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배짱영업’을 이어가던 유흥주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 27일 오후 10시30분께 경기일보 취재진과 경찰이 도착한 곳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번화가. 수원남부경찰서 풍속팀을 필두로 한 경력 15명은 일사불란하게 도주로를 차단하고, 지하 1층을 급습했다. 이곳은 거리두기 4단계에도 ‘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야간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온 가라오케 형태의 룸살롱이었다.
문이 열리자 룸 13곳 중 5곳에서 술에 취한 남녀가 뒤섞인 채 발견됐다. 뿌연 담배 연기 너머 테이블 위엔 양주, 맥주, 과일 안주 등이 마구 널브러진 상태였고, 도우미로 추정되는 여성들은 모두 ‘흰색 와이셔츠’를 걸친 차림으로 남성들의 곁에 앉아 있었다. 지하 2층 보일러실에서도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던 남성 2명이 덜미를 잡혔다.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파트너’로 보이는 남녀들은 각각 여성이 걸치고 있던 셔츠로 얼굴을 가린 채 휴대전화 메모로 진술을 짜맞췄다. 한 40대 남성은 ‘이 여자는 1999년생 ○○○, 우연히 만난 직장동료’라며 잡아뗐고, 또 다른 50대 남성은 현장을 촬영하는 취재진을 밀치며 거칠게 반발하다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해당 업소에선 남성 손님 11명, 여성 도우미 11명, 카운터 직원 2명 등 총 24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다. 또 경찰은 이미 집합금지명령을 2차례나 어긴 이 업소에서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영업이익 14억1천만원에 대해서도 불법수익금 조사를 위해 세무 당국에 통보할 방침이다.
이날 비슷한 시각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일대 번화가에서도 ‘불금’을 즐기던 유흥주점이 덜미를 잡혔다. 신분을 확인한 뒤 비상문으로만 예약손님을 받던 업소였다. 호객꾼은 문제의 업소 인근을 배회하던 단속팀을 꼬드겼고, 손님을 가장한 채 내부로 진입한 경력은 술판을 벌이던 손님과 도우미 등 15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주관으로 벌인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는 11곳, 인원은 68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경기남부청은 지난 7월에도 수원ㆍ성남ㆍ화성 등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업소 35곳, 199명을 일제 단속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배짱영업을 하는 유흥업소들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형사처벌은 물론 영업 증빙자료를 확보해 몰수ㆍ추징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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