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네거티브 공방에 경인 의원들도 ‘파열음’
수원 김영진·박광온 각 캠프 최측근… 갈등 가장 첨예
‘원팀’ 깨지면 본선 악영향, 與 선관위 “싸움 그만” 경고
여권 대권주자 간 ‘네거티브 공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경기·인천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빚어질 전망이다. 각 후보 캠프에 몸을 담은 경인 지역 의원들이 상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열을 올리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감정의 골이 깊어진 의원들이 경선 이후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남아 힘을 합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27일 경기일보가 민주당 경선 후보별 캠프 조직도를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경인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2명 중 12명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캠프인 열린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총괄본부장은 조정식 의원(시흥을)이며, 이 지사 최측근인 김병욱(성남 분당을)·김영진 의원(수원병) 등도 각각 총괄부본부장과 상황실장을 맡아 이 지사를 돕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대선 캠프인 필연캠프에는 경인 지역 의원 10명이 포함돼 있다. 이낙연계 핵심인 설훈 의원(부천을)이 선거대책위원장이며 박정(파주을), 박광온 의원(수원정)도 요직에 올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미래경제캠프에는 김교흥(인천 서갑), 이원욱 의원(화성을) 등 5명이 포함돼 정 전 총리 대권 행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경선은 이 지사가 ‘1강’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이 전 대표의 추격세가 매서워지면서 자리를 지키려는 이 지사와 추격하는 이 전 대표 간 신경전에 불이 붙었다.
이에 발맞춰 각 캠프에 소속된 의원들 역시 ‘공무원 SNS 비방’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론’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상대방에게 흠집을 내는 네거티브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의원들 간 갈등이 가장 첨예한 지역은 수원이다. 각각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과 박광온 의원은 그 누구보다 앞장서 상대측을 비판하고 있다.
이날 역시 김영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네거티브로는 1등을 할 수 없다”며 신경전을 이어갔고, 이 전 대표 측도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또다시 걸고넘어졌다.
이처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비방전이 최고조에 이르자 민주당 선관위는 공방을 멈추라고 경고한 상태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의원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면 자칫 본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지붕 두 가족’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선 결과가 나왔음에도 양측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민주당이 강조하는 ‘원팀’ 정신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흥행을 위해서 후보 간 신경전이 일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나, 현재는 너무 거세진 부분이 있다”며 “각 후보 캠프에서도 이를 인정한 만큼 불필요한 네거티브 공방을 줄일 수 있도록 원팀 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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