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안전수칙 무시 건설현장…패트롤카 ‘불시 점검’

강금식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과 산업안전 감독관들이 11일 오후 화성시 기안동의 근린생활시설 공사장을 찾아 현장점검 및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강금식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과 산업안전 감독관들이 11일 오후 화성시 기안동의 근린생활시설 공사장을 찾아 현장점검 및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뙤약볕이 내리쬐는 11일 오후 1시께 화성시 기안동의 한 건설현장. 폭염의 기세가 한 풀 꺾인 듯한 이날에도 낮 최고기온은 30도, 체감온도는 34도를 웃돌았고 더위를 참지 못한 근로자 10명은 모두 마스크를 벗어던진 상태였다.

연면적 2천㎡ 부지에선 지상 4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건축이 한창이었지만, 안전모를 착용한 근로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위험한 장비까지 마구 널브러진 현장의 모습은 ‘안전 베테랑은 현장 정리부터’라고 적힌 현수막을 무색하게 했다.

오후 2시가 되자 경광등을 번쩍이며 ‘패트롤카’가 나타났다. 강금식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을 필두로 한 산업안전감독관들이 불시 점검에 나선 것이다. 특별사법경찰단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차량에서 내린 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현장 감독을 시작했다.

대형 자재의 이동이나 큰 움직임이 없는 비교적 작은 현장이었지만, 산재 사고의 70~80%가 중ㆍ소규모 현장에 집중되는 만큼 점검반은 구석구석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살폈다. 가장 먼저 걸려든 건 ‘기본 중의 기본’ 안전모의 부재였고 현장에는 곧바로 전면 작업 중단이 선포됐다.

또 추락사고를 막기 위한 난간의 안전장치가 고작 두 줄로 묶인 로프가 전부라는 점에 대해 시정 권고가 내려졌고, 2~3m 깊이의 개구부에 덮개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권병택 경기지청 패트롤팀장은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추락사고”라며 “위험한 장비들이 많은 건설현장에선 높이가 1m에 불과해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르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전국 지방관서에 패트롤카 49대를 도입했다. 패트롤카는 도로교통법에 따른 산업안전 긴급자동차로, 특사경인 근로감독관의 산재예방 업무 등에 활용된다.

경기지청은 패트롤카 5대를 운용하며 올 상반기 건설현장 178곳을 점검, 161곳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또 지난 7월부턴 출동 횟수를 주 3회에서 매일로 늘렸고, 7월 한 달간 166곳에 출동해 119곳의 문제를 시정 조치했다.

강금식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은 “건설현장에선 기본만 지켜도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많다”며 “패트롤카 출동으로 안전을 경시하는 산업현장을 엄중하게 관리ㆍ감독하고 산재 예방활동의 현장 대응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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