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창문을 닫을 수도 없고…몇시간 동안 귀청을 때리는 ‘맴맴맴’ 소리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네요”
열대야와 함께 찾아온 ‘여름 불청객’ 매미 울음소리가 경기도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0시께 수원시 영통구 벽적골태영아파트 인근 덕영대로 1555번길.
도로 양옆에서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가 차량 창문을 뚫고 라디오 방송을 방해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웨잉웨잉’ 거리며 우는 매미 소리에 한쪽 귀를 막고서야 겨우 전화통화가 가능할 정도의 소음 공해 수준이었다.
소음 측정결과, 도로변 자동차 평균(60㎞/h) 주행소음인 67.9dB(데시벨)보다 2.1dB 높은 70dB 수치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의 수면 기준(40dB)보다는 무려 30dB 높은 수치다.
도로와 60여m 떨어진 데다 야간이라 차량 통행이 적은 데도 주민들은 대낮 도로변에서 생활하며 밤잠을 설치는 셈이다.
같은 시각 안양시 동안구 한가람아파트도 ‘매미의 습격’을 받긴 마찬가지였다. 밤만 되면 단지 내 나무 곳곳마다 10여 마리가 붙어 동시에 울어대는 탓에 차량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후곡마을 11단지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 특성 상 매미 울음소리가 설상가상 복도에 메아리쳐 소음이 가중, 주민들의 평온한 수면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시흥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인 정왕동 주민들은 매미울음 소리로 잠을 이룰 수 없다는 민원성 글을 일부 맘카페 등 SNS에 게재하고 있다.
주민 김정태씨(47ㆍ가명)는 “매미 울음소리가 마치 누군가 확성기를 대고 소리치는 것처럼 시끄럽다”며 “매미가 밤과 새벽 가릴 것 없이 우는 데다 열대야에 창문도 닫을 수 없어 불면증에 걸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매미가 병해충이 아니기에 방제 작업을 할 수 없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만큼 주민 스스로 수면 부족 극복을 위해 규칙적인 생활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면 부족은 혈압 증가 등 대사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2주 이상 계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루 못 잤다고 늦게 일어나면 생활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취침 전 카페인 섭취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수면 부족 극복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벽시간대까지 계속되는 매미 울음소리는 최근 35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열대야 현상 영향이 가장 크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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