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불안하고 우울한 20대, 알코올에 의지하려 하면 안돼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

코로나19 등 여러 사회적 요소로 기분 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를 앓는 20대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우울, 불안, 강박 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와 알코올 사용 장애를 포함한 물질 사용 장애를 동시에 가진 경우 ‘이중 진단’으로 분류되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술로 해결하는 것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우울 평균 점수가 5.8점으로 전체 평균인 5.0보다 훨씬 높았고 우울 위험군 비율도 전체 평균이 18.1%인데 반해 20대의 결과는 24.3%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대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 수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대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나 기분장애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코로나 19로 인한 취업난과 비대면 수업이나 재택근무 등으로 인한 삶과 사회생활의 불균형 등 사회적ㆍ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아직 사회적 입지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20대가 제일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울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 수가 동일한 연령대에서 모두 급증하고 있다면 두 질환의 상호 작용에 대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은 쾌락 감각이나 수면기능 등에 영향을 주는 도파민과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제어하는 GABA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수치를 증가시켜 술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끼곤 한다. 그러나 알코올이 주는 효과는 일시적일 뿐 결과적으로는 도파민과 GABA의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수치 변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알코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우울함이나 불안으로 인해 겪는 감정 등을 악화시킨다.

대다수 기분장애 환자들이 우울함이나 불안에서 오는 슬픔과 무기력함, 외로움, 자살 충동, 수면 장애에서 도망치려고 술을 마시곤 하는데 그럴 때 오히려 술 탓에 겪게 되는 사람 간의 갈등이나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우울증을 앓게 되기도 한다. 긴장이나 불안함을 감소시키고자 술을 마신 후에는 술에 영향을 받은 결정이 다시 높은 불안의 상황에 부닥치게 하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기도로 응급실을 내원한 1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9.2%가 자살 시도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고 충동적으로 시도한 경우가 90.2%에 달했다.

불안한 현실이나 우울함으로부터 술을 통해 도망치려 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의 음주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술이 탈출구나 안식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최강 다사랑중앙병원 정신의학과 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