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꽉 막힌 도로 위 장시간 운전, 허리 건강 위협한다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김태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김태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명절 기간은 총 5일로 꽤 길지만, 오랜 시간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에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 난 후 허리와 목 등이 뻐근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전신에 가해지는 피로도가 커진다. 근육 긴장은 물론 혈액순환과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허리나 어깨, 목 등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척추 균형이 무너지면서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에 전달되는 하중은 서 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에 30%가량 더 높다고 한다.

허리의 경우 같은 자세로 앉아있으면 척추뼈 사이에서 압력이나 충격을 분산하고 흡수시키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추간판이 약해지면 허리뿐만 아니라 목과 어깨까지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따라서 장시간 운전 시 의자 등받이에 최대한 몸을 밀착하고 허리와 목을 곧게 편 자세에서 등받이의 각도는 100~110도 정도로 유지해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 연휴 장시간 운전으로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다. 만약 6주 이상 허리 통증이 지속한다면 단순 급성 요통이 아닌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디스크는 단순히 그 부위만 아픈 것이 아니라 디스크가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면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타고 엉덩이나 허벅지, 종아리, 발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역시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와 다리ㆍ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몸에서 통증 신호를 보낸다면 주저 없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 질환 초기에는 수술이 아닌 약물치료, 주사치료, 시술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수술이 불가피하다면 내시경을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탈출 된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신경을 압박하는 협착 부위를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척추내시경수술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을 치료하는 수술로 수술 절개부위를 최소화해 뼈나 근육의 손상도 낮춘다. 출혈이 적고 뼈, 신경, 근육, 관절 등에도 손상을 주지 않아 상대적으로 통증 및 합병증이 적으며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해도 장시간 운전은 척추에 무리가 될 수밖에 없다. 허리 건강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운전하기보다는 틈틈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러 휴식과 함께 스트레칭으로 굳어 있는 몸을 풀어줘야 한다. 또한 운전을 할 수 있는 탑승자가 있다면, 운전자를 바꿔가며 교대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명절증후군 없는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맞으시길 바란다.

김태현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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