생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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