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라도 날까 봐 도우미 없이 혼자 밖에 나가기 두려워요”
30일 오전 9시께 찾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백설마을 사거리. 인근 횡단보도 옆 음향신호기는 장애인들에게 있으나 마나 한 장식품으로 전락된 채 방치되고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점자블록이 음향신호기 버튼 앞에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 앞 삼거리의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점자블록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횡단보도를 향해 설치돼 있어야 할 점자블록은 위험천만하게도 차도 한가운데로 시각장애인들을 유도, 대형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경기도내 육교가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없이 방치(본보 28일자 4면)된 가운데 장애인들의 보행권 확보에 기본이 되는 점자블록 등에 대한 개선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국민권익위원회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민원시스템을 통해 최근 3년간 점자블록 관련 민원을 집계한 결과, 2천847건(연평균 949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8년 769건, 2019년 1천37건, 2020년 1천41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 가운데 경기도(18.0%)는 대전(41.2%)에 이어 두 번째로 점자블록 관련 민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에게 점자블록은 생명줄과 마찬가지”라며 “시각장애인들의 안전과 보행권 보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 안에 전수조사 등을 통해 잘못 설치된 점자블록에 대한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교통약자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교통약자 불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 관계자도 “관련 법과 저촉되게 설치된 교통약자 편의시설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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